명산, 사찰 탐방

충남 서산 상왕산 개심사 겹벚꽃.

풀꽃사랑s 2019. 5. 5. 23:02


개심사 왕겹벚꽃.

개심사 청벚꽃.

해마다 봄이면 비가 풍족하게 내리지 않은 날이 많아 항상 메마른 대지는 봄 가뭄으로 인하여 심하게 몸살을 앓곤 했다. 
그렇지만 올해 봄 날씨는 유난스럽게도 변화무쌍하다.
예년과는 달리 이른 봄부터 대지를 촉촉하게 적셔주는 봄비가 많이도 내렸다. 
여기에다 좀처럼 볼 수 없었던 이상 저온 현상이 연속해서 이어지며 자연의 생태계마저 혼란스럽게 했다.
봄 날씨답지 않은 서늘한 날이 수일 동안 이어지고 때 아닌 3월 하순에 많은 적설 양을 기록하며 내린 춘설(春雪)은
 봄꽃의 개화시기를 일주일이상 늦추었다.
한반도에서 벚꽃이 제일 늦은 곳은 충남 서산 상왕산 산자락 안쪽에 아담하게 들어 앉아 있는 개심사이다. 
2009년 5월초에 보았던 환상적인 겹벚꽃을 다시 볼 수 있을까! 아이러니하게도 주어진 기회는 자주 오지 않는다. 
변덕스러운 날씨로 인하여 꽃이 만개 하였는지 궁금증만 더해 갈 무렵 신록의 계절 푸른 5월 
두 번째 주말에 개심사로 탐방 일자가 잡혔다.
이미 첫 번째 주말에 경기도 이천 원적산 영원사에서 대전을 비롯한
중부 이북지방의 봄 풍경을 만끽하며 즐기고 왔다. 
그리고 난 후 일주일이란 결코 짧지 않은 날짜와 시간이 지났다.
그렇게 주마등처럼 시간은 흘러갔고 설레는 마음은 벌써 충남 서산에 있는 내포 들녘이 
넉넉한 어머니 품처럼 아늑하게 감싸고 있는 가야산 가사봉 상왕산 개심사로 달려간다. 
대구에는 벚꽃과 개나리가 진지 오래고 연두색 나뭇잎이 초록색으로 곱게 물들고 있는데 반해 
이곳은 지금 한창 개나리가 만발하고 붉은 꽃송이가 탐스러운 연산홍이 화려한 꽃물결을 이루고 있다.
 따가운 오월의 태양은 서해바다를 품고 있는 광활한 내포들녘에 부서져 내린다. 
풍족하게 내린 봄비는 들녘의 저수지를 가득가득 채우며 옥빛의 푸른 물을 담아 놓았다. 
저수지들은 하나같이 커다란 호수를 연상케 할 정도로 면적이 넓고 크다. 살랑살랑 불어오는 봄바람에 
푸른 물은 춤을 추고 
저수지를 감싸며 병풍처럼 에워싸고 있는 야트막한 야산의 산비탈에 짙게 드리워진 
녹음은 한 폭의 아름다운 수채화가 따로 없다. 
모내기 준비로 분주한 들녘의 논두렁 사이로 굽이치며 돌아나가는 농수로에는 옥같이 맑은 청수가 철철 넘친다. 
달리는 버스가 들녘을 벗어나 마을로 들어서니 집집마다 정원수로 심어 놓은 겹벚꽃이 
소담스러운 꽃망울을 활짝 열며 흐드러졌다. 
대구를 출발하기 전부터 나의 애간장을 녹이던 겹벚꽃이 방긋 웃고 있는 풍경을 눈앞에서 보니 
오늘 탐방을 나서는 개심사의 환상적인 풍경이 벌써 눈앞에 그려진다.
가야산 석문봉과 일락산 그리고 상왕산 개심사 탐방은 충남 예산군 덕산 면소재지에 있는 
상가리 마을에 있는 대형 주차장에서  북동쪽으로 올라서며 시작한다. 
마을 중앙을 가로지르며 이어지는 골목길을 따라 북쪽으로 방향을 잡으며 올라서면 길은 두 갈래로 나뉘어 진다. 
갈림길 중앙에서 북쪽으로 바로 올라서면 가야산 정상인 가사봉과 석문봉으로 오르는 길이다. 
반대편인 동쪽으로 이어지는 길은 옥양봉으로 오르는 길이다. 자그마한 
사과 밭 과수원 옆에 있는 농로 길을 따라 올라서니
커다란 느티나무 한 그루가 서있는 동편에 높이가 나지막한 언덕이 들어 앉아 있다.
나무 아래 빈 공터에는 ‘남연군묘’ 안내 간판이 세워져 있다. 
이곳에서 언덕길로 올라서면 기념물 제80호인 남연군묘이다. 남연군은 조선 고종의 생부인 흥선 대원군의 부친이다. 
남연군 묘 앞에 서서 뒤편을 휘둘러보면 서쪽에 원효봉과 가야산 가사봉을 잇는 
산줄기가 동쪽으로 힘차게 줄기를 뻗어 내리며 
석문봉과 옥양봉을 솟구쳐 놓았다.
이 지형을 자세하게 관찰해보면 풍수에서 말하는 좌청룡 우백호가 묘를 반원으로 감싸 안는 형국이다. 
누구나 한눈에 보아도 천하의 명당 자리이지만 원래 이곳에는 가야사라는 절이 있었다.
절의 중심이자 금탑이 있던 자리가 이대천자지(二代天子地)즉 2대에 걸쳐 왕이 
나오는 명당자리라는 풍수설에 현혹된 대원군은 
경기도 연천에 있는 남연군의 묘를 이장해 가묘로 두었다가 호시탐탐 이곳을 마음에 두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불이 나며 절은 전소 되어 버렸고 승려들은 떠났다.
그 후 대원군은 고려시대 나웅화상이 건립한 금탑을 허물고 부친의 묘를 이곳에 이장했다.
뒷날 도굴의 일을 염려하여 철수만 근을 붓고 강회로 비비고 봉분을 했다.
이후 조선의 조정이 외국과 개화시기를 저울질 하며 혼란스러울 때인 1869년에 
독일인 오페르트 도굴사건이 일어나며 한바탕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
원래 지관이 대원군에게 추천한 명당은 두 곳이었다고 전한다. 
2대에 걸쳐 황제가 나오는 곳 가야산 동쪽과 만대에 걸쳐 영화를 누릴 곳 광천 오서산이다.
대원군은 이대천자지(二代天子地)인 명당 터를 선택했다. 실제로 이곳에 묘를 쓴 
이후 대원군의 아들인 고종과 손자 순종이 황제에 등극 했다. 
대원군의 후손은 영화를 누렸지만 이로 인해 조선왕조는 멸망했고 후에 묘소는 황폐화 되었다. 
그러나 왕실의 묘라 하여 후세사람들이 잘 보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다.
우리네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라 한다. 그때 대원군이 후자를 선택하였다면 어떠했을까!
이 또한 역사의 아이러니가 아닌가!
아무튼 천하의 명당이라 하니 최근에도 풍수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호기심이 
가득한 눈으로 한번씩은 둘러보고 돌아간다.
남연군의 묘를 둘러보고 서쪽으로 내려서면 시멘트로 포장된 길모퉁이의 널찍한 공터에
정자처럼 세워 놓은 작은 누각을 볼 수가 있다. 
건물 밖 외벽은 투명한 유리로 되어 있어서 안쪽이 훤하게 들여다 보인다. 
안쪽을 유심히 살펴보면 상여가 놓여 있다.
남연군이 원래 묻혀있던 자리는 경기도 연천이다. 연천에서 가야산 자락까지 거리는 오백 리 길이다.
왕족인 종실의 무덤을 옮기는 일이었으므로 상여는 한 지방을 지날 때마다 지방민들이 동원되어 옮겨졌다.
맨 마지막에 운구를 한 남은들 사람들에게 상여가 기증되었다고 한다. 
여기에 원형 그대로 잘 보존되어 있는 상여가 바로 그것이다.
상여를 뒤로 하고 시멘트로 포장된 수레길 양쪽 빈 공터의 풀밭에는 
노란색 꽃송이가 탐스러운 민들레와 애기똥풀 
그리고 광대수염과 큰개불알풀이 아장아장 봄 마중을 나왔다.
산자락 곳곳에는 병꽃나무가 무리 지어 군락을 이루고 나뭇가지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꽃망울이 터지며 
이제 막 활짝 피어나는 꽃송이가 앙증맞다. 잡목이 우거진 수풀 사이로 
새하얀 꽃송이가 탐스러운 수달레가 길손을 반긴다. 
형형색색의 야생화들이 지천에 늘려 있는 수레길 은 저수지 아래쪽에서 끝이 나며 임도 길이 다시 이어진다. 
연두색으로 곱게 물든 산하의 빛깔이 유난히도 곱다. 역시 신록의 계절 푸른 오월답게 
산등성이에는 싱그러움이 넘친다. 
높은 성벽을 연상케 하는 저수지의 제방에서 올려보고 내려다보는 주변의 풍경은 과히 일품이다. 
물결조차 일렁이지 않는 잔잔하기 그지없는 비취색의 푸른 물위에 드리워진
원효봉과 가사봉의 잔영이 펼치는 절경은 
한 폭의 아름다운 멋진 그림이다.
가야산 정상인 가사봉을 오르려면 저수지를 한 바퀴 돌아 산기슭으로 올라서야 한다. 
가야산을 찾는 많은 사람들은 송신 중계 탑이 들어서 있는 가사봉 정상보다 동쪽에 
태극기가 휘날리는 석문봉을 더 선호한다. 
오늘탐방도 석문봉을 중심으로 하여 이루어진다. 저수지에서 북쪽으로 직진하여 
석문봉으로 올라서는 능선 길을 이으며 
부지런히 발품을 팔면서 올라선다.
깊게 페인 협곡 중앙으로 면적이 넓지 않은 굽이치는 개울이 나란히 오솔길과 함께 이어진다.
호젓한 오솔길을 약10분 정도 올라서면 널찍한 간이 쉼터가 있는 삼거리 갈림길이다.
갈림길에서 북서쪽으로 올라서면 가사봉 정상 아래쪽인 안부이고 북동쪽은 
석문봉과 옥양봉으로 올라서는 지름길이다. 
양쪽 어느 곳으로 올라서도 산뜻한 산행을 즐길 수가 있다.
가야산 탐방을 좀더 폭넓게 하고 싶어서 북서쪽으로 발걸음을 분주히 옮긴다. 크고 
작은 바위들이 줄줄이 늘려 있는 능선 오름은 그리 녹녹하지 않다. 
햇볕이 따뜻하게 내리쬐는 양지바른 곳에는 싱그러운 잎이 인상적인 족도리풀이 낙엽 사이로 살짝 얼굴을 내민다.
대부분의 꽃들은 줄기나 가지에 꽃망울이 맺지만 특이하게도 족도리풀은 꽃망울이 뿌리와 접하고
있는 땅속에서 올라와 꽃이 핀다.
나무 아래쪽에서 이제까지 보지 못했던 미나리 냉이를 본다. 탐스럽게 핀 꽃송이가 인상적이다.
수북하게 낙엽이 쌓여있는 언덕 오름을 가쁜 숨을 몰아쉬며 약40분 정도 부지런히 발걸음을 옮기면 
가사봉으로 올라서는 삼거리 안부이다. 
작년 이맘때 보았던 복숭아나무는 여전히 외로운 등대처럼 오늘도 변함없이 그 자리를 지키며 서있다. 
궂은 봄 날씨 때문일까? 소박한 아름다움을 연출하던 복사꽃은 생기마저 잃어버렸다. 
산비탈에는 시골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고추 꽃을 닮은 개별꽃이 길손을 반긴다. 
안부에서 잠시 숨고르기를 하고 
동쪽으로 능선 길을 이으며 돌출된 바위로 이루어진 미니 전망대에 올라서 주위를 휘둘러본다.
바로 지척에 말안장처럼 잘록하면서 넒은 평원을 이룬 가사봉 정상에 하늘을 찌를 듯
삐쭉삐쭉 높게 솟구친 방송통신용 중계 탑이 서 있다. 
저 멀리 태극기가 솔솔 불어오는 봄바람에 펄럭이는 석문봉으로 이어지는 암등을 머리에
인 산줄기는 장대하고 웅장하기 그지없다.
아기자기한 바위능선에 올라서니 공룡의 잔등에서 천하를 호령할 듯 하고 산의 높낮이조차 잊게 된다. 
석문봉으로 이어지는 바위 능선은 오르내림이 심하다. 앞을 탁하니 가로막는 커다란 
가분수 바위가 분주하게 옮겨 놓던 발걸음마저 멈추게 한다. 
층층 계단처럼 움푹하게 골진 자리에 가지런히 놓여 있는 자그마한 돌들이 앙증맞다. 
오고 가며 마주하는 산 꾼들의 얼굴에는 함박 웃음꽃이 피어난다. 
이따금씩 높게 치솟은 수직의 바위 절벽을 넘어설 때에는 짜릿짜릿한 스릴도 맛볼 수가 있다. 
벌써 가야산 가사봉은 저만치 눈앞에서 멀어진다.
이른 봄부터 5월 초순까지 우리나라의 온 산천을 연분홍 붉은 빛으로 곱게 물들게 
하는 꽃은 누가 뭐라 하여도 진달래이다. 
보통 바위틈이나 소나무 숲 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꽃인데 가야산 산줄기에서는 진달래가 생소하다. 
처음으로 생기가 넘치는 싱그러운 진달래를 만났다. 진달래보다는 새하얀 꽃송이가
탐스러운 산 벚꽃이 이색적인 풍경을 자아낸다. 
산등성이 곳곳에 듬성듬성 꽃망울을 활짝 열며 피어나는 꽃송이는 
마치 하늘에서 뽀얀 구름송이가 사뿐히 내려앉은 듯 
산자락을 곱게 물들이고 있다.
어느새 석문붕 끝자락인가 했더니 커다란 바위 석문 건너편에 장승처럼 우뚝 솟아 있다.
안부로 조심스럽게 내려선 다음 우측으로 우회하여 석문봉 정상에 올라선다.
정상에는 충남 예산 산악회에서 정상석을 해미 산악회에서 백두대간 기념으로 세운 돌탑이 아담하게 자리하고 있다. 
먼 거리에서도 한눈에 훤하게 보였던 태극기가 불어오는 봄바람에 펄럭이며 가야산의 힘찬 기상을 보여준다. 
정상인 가사봉과 이웃에 있는 원효봉 그리고 바로 지척에 있는 옥양봉으로 이루어진 가야산 봉우리 중에 
석문봉이 바위가 가장 많은 곳에 속한다.
특히 이곳에서 서쪽에 있는 가사봉 정상을 잇는 능선은 험준한 바위들이
 돌출된 깎아지를 듯한 가파른 단애를 이루고 있다.
저 멀리 서쪽에 있는 가사봉 정상에서 이웃에 있는 서남쪽에는 
원효대사가 수도를 했다는 원효봉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원효봉 중턱에는 원효대라는 전망대가 있고 절터가 남아 있는데 이곳에 살았던 원효대사는 
그의 저서 원효 결에서 다음과 같은 글을 기록으로 남겼다.
『오서산과 성주산 사이는 산 모습과 줄기가 가장 뛰어나 나라의 내장부와 같아 내포라 한다.』
원효의 저서에 인용된 내포란 ‘내륙의 포구’ 쉽게 말해서 서해로 연결된 물길로 배가 드나드는 고장이다.
쉽게 말해 충남지방을 북동쪽에서 남서쪽으로 양분하는 금북정맥 마루금 서쪽지방이 여기에 속한다. 
좀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아산만과 천수만 사이의 아산, 예산, 당진, 서산, 
홍성, 보령과 청양 일부가 내포마을에 속한다.
우리나라 명산에 터를 잡고 들어앉은 사찰치고 의상대사의 
이름이 거명되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로 고승의 명성은 자자하다. 
바로 의상에 버금가는 당대 최고의 명승(名僧)은 단연 원효대사이다.
7세기 무렵 의상과 원효는 외국의 발전된 문물과 불교문화를 공부하려고 당나라로 유학길에 오른다. 
그때 당시만 하여도 당나라로 가는 최고 빠른 지름길은 육로보다는 서해바다 포구에서 이용하는 뱃길이다. 
서해바다에 있는 많은 포구 중에서 당나라와 제일 가까운 곳은 바로 내포였다. 
내포에 도착한 두 스님은 인적이 뜸한 동굴에서 밤을 보내게 된다. 
밤이 이슥하여 갈증이 난 원효와 의상스님은 동굴에서 바가지에 담긴 감로수를 맛있게 마셨다. 
그러나 자고 일어나보니 그물은 달콤한 감로수가 아닌 사람의 해골바가지에 담겨있던 물이 아닌가!
심하게 구토를 하던 원효는 깨달음을 얻게 된다. ‘일체유심조’ (一切唯心造) 
모든 것이 마음에 달렸다는 화엄경 구절임을 대오각성하고는 
당나라 유학 결심을 접는다. 그리고 그 길로 신라로 돌아와 민중불교의 초석을 일으키는데 헌신한다. 
지척에 바라보이는 원효봉을 바라보며 전설처럼 전해지는 옛 이야기를 다시 음미 해본다.
내포 일대는 산은 적고 들녘은 드넓다. 조선시대 때는 남북으로 오갈 때 거치는 길목이 멀어서 임진, 병자호란 등 
양대 전란 때도 그 파괴의 엄청난 불꽃을 비켜 지나간 천혜의 고장이다.
전국의 사찰을 두루 돌아보면 임진병화에 불타지 않은 절은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그 수가 헤아릴 수없이 많다. 
그러나 이곳 상왕산 자락에 있는 개심사는 임진왜란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안전하게 남아 
그 단아한 절 집을 오늘날까지 후손들에게 보여주고 있다.
현재도 가야산을 중심으로 하는 문화영역을 내포문화권이라고 부르고 있다.
석문봉 정상은 사면이 탁 트여서 광활한 내포들녘에 우뚝 솟아 있는 전망대라 하여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휘둘러보는 풍경은 환상적이다.
무슨 말이 더 필요 하겠는가! 동서로 장쾌하게 파노라마 치며 달아나는 금북정맥 마루금속에 이산의 진면목이 숨겨져 있다. 
가사봉 정상에서 남서쪽으로 지 능선이 갈라지며 원효봉을 솟구쳐 놓았고 남북으로 
고만고만한 높이를 이루는 봉우리들이 서로 자웅을 겨룬다. 
남쪽으로 눈길을 주니 짙은 먹구름이 드리워진 하늘 아래쪽으로 얼굴을 드러내는 광활한 내포평야는 
풍요로움을 만끽하게 해준다. 
북쪽으로 눈을 돌리니 짙은 운무 속에서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는 서해바다가 아련하다.
저 멀리 수평선너머로 하늘이 내려준 천혜의 비경을 품은 태안반도가 숨어 있다.
이곳의 봄은 늦다. 연두색의 여린 새순과 파릇파릇하게 돋아나는 나뭇잎이 
어우러지는 산천에는 새 생명이 움트고 있다. 
정상을 중심으로 산등성이에는 연두색의 여린 새순이 장관을 펼치고 아래쪽 
산 기슭에는 초록색의 신록이 드리워진
파릇한 융단이 옥빛의 물결처럼 출렁인다.
끝이 보이지 않는 지평선 너머 광활한 내포 들녘에는 크고 작은 호수가 많다.
이렇게 많은 호수에 물길을 열어주는 산이 바로 가야산이다.
내포들녘에 없어서는 안 될 젖줄이자 생명수인 가야산 물줄기는 봄 가뭄이 심한 갈수기에도 
모든 저수지에 맑고 푸른 물을 철철 넘치게 공급해주는 소중한 자원의 역할을 하고 있다.
여인의 허리선처럼 늘씬하게 동서로 길게 파노라마 치며 꿈틀대는 
산 능선은 충남 계룡산 자연성릉 분위기를 맛보게 한다.
석문봉에서 산줄기는 크게 두 갈래로 분기한다. 동쪽은 옥양봉으로 향하는 산줄기이고,
북동쪽으로는 일락산과 상왕산을
장쾌하게 이어주는 금북정맥 마루 금이 멀리 서해바다로 흘러가는 강물줄기처럼 부드럽게 흐른다.
석문봉 삼거리 갈림길에서 북쪽으로 나지막한 언덕길을 내려서면 널찍한 쉼터가 자리하고 있다.
아쉽게도 공터 주면은 몇 년 전에 산불이 일어나면서 울창하던 숲이 많이 훼손되어 있다.
이곳에서 휴식을 겸해서 점심을 먹는다. 바로 눈앞에 옥양봉의 고운 자태가 선명하게 모습을 드러낸다. 
휴식을 마치고 오솔길을 내려설 무렵 고요한 산속에 중장비 소리가 요란하다. 
운치 있는 오솔길을 그대로 두었으면 좋으련만! 
무슨 연유인지 중장비를 동원해서 임도 길을 만들고 있다.
자연은 항상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싶어 하는데 사람들은 그것을 앞장서서 훼손하고 있다. 
잡목이 우거진 숲 속에는 애기나리, 족도리풀등 많은 식물들이 자라고 있다. 
무참하게 파헤쳐지고 훼손되는 숲을 바라보니 
가슴이 답답하고 안타깝다.
요란한 중장비소리를 뒤로 하고 송림 숲길을 5분 정도 내려서니 작년 이맘때 보았던
복숭아나무가 살짝 눈인사를 건넨다. 
선홍색의 붉은 꽃송이가 탐스러운 복사꽃은 온데간데없다. 
유년시절 고향의 향수를 아련하게 떠올리게 해주던 복사꽃이었는데. 
이 또한 변덕스러운 봄 날씨의 영향이 크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오솔길을 빼곡하게 메우며 줄지어 서 있는 송림 숲을 지나 내려서면 발길은 
어느새 능선을 가로 지러 길게 이어지는 임도 길을 앞에 두고 
들어앉은 또 다른 쉼터에 닿는다.
난간과 골격이 모두 시멘트로 이루어진 간이 쉼터다. 연분홍 진달래가 
가야산 자락에 흐드러질 무렵 금북정맥 마루 금을 이으며 
이곳을 지나며 가족들과 함께 봄나들이를 나온 꼬마를 만난 곳이다. 초롱초롱한 눈으로 얼굴이 낯선 길손과 
눈길을 마주치며 방긋 미소 짓던 그 꼬마의 순수한 눈빛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오늘은 그 꼬마를 되신 하여 임도 길을 이으며 산악자전거를 즐기는 동호인들을 만났다. 
산속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언제나 반갑다. 서로 인사를 주고 받으며 잠시 도란도란 정다운 이야기꽃을 피운다.
임도 길에서 동쪽으로 내려서면 용현 자연 휴양림과 백제의 미소로 유명하게 알려진 삼존 마애불이 있다. 
서쪽은 일락사 절과 주차장으로 내려서는 길이다. 다음번에 기회가 주어진다면 두 곳 모두를 탐방하고 싶다.
여기서부터 북쪽으로 일락산과 상왕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은 울창한 송림숲길이다.
호젓한 송림 숲길은 삼림욕을 즐기기에는 그만이다. 
검정색 갈래 소나무들이 빼곡하게 줄지어 서 있는 송림 숲길을 이으며 올라서면 
첫 번째로 만나는 아담한 바위 전망대이다.
전망대에서 뒤돌아 휘둘러 보는 풍경 또한 어느 곳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아름답다.
내포 들녘의 평지에 우뚝 솟은 가야산 가사봉은 해발678m, 석문봉은 653m이다. 
그러나 여기서 보는 석문봉과 가사봉을 잇는 산줄기는 1000m미터 급의 산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그 높이를 실감나게 한다.
석문봉에서 동쪽으로 갈라져 나오며 우람한 옥양봉을 솟구쳐 놓은 산줄기는 
사나운 호랑이가 눈앞을 응시하며 서 있는 듯하다. 
산비탈에는 새하얀 꽃망울을 터뜨린 산 벚꽃이 이색적인 풍경을 자아낸다. 양쪽으로 깊게 페인
협곡 사이의 산중턱에는 
연두색 새순이 일품인 신록과 빼곡한 송림 숲이 어우러지며 서로 대조를 이루는 풍경은
호랑이의 얼룩무늬를 연상케 한다.
저 멀리 바라보이는 가사봉 너머로 수덕사를 품고 있는 덕숭산이 까마득하고 
장쾌하게 물 흐르듯이 유연하게 이어지는 
금북정맥 마루금은 아련한 옛 추억을 떠 올려준다.
아름다운 봄 풍경에 도취(陶醉)된 채 일산락 정상을 앞에 두고 전위봉인 두 번째 전망대에 올라선다.
손을 뻗으면 닿을 듯한 지척에 새하얀 화강암이 널찍한 멍석을 펼쳐놓은 듯한 바위 절벽 위에 
연두색의 신록과 푸른 송림이 한 폭의 아름다운 그림을 연출한다.
산자락 아래쪽에는 역시 초록색 신록에 둘러싸인 일락사가 별천지나 다름없는 소박한 아름다움을 발산한다. 
언제 보아도 정겨움이 넘쳐나는 풍경을 뒤로 하고 송림 숲길을 이으며 발걸음을 재촉한다. 
발끝의 감촉을 부드럽게 해주는 수북하게 떨어진 솔잎 사이로 꽃을 피운 
각시붓꽃의 예쁘장한 꽃송이가 길손을 반긴다. 
나무들과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호젓한 오솔길을 지나다 보니 금세 일락산 정상에 닿는다.
일락산 정상에는 그 흔한 정상석 하나 없다. 다만 이곳을 즐겨 찾는 산 꾼들이 쌓아 놓은 
나지막한 돌탑이 정상석을 대신하고 있다. 
길을 가던 나그네가 고단한 몸과 다리를 잠시 쉬어 갈 수 있게 사각 정자가 아담하게 들어 앉아 있다. 
함께 금북 정맥 산행 길에 나선 동료들과 휴식을 취하면서 기념사진을 찍은 옛 추억이 서려있는 곳이다. 
그때나 지금이나 주변의 풍경은 하나도 변한 것이 없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다만 변한 것이 있다면 세월의 흐름에 따라 나이 들어 늙어가는 사람뿐이다.
이곳에서 장시간 쉬고 싶지만 갈 길이 멀다. 쉼터에서 멀지 않은 거리에 오늘 마지막 전망대가 있다. 
전망대에 올라 북쪽으로 눈길을 주면 야트막한 뒷동산을 연상케 하는 금북정맥 마루 금이
상왕산을 향해서 달려가며 힘차게 요동친다. 
발아래에는 내포들녘과 서로 자웅을 겨루어도 손색이 없는 서해 벌판이 지평선을 넘어 끝 간데없이 펼쳐진다. 
그 너머로 서해바다가 가뭇하다.
평평한 구릉처럼 들어앉은 산비탈의 파릇한 초원에는 곱게 몸단장을 끝마치고
아리따운 봄 처녀가 사뿐히 내려앉았나 보다! 
푸른 송림과 연두색의 여린 신록이 어우러지는 풍광이 나그네의 마음을 울렁이게 한다. 마지막 전망대에서 내려서며 
키가 나지막한 소나무 숲 아래쪽에서 큰구슬붕이를 만났다.
경기도 이천 원적산에서 처음 보았던 큰구슬붕이를 뜻하지 곳에서 만나니 색다른 감흥이 느껴진다. 
오늘 나에게 또 다른 행운이 있지 않을까 내심 기대가 크다.
산속에 을씨년스럽게 서있는 고압철탑을 지나 내려서면 오솔길처럼 이어지던 능선 길은 끝이 난다.
눈앞에 널찍한 송림 숲 터널로 자리바꿈을 한 평온하고 호젓한 산책길이 나그네를 맞는다.
부러운 흙 위를 가득 메우며 떨어진 솔잎위로 발걸음을 사뿐사뿐 옮겨놓으니 부드러운 감촉이 온몸으로 퍼진다. 
산새들이 지저귀는 울음소리 조차 들리지 않는 숲 속에는 고요한 적막만이 흐른다.
그야말로 꿈길 같은 길을 걸으니 시간의 개념조차 느끼지 못하는 별천지에 있는 기분이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송림 숲에서 향긋한 솔 내음을 만끽 하면서 모처럼 나만의 사색과 낭만을 즐긴다. 
마음 같아서는 금북정맥의 아련한 옛 추억을 쫓아서 상왕산 정상까지 내달리고 
싶지만 그러기에는 시간이 허락하지 않는다. 
삼거리 갈림길에서 남쪽으로 이어지는 오솔길로 아쉬운 발걸음을 재촉한다.
사람들의 발길이 뜸한 울창한 원시림의 숲길을 이으며 약15분 이상 내려서면 
아름드리 노송이 무리 지어 군락을 이루는
산 중턱에 개심사의 산신각이 아담하게 들어 앉아 있다.
작년 이맘때 보았던 하얀 꽃송이가 탐스러운 수달래의 모습은 그 어디에도 찾아 볼 수가 없다. 
올 봄의 이상 저온 현상이 수달래 꽃에도 영양을 끼쳤나 보다. 듬성듬성 몇 송이 되지 않는
수달래의 꽃송이가 겨우 명맥을 유지하고 있을 뿐이다.
산신각에서 잰 걸음으로 몇 발자국만 더 옮기면 세심동(洗心洞)개심사(開心寺) 
즉‘마음을 씻는 골짜기에 있는 마음을 여는 절’ 이란 깊은 뜻이 담겨 있는 개심사에 닿는다. 
개심사는 신라 진덕여왕5년(651년) 또는 백제 의자왕 14년(654년)에 
혜감국사가 개원사(開元寺)라는 이름으로 창건 했다고 전해진다. 
무려 1000년이 넘은 사찰인 셈이다. 
고려 충정왕2년(1350년)에 중건 하면서 이름을 개심사(開心寺)로 고쳤다고 전한다.
절의규모는 충남공주에 있는 마곡사에 못 미친다. 그러나 주위에 울창한 아름드리 수목에 돋아난 연두색의 신록이
병풍처럼 둥근 원형을 이루며 사찰을 에워싼 풍경은 마곡사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수려하고 아름답다.
전주 모악산 자락에 아담하게 자리 잡은 금산사는 일반 벚꽃이 주종을 이루며 
하얀 꽃송이가 이른 봄이면 장관을 연출한다. 
그곳과는 너무나 대조적으로 상왕산 개심사는 주변이 모두 울긋불긋한 왕 벚꽃이 꽃 대궐을 이루고 있다. 
금산사나 개심사 모두 사찰 경내에는 벚꽃길이 따로 없을 정도로 잘 보존된
원시림에다 빼어난 경관까지 갖춘 매혹적인 곳이다. 
특히 개심사의 명부전 앞에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푸른빛이 도는 청 벚꽃나무가 서식하고 있다. 
탐스럽게 핀 꽃송이는 어린아이 주먹만 하며 어느 벚꽃에서도 찾아 볼 수 없는 독특한 아름다움을 품고 있다. 
연분홍 꽃송이가 흐드러진 나무를 올려다보면 마치 하늘에서 오색 구름송이가 살며시 내려와 
머물고 있는 듯한 풍경은 아름다움의 극치를 이룬다. 
뜰 앞에 순백색의 겹 벚꽃과 연분홍 그리고 연두색의 신록이 어우러지는 진풍경은 아름다움의 백미이다. 
유난히도 잦은 봄비로 인해 진달래와 철쭉을 비롯한 많은 종류의 야생화들은
예년에 비해 활짝 핀 꽃송이의 선명도가 많이 떨어진다. 
그러나 유독 벚꽃 종류와 신록은 더 싱그럽고 화려하다.
사찰에서 밤낮으로 수도를 하는 스님들은 봄에 피는 벚꽃을 ‘피안앵(彼岸櫻)’이란 애칭을 붙여서 부르고 있다. 
피안은 불교에서 말하는 사바세계 속에 있다는 정토 이고 앵은 산앵(山櫻)의 준말로 벚꽃나무를 말한다. 
다시 말해서 벚꽃은 불교에서 말하는 극락을 상징하는 의미를 품고 있지 않나 생각해본다. 
이외에도 자목련, 명자꽃, 모란, 
죽단화(겹황매화), 꽃무릇, 불두화, 수선화, 상사화, 붉은 동백 등이 사찰에서 즐겨 심는 화초와 정원수이다.
대웅전 뜰 아래쪽에는 경지(鏡池: 마음을 비추는 거울)라 불리는 자그마한 연못이 있다. 
이 연못은 전국에 있는 규모가 제법 큰 사찰에서 흔하게 볼 수 있다. 
그럼 이곳에 연못을 만들어 놓은 연유는 무엇일까? 
개심사를 품고 있는 상왕산의 형상이 풍수의 관점으로 보면 코끼리 형국이다. 
따라서 코끼리의 갈증을 풀어주기 위해 파놓은 연못이라 전해지고 있다. 
연못이 조성된 앞쪽의 텃밭에는 싱그러운 잎이 넘실거리는 감자 밭이 나그네의 마음에 깊은 인상을 심어준다.
서해 쪽을 향해 열린 공간을 바라보며 심겅당, 무령수전, 명부전, 대웅보전, 범종각, 안양루, 해탈문등 
무려 1300년의 고격을 간직한 전각들이 아담하게 들어 앉아 있다.
일반 사찰과는 달리 건물의 배치가 일직선이 아니고 대웅전을 비롯한 부속건물이 
서로 둘러싸듯 옹기종기 독특하게 배치되어 있다. 
대웅전 앞마당에는 천연의 세월을 함께해온 5층 석탑이 아담하게 자리하고 있다. 
전각을 찬찬히 살펴보면 사용된 목재들이 호기심을 자극한다. 
모든 전각에는 화려한 단청은 없지만 휘어진 목재를 그대로 기둥과 대들보로 쓴 것이 당연이 돋보인다.
이것은 크고 잘난 것만 추구하는 현세에 보여주는 의미가 아주 깊다. 반듯반듯하고 
직선으로 곧게 뻗은 목재는 찾아 볼 수가 없다. 
자연 속에서 울퉁불퉁하게 하게 생긴 것을 그대로 가져와 껍질만 벗겨서 기둥을 세우고 서까래를 놓았다.
 이러한 전각에서는 대범함과 소박함을 함께 전해주는 독특한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개심사는 마음을 여는 절이라 했다. 그렇지만 굳이 애써가며 마음을 씻고 열고 할 것은 없다.
자연 속에 스스로 동화되어 몸을 맡기면 될 것이 아닌가! 아무리 문명에 길들여진 몸이라 할지라도 
대 자연 앞에서는 누구나 본래의 원시성을 회복한다고 하지 않는가! 
이것이 바로 자연의 섭리이자 이치이다.
아름다운 숲 속에 둘러싸인 비밀의 정원을 연상케 하는 개심사를 뒤로 하고 일주문으로 발걸음을 재촉하며 내려선다. 
일주문으로 내려서는 길은 약800m미터 거리에 폭이 널찍한 호젓한 송림 숲길이다. 
아름드리 송림 숲길 아래로 휘어진 돌계단이 나란히 이어지면 놓여 있다.
적당한 높이로 층층이 놓여 있는 돌계단을 한걸음한걸음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며 내려서니 오히려 마음은 편안하다. 
늘씬한 허리를 굽혀 예를 갖추는 듯이 축축 늘어진 소나무의 나뭇가지가 정겹다.
충남 예산군, 서산시, 당진군에 걸쳐 있는 가야산(해발678m)은 합천의 가야산과 동명이산(同名異山)이다. 
1973년 수덕산, 원효봉, 석문봉과 함께 덕산 도립공원으로 지정댔다. 
가야산은 서해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막아 주며 광활한 내포평야를 굽어 살핀다. 
역사 현장의 체험 장이자 풍수지리의 보고이며 깨달음의 산이다. 
충남을 남북으로 가로 지르는 금북정맥의 핵심으로 동으로는 예당평야, 
서쪽으로는 서해안(서산시)과 하늘이 내려준 천혜의 비경을 갖춘 태안반도를 거느린다. 
내포 평야에 우뚝 솟아 남북으로 마치 물길이 굽이치듯 내달린다. 
산 높이는 400-600미터 급으로 높지 않으나 산자락만큼은 어머니 품처럼 넉넉하다.
충남을 남북으로 가로지르며 금강과 나란히 수계를 이루는 금북정맥은 백두대간 
에서 분기한 9정맥중 산세가 가장 순하다. 
우화한 여성미를 갖추고 있으며 곰솔 과 재래종 소나무가 어우러지는 송림 숲이 아름다운 곳 중 한곳이다. 
물이 풍부하여 아산만의 삽교천을 중심으로 한 벌포만과 널찍한 내포 들녘이 들어 앉았다. 
또한 태안반도를 비롯한 내포 문화권에는 수려한 풍광을 조목조목 관찰 할 수 있는 곳이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상왕산 자락에 있는 개심사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충남 서산 일대에서만 봄이면 
왕 벚꽃이 아름다울 정도로 아주 작고 한적한 사찰에 불과 했다.
근자에 정맥 산행이 붐을 일으키며 서서히 일반인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했다. 
아직은 사람들의 손떼가 묻지 않은 소담스럽고 조용한 사찰이다.
봄꽃이 한바탕 휘 젖고 지나간 남녘은 벌써 여름을 방불케 하지만 대전을 비롯한 
서울 이북 중부지방과 강원도 북부 지방은 이제 막 봄이 절정이다.
긴 겨울을 보낸 산등성이에는 나무들이 연두색의 색동옷으로 곱게 갈아입고 고운 자태를 뽐낸다.
들녘에는 청수가 철철 흘러넘치고 싱그러운 잎이 파릇파릇한 풀과 쑥이 흐드러졌다.
화사한 봄꽃이 지천에 피어나고 점점 짙어지는 신록이 초록색 물결로 출렁이는 내포 들녘에 봄이 싱그럽게 익어간다. 

매년 이맘때면 꼭 한번 찾아보고 싶은 곳이 있답니다. 바로 충남 서산 상왕산 개심사이죠.

마침 해즐럿님이 상완산 개심사를 다녀오셔서 올려주신 개심사 벚꽃을 보면서 옛 추억이 새록새록 떠올라

이렇게 몇 년 전에 쓰 놓았던 기행문과 사진 몇 장 올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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