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즐기려고 나들이를 나온 반려견입니다. 이미지 촬영=2023.4.26. 대구광역시 달성군 옥포읍 교황리. 이미지를 크게 보시려면 마우스로 이미지를 클릭하세요.
※일 년 24절기 중 일곱 번째 절기 입하(立夏).
입하(立夏)는 여섯 번째 절기인 곡우(穀雨)와 여덟 번째 절인 소만(小滿) 사이에 들어 있으며, 음력 4월 초 양력은 5월 6일 전후에 들게 됩니다. 올해는 음력 2월 윤달이 들어 있어서 음력은 3월 17일경입니다. 입하(立夏)는 “들녘에 보리가 익을 무렵의 서늘한 날씨”라는 뜻으로 다른 이름으로 맥량(麥涼), 맥추(麥秋)라고도 하며, ‘초여름’이라는 뜻으로 맹하(孟夏), 초하(初夏), 괴하(槐夏), 유하(維夏)라고도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여름은 크게, 초여름에 해당하는 음력 4월은 맹하월(孟夏月), 여름이 중간에 해당하는 음력 5월은 중하월(中夏月), 여름이 절정에 해당하는 음력 6월은 계하월(季夏月)로 나누게 됩니다. 입하(立夏)는 맹하월(孟夏月)이 시작되는 첫 번째 절기로, 여름의 시작을 알리는 절기입니다. 여름이 다가온 것을 알리는 입하(立夏) 절기 때가 되면 봄은 서서히 물러나고, 신록을 재촉하는 절기답게 산과 들녘에는 초목들이 짙푸른 신록으로 곱게 물들기 시작하고, 들녘에서는 정겨운 개구리 울음소리가 들려옵니다.
텃밭에는 고추, 가지를 비롯한 열매채소를 묘판에서 옮겨 심고, 참외꽃이 피기 시작합니다. 또한 곡우(穀雨) 무렵에 묘판에 파종한 볍씨가 싹이 터, 모가 쑥쑥 자랍니다. 밭에서는 보리 이삭들이 올라와 서서히 이삭이 영글기(단단하게 잘 익는다)시작합니다. 또한 입하(立夏) 무렵이 되면 농작물도 자라지만, 집안에서는 부인들이 누에치기로 바쁘고, 논밭에는 해충도 많아지고 잡초가 무성하게 자라서 김매기(논밭에 돋아난 잡풀을 뽑아내는 일)로 바쁜 하루를 보내게 됩니다. 이 밖에 입하(立夏) 무렵 들녘에서 싱그럽게 자라고 있는 쑥을 뜯어와 절식(節食=절기를 맞아 특별히 만들어 먹는 음식)인 쑥버무리를 해 먹기도 하고, 여린 완두콩이 나오기 시작하는 철이라 풋콩을 쌀과 섞어서 밥을 지어 먹기도 합니다.
입하(立夏) 무렵에는 하얗고 작은 꽃이 아름다운 이팝나무꽃이 피기 시작합니다. 요즘처럼 쌀이 풍족하지 못하고 모자라던 옛날에는 입하(立夏) 무렵이 되면, 전년도에 가을에 수확한 쌀이 떨어져 가고 보리는 아직 익지 않아 보릿고개가 시작되게 됩니다. 한창 배가 고파질 시기라서 옛사람들은 입하(立夏) 무렵에 피는 이팝나무꽃이 꼭 쌀밥 같다고 하여 ‘이밥 나무’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이렇게 흰쌀밥과 같은 꽃이 핀다고 하여 ‘이밥 나무’라고 부르다가, 나중에 “이팝나무”로 이름을 고쳐 불렀다고 하는 설(說)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팝나무꽃이 무성하게 피면 그해 농사는 풍년이 들고, 반대로 꽃이 많이 피지 않는 해에는 흉년이 든다는 말이 전해지고 있기도 합니다. 매년 입하(立夏) 무렵에는 흰쌀밥 같은 이팝나무꽃이 아름답게 핍니다. 요즘은 먹을 것이 풍족하여 쌀이 남아돌고 있지만, 1960년대 이전까지만 하여도 쌀이 부족하여 보릿고개가 있었습니다. 새하얀 꽃이 흐드러지게 핀 이팝나무를 보면 옛날 우리 선조들이 힘겨운 봄날을 보냈을 보릿고개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됩니다. ※참고 문헌-한국 세시풍속 사전,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글이랑 글 책 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