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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문도, 백도.

풀꽃사랑s 2017. 6. 11. 18:48



거문도, 백도.

전남 여수시 삼산면 거문리에 위치한 거문도는 여수와 제주도의 중간 지점에 자리하고 있다. 모든 만물이 풍요로운 다도해 최남단에 있는 거문도는 고도, 동도, 서도 등 3개의 섬으로 이루어져 있어 예전에는 삼도라고도 불렀다.

비록 육지에서 거리상으로 멀리 떨어져 있지만 섬의 한계를 극복하고 독자(獨自)적으로 섬 특유의 역사와 문화를 간직해오고 있다.

일찍부터 문장과 학문이 탁월한 인물이 많이 배출된 곳으로 유명하다.

전해오는 이야기에 따르면 서도의 수월산 아래 바다 속에 길이30m 가량의 남근형 바위가 있어서 대유학자가 태어났다고 하며,

이 바위를 “문필암”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전해진다.

또 중국 청나라 제독 정여창이 이 섬에 들어와 김유라는 대학자와 필담을 나누다가 그의 문장력에 탄복하여 섬의 이름을 거문도라

지었다는 일화도 전해지고 있다.

 

거문도에는 동양 최대의 거문도 등대, 수백 년 묵은 동백나무가 빼곡하게 원시림의 숲을 이루고 있는 수월산 동백나무숲이 유명하게

알려져 있다.

또한 남해안 최고의 절경에 속하는 백도 등 아름다운 해상관광지와 영국군 묘지, 조선시대 유학자로 유명했던 귤은 김유를 기리는 거문사,

그리고 유학자 만해 김양록을 기리는 서산사 등의 역사적 유적이 있다.

서도의 수월산 남쪽 끝에는 1905년 4월 우리나라 최초로 불을 밝힌 거문도 등대가 있다.

거문도 주변의 해역에는 고기떼가 훤하게 보일 정도로 물이 맑으며, 특히 성어시기에는 전국 각지에서 고기잡이배들이 몰려와 불야성을 이룬다.

거문도와 그 주변의 섬들은 갯바위 낚시터로 널리 알려져 있으며 여름철이면 해수욕과 함께 낚시를 즐기려는 외지인들이 많이 찾는다.

 

거문도에서 동쪽으로 약28㎞ 쯤 떨어진 백도는 39개의 크고 작은 무인도로 이루어져 있다.

깎아지른 듯한 바위절벽이 병풍처럼 휘둘러 쳐져 있고 하늘을 향해 웅장하게 솟은 바위 절벽은 세로로 골골이 깊게 파여 오묘한 모습을 보여준다.

크고 작은 여러 부속 섬들도 갖가지의 기묘한 형상을 띄고 있어 바다에 잠긴 금강산처럼 풍광이 빼어나고 아름답다. 섬 안에는 천연기념물 제215호인 흑비둘기를 비롯해 휘파람새, 팔색조 등 뭍에서는 보기 힘든 30여종의 조류와 120여 종의 희귀 동물이 서식하고 있다.

또한 소연풍란, 눈향나무, 원추리등 40 여종의 식물이 자생하고 있으며, 수중에는 붉은 산호가 무리 지어 자라고 있다.

섬 전체가 가히 “생태계의 보고”로 불릴 만하다. 전설에 따르면 일찍이 섬 전체의 봉우리가 백(百)개에서 하나가 모자라 일백 백자의(百)머리획인 한일자를(一) 내리고 흰백자인(白)백자를 쓰서 백도(白島)라는 지명이 붙었다고 전해지기도 하고, 멀리서 보면 은 섬 천체가 흰 빛을 띠고 있어 백도라 불리게 되었다고 전해지고 있다.

현재 백도 일원은 명승지 제7호로 지정 되어 있으며 생태계 보존을 위해 일반 일들의 섬 상륙이 금지되고 있다. 섬 마다 풍란, 장수란, 곰솔, 눈향나무와 흑비둘기 등 아열대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으며 수많은 전설이 묻어난다.

병풍바위, 형제바위, 매바위, 솟섬, 노적섬, 서방바위, 각시바위등 기암절벽이 푸른 바다위에 환상적인 공간을 이루고 있다.

거문도는 바다 낚시터가 사계절 내내 좋아 감성돔, 돌돔, 흑돔, 농어 등을 건져 올린다.

 

이번에 탐방할 섬은 다도해 해상국립공원에 속해 있는 거문도,백도이다.

절기상으로 가을의 문턱에 들어선다는 입추와, 아침저녁으로 시원한 바람이 불어온다는 처서를 지났지만 날씨는 한여름을 방불케 할 정도로 무덥다.

일주일 내내 푹푹 찌는 날씨가 연속으로 이어지더니 주말에 무더운 더위를 시켜줄 비가 내린다는 일기예보가 매스컴을 타고 들려온다.

비가 내린다는 소식에 산행을 갈까 말까 마음의 갈등이 생긴다.

여러 번 장고의 생각을 거듭한 다음 산행을 가는 쪽으로 결정을 내린다.

새벽3시 남들은 깊은 단잠에 빠져있을 시간에 배낭을 챙겨서 집을 나선다. 우려했던 비는 내리지 않았고 무더위를 가시게 하는 시원한 바람이 불어온다.

새벽3시30분 수성구 범어동 법원정문 앞에서 거문도 산행을 떠나는 산정산악회 버스에 승차한다. 대구를 출발한 버스는 구마고속도로와 남해 고속도로를 연이어 달려서 전남 순천 톨게이트를 내려선다.

순천에서 벌교를 지나 숨 가쁘게 달려온 버스는 전남 고흥반도 외나로도 섬에 있는 나로도 정기여객선 터미널 선착장에 정차한다.

 

거문도, 백도 탐방객들은 대부분 여수항에서 정기 여객선을 이용한다.

오늘 우리 또한 처음에는 여수항에서 거문도, 백도 정기 여객선을 이용하려고 계획하고 있었다. 그러나 여수항에서 출발하는 여객선을 이용하면 목적지인 거문도 까지 약2시간 이상 소요된다고 한다. 여기에다 오늘 날씨가 좋지 않아 장시간 배를 타면 뱃멀미를 하는 분이 있을 것 같아서 나로도 항을 이용하려고 계획을 변경했다.

전라남도 고흥군 봉래면에 속해 있는 외나로도는 고흥반도의 남단 도화면 덕중리 해안에서 서쪽으로 약 6,5㎞, 여수시에서 남서쪽으로 약 38㎞ 떨어져 있다.

북쪽으로 약 2㎞ 되는 좁은 수로를 사이에 두고 내나로도와 마주보고 있다.

이곳 외나로도에는 우리나라의 우주센터 기지가 있는 곳이다.

나로도 우주센터는 2000년 12월부터 건설을 시작하여 2009년 6월16일에 준공식을 했다.

요즘 이곳 외나로도에는 우주축제가 한창 열리고 있다.

외나로도에서 거문도까지는 정기여객선을 이용할 경우 약1시간 30분이 소요된다.

 

섬진강휴게소를 출발할 때부터 무더운 더위를 식혀주는 비가 내리는 것을 보았는데 외나로도에는 비는 내리지 않고 짙은 검은 먹구름이 드리워진 하늘은 잔뜩 흐려 있다.

해안가에서 시원하게 불어오는 바람이 무더위에 지친 몸과 마음의 피로를 깨끗하게 씻어준다. 해변에는 갈매기들이 무리 지어 날고 부둣가에서는 어민들이 이른 아침부터 고기잡이 그물을 손질하고 있다. 여수항에서 출발하는 정기 여객선은 이곳 외나로도를 경유하여 거문도로 들어가며 배편은 하루에 2회 정도 밖에 없다.

 

여수항을 출발한 여객선은 정해진 시간보다 약 10분 정도 늦게 나로도 항에 접안한다.

거문도, 백도를 오가는 정기여객선인 “가고오고호”에 승선하여 나로도 항을 출발한다.

시원한 바다를 보고자 2층 객실로 올라서 여객선 밖으로 나와 갑판위에 서니 바다에서 휘몰아치는 세찬 바람과 함께 집채만 한 파도가 밀려온다.

오늘 일기예보에 비가 내린다고 하더니 비는 내리지 않고 바다에는 바람이 심하게 불며 파도가 높이일고 있다. 할 수 없이 갑판위에 있는 것을 포기하고 객실 안쪽으로 다시 들어선다. 2층 객실에서 1층 객실로 내려오니 대장님이 오늘 기상 예비특보가 내려졌다고 말씀하신다. 만약 기상 특보가 해지되지 않으면 오늘 거문도에서 여수항으로 출발하는 정기 여객선 배편이 끊어질 수도 있다고 이야기 하신다.

그런 상항이 일어나지 않을 것을 기원하며 달리는 여객선 객실에서 창문너머로 보이는 바다만 바라본다. 파도가 높아서 그런가? 여객선이 심하게 좌우로 요동(搖動)치며 일렁거린다.

나로도 선착장을 출발해 바다 위를 힘차게 달리는 여객선 객실 창문너머로 커고 작은 섬들이 시야에서 가깝게 다가오다가 멀어지기를 반복한다.

 

나로도 선착장에서 약 35분 정도 푸른 바닷물 위를 힘차게 달려온 여객선은 중간 기착지(寄着地)인 손죽도 여객선 터미널에 잠시 정박(碇泊)한다. 터미널에서 승객을 태운 다음 다시 거문도로 출발을 서두른다. 손죽도를 출발하여 약 10분정도 더 달려서 이번에는 오늘 마지막 기착지인 초도 여객선 터미널에 들려 거문도를 방문하는 승객을 태운 다음 다시 출발을 서두른다.

망망대해(茫茫大海)에 보석처럼 뿌려져 있는 섬들은 언제 보아도 정겨움을 더하여준다.

푸른 바닷물이 넘실거리는 여객선에서 바라보는 섬들은 연두색 신록(新綠)이 넘실거리는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비록 섬이라고 하지만 이동통신 안테나를 세운 철탑과 전봇대가 섬 곳곳에 장성처럼 서 있다. 초록색 신록이 싱그러운 초도를 뒤로 하고 다시 거문도를 향해 여객선은 힘차게 다도해 해상국립공원 앞바다를 힘차게 달려간다.

마지막 중간 기착지(寄着地)인 손죽도를 지나면서 부터는 바다위로 세차게 휘몰아치는 바람으로 인하여 집채만 한 파도만 일렁일 뿐 섬이라곤 보이지 않는다.

그야 말로 푸른 물만 넘실거리는 망망대해를 우리를 태운 여객선은 말없이 달려가고 있다.

나로도 선착장을 출발한지 약1시간30분이 가까워지자 저 멀리 몸집이 크고 우람한 섬이 눈앞에 펼쳐진다. 오늘 탐방을 나설 거문도 이다.

동쪽의 동도섬과 서쪽 서도 섬을 사이에 두고 있는 도내해(島內海)를 여객선이 통과 하여 거문항에 들어서고 있다.

도내해를  통과하며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이  녹산 등대이다.

서도 인어해양공원에서 서쪽 산등성이 높은 곳에 세워져 있는 녹산 등대는 여객선에서 바라보면 깎아지를 듯한

바위 절벽위에 세워져 있다.


 

도내해를 통과하며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이 녹산 등대이다. 서도 인어해양공원에서 서쪽 산등성이 높은 곳에 세워져 있는 녹산 등대는 여객선에서 바라보면 깎아지를 듯한 바위 절벽위에 세워져 있다.

우리를 태운 정기 여객선은 동도 선착장을 지나 거문도 여객선 터미널 선착장에 정박한다.

벌써 선착장에는 오늘 우리가 타고 갈 백도 유람선이 정박해 있다.

백도 유람선에는 많은 사람들이 미리 승선하여 우리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우리를 태우고 온 “가고오고” 호 정기여객선에서 빠른 걸음으로 내려서 백도 유람선에 승선을 마친다. 거문도에서 동쪽으로 거리상 약28㎞ 정도 떨어져 있는 백도는 유람선을 타고 약40분 정도 소요된다. 백도 주변 해상에는 평상시에도 파도가 높아 일반인들에게 쉽게 접근을 허락하지 않는 곳으로 명성이 자자하게 알려져 있다.

배가 심하게 흔들렸으나 상백도에 유람선이 도착하니 모두들 유람선 밖으로 몰려나간다.

바로 눈앞에 천혜(天惠)의 비경(祕境)을 품고 있는 39개 크고 작은 무인도 섬들이 싱그러운 푸른 바닷물위에 보석처럼 뿌려져 있다.

백도는 하루에도 몇 번씩 시시각각(時時刻刻) 변화무쌍(變化無雙)하게 새로운 모습과 다양한 아름다움을 연출하고 있어서 족히 백번은 보아야만 그 진가를 알 수 있다는 말이 있다.

 

높은 산에서 만나는 우람한 몸집을 하고 있는 커다란 바위나, 푸른 물이 넘실거리는 바다에서 만나는 바위섬은 바라보는 사람들의 관점(觀點)에 의하여 여러 가지 형태를 한 모습으로 보인다. 이곳 백도 역시 오랜 세월 모진 비바람과 바다에서 세차게 휘몰아치는 바닷물로 인하여 몸집이 단단한 바위섬들은 하나같이 제 몸통이 깎이고 깎여서, 여러 오만가지 천태만상(千態萬象)의 형상을 하고 있다.

눈앞에 펼쳐지는 풍경이 마치 금강산의 만물상(萬物相)을 남해의 용왕님이 바닷물위에 옮겨다 놓은 듯 정교하기가 그지없다.

백도는 상백도와 하백도로 구분되어 있다.

등대가 세워져 있는 중앙의 큰섬(수리섬)을 중심으로 하여 북쪽에 있는 섬은 상백도이고, 남쪽에 있는 섬이 하백도이다.

큰섬, 형제바위, 물개바위, 삼선암, 시루떡바위, 병풍바위, 해바위, 탕건여, 웃섬(왕관바위)등이 상백도에 속하는 섬들이다.

쌍돛대바위, 보석바위, 궁성바위,암자섬, 원숭이바위, 큰칼등바위, 작은칼등바위, 신선암, 거북바위, 각시바위, 석물바위, 거북섬, 검은개바위 등이 하백도에 속하고 있는 섬들이다.

 

먼저 유람선을 타고 북쪽 상백도 상에 있는 탕건여, 나룻섬, 매바위,를 지나 큰섬에 닿으면 섬 중앙에 등대가 세워져 있다. 이 등대는 1938년 일제강점기때 세워져 지금까지 남아 있다. 현재는 사용하지 않고 있는 것 같다.

그때 당시 등대로 올라서기 위하여 암벽위에 가지런히 놓아둔 돌계단이 현재 고스란히 남아 있다. 달리는 유람선에서 바라보니 병풍바위, 형제바위, 물개바위등 이름도 다 열거 하지 못할 정도로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진 바위섬들이 눈앞에서 마치 주마등(走馬燈)처럼 지나간다.

줄지어서있는 바위섬들이 병풍처럼 길게 드리워진 바위벽 곳곳에는 해풍과 바닷물이 조그마한 동굴들을 빚어 놓았다.

또 다른 곳으로 눈길을 주니 마치 조선말 이곳을 불법적으로 점령한 영국군이 함포사격 연습을 한 것처럼 보이는 커다란 구멍이 수없이 파인 바위섬들도 있다.

 

섬들은 하나같이 몸 전체가 우람한 하나의 바위로 이루어진 것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모진 비바람에 씻기고 깎여지고 부서진 돌들이 모레와 부드러운 흙으로 이루어진, 깎아지를 듯한 바위 절벽위쪽에는 키가 나지막한 나무와 파릇파릇한 풀들이 자라고 있다.

눈앞에 아름다운 그림처럼 펼쳐지는 풍경이 꼭 천상화원(天上花園)을 보고 있는 듯 정겨움을 더하여준다. 수령이 무려 200년이 넘는 키가 작은 소나무들이 자라고 있고 각종 난초 종류의 야생화들이 자라고 있다. 이 척박한 자연환경을 이겨내고 자라는 끈질긴 생명력이 경이(驚異)로 울 뿐이다.

1978년 이전에는 이곳 백도 에도 사람들이 섬에 올라 탐방을 할 수가 있었다.

그러나 그때 당시 섬에 올랐던 사람들이 이곳에서 자생하고 있는 나무와 난들을 마구 훼손하는 일이 일어났다. 자연(自然) 훼손이 심해지자 국가에서는 이곳을 대한민국 명승지 7호로 지정하여 일반인들의 출입을 엄하게 금하고 있다.

일부 몰지각 한사람들의 그릇된 행위 때문에 대다수의 선량한 사람들이 피해를 보고 있는 것 같아서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또한 백도에는 일제강점기때 일본인들이 우리나라의 정기를 막기 위하여 섬 곳곳에 쇠말뚝을 박아 놓았다고 전해지고 있다.

일제강점기때 일본인들이 한반도의 중심 산줄기인 백두대간에 쇠말뚝을 박아 놓았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육지에서 멀리 떨어진 이곳 백도에도 그런 만행을 저질러 놓았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으니 가슴한쪽에서 알 수 없는 분노가 치밀어 올라온다.

다행히도 일부는 수거하였다고 하나 아직도 많은 수의 쇠말뚝이 섬 곳곳에 남아 있다고 전해지고 있다.

변화무쌍하게 변하는 바다 날씨로 인하여 파도가 높게 일고 있다. 자연이 빚어 놓은 오묘한 신비를 품고 있는 백도 전체를 휘둘러보고 거문도 항으로 돌아온다.

거문도로 돌아오며 해상에서 심하게 휘몰아치는 파도로 인하여 유람선이 좌우로 심하게 요동치며 일렁이었다. 파도로 인하여 평소에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뱃멀미를 했다.

오전 12시50분 점심시간이 훨씬 지나 백도에서 출발한 유람선이 거문도항에 정박한다.

유람선에서 발걸음을 재촉하여 내려선 다음 신비의 섬인 거문도 등산을 시작한다.

 

일부회원님들은 여객선터미널 주위에 있는 음식점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나머지 분들은 준비해온 도시락으로 산에서 중식을 하겠다고 하시면서 산행을 강행 한다.

거문도는 동도, 서도, 고도 이렇게 세 개의 섬으로 이루어져 있다.

동도와 서도의 중앙 남쪽에 있는 고도에는 여객선터미널과 삼산면사무소 그리고 거문초교가 있다. 세 개의 섬 중에서 몸집이 제일 작은 고도 섬에 모든 행정을 볼 수 있는 관공서가 있다. 동도와 서도 남쪽 중앙에 있는 고도는 서도의 덕촌리와 삼호교 다리로 연결되어 있다.

호수처럼 잔잔한 남해 바다를 동서로 가로 질러 놓여 있는 둥근아치형태의 삼호교는 1992년 12월 폭 5m, 길이 250m로 개설되었다.

삼호교를 건너면 남북으로 길게 남해 바다위에 누워 있는 서도 섬이다.

서도 섬 동쪽을 남북으로 길게 이으며 시멘트로 포장된 해안선 도로가 개설되어 있다.

서도의 유림해수욕장과 거문도 등대를 가고 싶으면 남쪽으로 길게 이어지는 해안선 도로를 이용하면 된다. 덕촌마을과 오늘 산행 탐방코스인 불탄봉으로 올라서려면 해안선 도로에서 북쪽으로 진행하면 된다.

 

거문도를 탐방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먼저 유람선을 타고 백도를 한 바퀴 휘돌아보고, 거문도 산행코스인 불탄봉에서 보로봉 수월산 거문도 등대로 이어지는 코스를 제일 많이 애용하고 있다. 물론 거문도에는 이곳 말고도 이름난 명소가 많이 있다.

그러나 불탄봉에서 거문도 등대로 이어지는 해안선의 절경이 가장 아름다운 명소로 유명하게 알려져 있다.

삼호교를 지나 KBS 방송국 송신안테나가 세워져 있는 능선을 바라보며 해안선 도로를 이으며 발걸음을 재촉하며 북쪽으로 올라선다.

덕촌마을로 올라서는 입구에는 남해다도해 해상 국립공원 거문도지구 자연탐방 안내 간판이 세워져 있다. 안내 간판이 세워져있는 해안선도로에서 서쪽으로 시멘트로 포장된 계단 길을 지나 올라서면 섬 중앙 산 중턱 해안가에 아담하게 들어 앉아 있는 덕촌마을이다.

불탄봉 탐방 초입은 덕촌마을 뒷산에 세워져 있는 KBS 방송국 송신안테나가 있는 산 능선에서 시작한다.

산 능선에 올라서니 해변에서 시원한 바닷바람이 얼굴을 스치며 지나간다.

백도에서 거문도로 오면서 뱃멀미를 심하게 하였는데 산등성이에 올라서니 뱃멀미가 사라진다.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불탄봉 쪽으로 이어지는 나지막한 능선 길로 올라선다.

능선 길 주변 널찍한 풀밭에서 열심히 풀을 뜯고 있던 흑염소들이 낯선 이방인을 보고 경계의 눈빛을 보낸다.

 

흑염소들을 뒤로 하고 억새가 무성한 등산로를 이으며 약5분 정도 서쪽으로 땀을 흘리며 올라서니 남쪽 불탄봉과 덕촌마을, 북동쪽 변촌마을을 가리키는 이정표가 서있는 삼거리 갈림길이다. 삼거리에서 불탄봉으로 올라서는 능선 길 주변에는 온통 동백나무가 빼곡하게 원시림의 숲을 이루고 있다.

서쪽으로 망망대해의 푸른 바다가 아름답게 조망되고 파도가 바위에 부딪치면서 일으키는 새하얀 포말이 일어나는 풍경이 정겨움을 더하여준다.

평평하고 호젓한 능선길이 이어지며 동백나무숲과 함께 주위에 억새풀이 무성하게 우거져 있다. 꼭 누에 같은 애벌레들이 동백나무 잎에서 땅으로 떨어진다. 그 만큼 이곳이 오염되지 않았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억새풀이 무성한 호젓한 능선 길을 이으며 불탄봉(해발195m) 정상에 올라선다.

섬에서는 전망대가 정히 따로 정해진 곳이 없다. 주위가 사방팔방 확 트여서 발 길 닿는 곳이 곧 전망대이다.

사방이 확 트인 불탄봉 정상 역시 전망대라 하여도 손색이 없다.

정상에는 삼각점이 설치되어 있고 쉬어 갈 수 있게 시멘트로 포장된 의자도 놓여 있다.

제일 먼저 눈앞에 펼쳐지는 풍경은 동도와 서도가 서로 어깨를 나란히 하며 마주 보고 있고 남쪽에 고도가 들어 앉아 있는 도내해(島內海)이다.

도내해(島內海)명칭(名稱)과 유래(由來)는 동도, 서도, 고도 세 개의 섬 있다고 해서 “도내해”라는 애칭을 붙여서 부르고 있다는 설과, 바다 목구멍처럼 두 개의 섬 사이가 아주 물살이 거센 곳이라는 뜻에서 이러한 애칭을 붙여서 부르고 있다는 설이 있다.

도내해의 해역 최대 폭은 약 1.75㎞ 이고, 남쪽과 북쪽의 길이는 약 3.75㎞, 수심(水深)은 약6,2m로 깊다.

세 개의 섬들이 하나의 커다란 성곽(城廓)을 이루며 병풍을 펼쳐 세워놓은 듯 둥근 원형을 그리는 도내해(島內海)는 거문도만(巨文島灣)이라 하여도 손색이 없을 것 같다.

세 개의 섬으로 둘러싸인 도내해(島內海)안쪽은 엄연히 바다이지만 육지의 넓은 호수처럼 파도가 잔잔하고 물결조차 일렁이지 않고 수심이 깊다.

하늘이 내려준 도내해는 천연 항만으로 1918년 개항 했다. 이곳에는 수많은 선박들이 출, 입항을 할 수 있는 방파제와 부두 그리고 선착장등의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어 한때는 남해안의 어업전진 기지로 번창하며 화려한 전성기를 누리기도 했다.

 

그러나 원거리 어장이 형성되고 고기잡이 어선이 대형화 기업화가 됨에 따라 어업 전진 기지로서의 기능이 약화되었다.

현재는 도내해의 서도 북쪽과 동도, 남쪽에 있는 고도에 선박이 안전하게 정박하고 대피할 수 있게 현대화된 부두와 방파제 그리고 여객선 터미널이 건설되어 있다.

특히 정기여객선 선착장이자 거문항이 있는 고도 일대의 수역은 근해, 원양 어업의 전진기지로 활용되고 있고, 서도는 연안 항로의 기항지로 중용한 역할을 하고 있다.

거문도에 아담하게 들어앉은 마을 대부분은 도내해 해안선 안쪽 산등성이 중턱 양지바른 곳에 옹기종기 모여 촌락(村落)을 이루고 있다.

불탄봉 정상에서 북쪽으로 눈길을 주면 동쪽 해안가에 자리 잡은 변촌마을과, 서도리마을이 한눈 가득히 들어온다. 그리 멀지 않은 거리에 녹산등대와 서도 해수욕장이 아련하다.

저 멀리 동쪽으로 이곳에서 약28㎞ 떨어진 백도가 구름 속에 아련하게 모습을 드러낸다.

바로 지척에 동도가 남북으로 길게 누워 있고 도내해 해안선 산등성이 중턱에 아담하게 자리 잡고 있는 유촌리마을과 죽촌리 마을이 한눈에 들어온다.

도내해 중앙 안쪽 바닷물위에 길게 드리워진 방파제 끝에 세워져 있는 동도 등대가 이채롭다. 남쪽으로 눈길을 주면 동도와 서도 중앙 남쪽에 있는 고도가 손을 뻗으면 닿을 듯한 거리에 있다. 푸른 바닷물이 넘실거리는 서도와 고도사이로 둥근 아치형의 삼호교가 아담하게 놓여 있다. 남동쪽 해안가에는 덕촌리 마을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 집들과 고도에 있는 거문항이 한 폭의 아름다운 그림 같은 풍경을 연출(演出)하고 있다.

남쪽으로 눈길을 주면 기와지붕몰랑, 보로봉, 수월산 정상으로 길게 이어지는 산등성이가 파노라마치고 있다.

 

한 폭의 아름다운 그림처럼 펼쳐지는 풍경을 휘둘러보고 남쪽으로 내려서니 파릇파릇한 억새풀이 무성한 초원지대가 펼쳐진다.

파릇파릇한 억새풀밭과 새파란 바닷물이 넘실거리는 바다가 정말로 잘 어울린다.

가끔씩 보이는 바위들은 대리석처럼 표면이 매끈하고 반짝반짝 빛이 난다.

아마도 심하게 불어오는 해풍과 비바람에 의하여 표면이 잘 다듬어진 것 같다.

푸른 억새밭으로 이루어진 초원지대 에서는 흑염소들이 한가롭게 풀을 뜯고 있다.

거문도의 염소들은 성격이 온순한 것 같다. 보통 육지에 살고 있는 염소들은 낯선 사람들을 만나면 머리 양쪽에 나 있는 기다란 뿔로 위협을 가한다.

무성한 억새풀밭에는 벌써 억새꽃이 피어 있다. 피어난 억새꽃이 새하얀 단풍이 곱게 물드는 늦가을에 오면 바다와 어우러지는 풍경이 더욱 운치가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억새풀이 무성한 언덕길을 지나 울창한 동백나무가 빼곡하게 원시림의 숲을 이루고 있는 삼거리 갈림길 능선에 올라선다.

 

삼거리 갈림길에서 서쪽으로 살짝 벗어난 산등성이에 올라서면 조망 포인트 지역이다.

나지막한 바위봉우리로 이루어진 조망 포인트에 올라서면 주위에 펼쳐지는 풍경이 환상적이다. 서쪽 바다 아래쪽을 내려다보면 눈앞이 아찔할 정도로 깎아지를 듯한 천 길 낭떠러지 절벽이다. 남북으로 길게 푸른 바닷물위에 누워 있는 서도의 서쪽 해안선은 오랜 세월 동안 남해 바다에서 세차게 휘몰아치는 해풍과 바닷물 그리고 비바람으로 인하여 해안바위 절벽에 골이 깊게 파인 해식애(海蝕崖)가 생겨났다.

골이 깊게 파인 해식애 절벽 낭떠러지 아래쪽 바다에는 하늘을 향해 점점이 솟구친 작은 바위섬에 바닷물이 부딪치며 새하얀 포말을 일으킨다.

세찬 소용돌이를 일으키며 돌아나가는 새하얀 포말이 이색적인 풍경을 자아낸다.

저 멀리 수월산 산등성이 중턱으로 거문도 등대에 전기를 공급하여 주는 전봇대가 줄지어 서 있다. 가지런히 어깨를 나란히 하며 줄지어 서있는 전봇대와 산중턱을 가로 지르며 호젓하게 이어지는 오솔길이 수월산 남쪽 끝자락에 있는 거문도등대로 길게 이어진다.

남쪽 수월산 아래쪽에 있는 거문도등대가 또렷하게 조망된다.

이곳에서 사방으로 휘둘러보는 풍경은 과히 천하일품이다.

 

조망 포인트를 지나 능선 길을 이으며 올라서면 자연이 빚어 놓은 촛대바위가 세워져 있다.

하늘을 향해 끝이 날카로운 뾰족한 창처럼 세워져 있는 촛대바위는 누군가 일부러 세워놓은 것 같다. 촛대바위 서쪽 산비탈은 눈앞이 아찔할 정도로 천 길 낭떠러지 절벽이다.

거문도에 있는 세 개의 섬 중 동도의 서쪽 해안과 서도의 북쪽 일부와 서쪽 해안선에는 남북으로 길게 깎아 지를듯한 천 길 낭떠러지로 이루어진 해식애가 형성(形成)되어 있다.

그 절벽너머 서쪽으로 물결조차 일렁이지 않는 마치 호수처럼 잔잔한 남해바다가 끝 간 데 없이 펼쳐지고 있다. 거문도 역시 육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야생화들이 산비탈을 가득하게 메우고 있다. 경사가 완만한 동쪽 산비탈과 산등성이 그리고 깎아 지를듯한 바위 절벽

틈새에는 바위떡풀, 갯쑥부쟁이, 구절초, 왕고들빼기, 갯기름나물 등 꽃송이가 탐스러운 야생화들이 소담스럽게 피어 있다.

하얀 꽃송이가 탐스러운 야생화들이 이곳을 찾은 길손의 마음에 색다른 감흥을 불러일으킨다. 이 밖에도 육지에서 동해안과 남쪽의 섬과 산에서 볼 수 있는 누리장나무도 울창하게 무리를 지어 군락을 이루고 있다.

촛대 바위에서 남쪽안부로 내려서는 능선 길은 누가 주위의 돌을 주어다 층층이 돌계단을 쌓아 놓았다. 가지런히 놓여 있는 돌계단을 내려서면 안부 삼거리 갈림길이다.

안부 갈림길에서 동쪽방향 경사가 완만한 평평한 산중턱에는 돌로 차곡차곡 쌓아 올린 나지막한 사각형 모양의 돌담이 있다.

돌담 안쪽에는 당산제(堂山祭)를 모시는 제단(祭壇) 같이 보이는 너럭바위처럼 평평한 돌이 놓여 있다. 아마도 거문도에 살고 있는 주민들이 당산제를 모시는 제단이 아닌가 생각된다.

 

삼거리 갈림길에서 남쪽으로 500m지점에 신선바위, 북쪽으로 1.7㎞ 거리는 지나온 불탄봉, 동쪽으로 0.7 ㎞ 내려서면 서도 유림해수욕장이다.

이곳에서 오늘 부부로 오신 회원님은 신선바위까지는 가지 않겠다고 하시면서 서도의 유림해욕장 쪽으로 바로 내려가셨다. 함께 탐방에 나선 회원님들과 함께 준비해온 도시락으로 삼거리 갈림길 평평한 장소에서 늦은 점심을 먹는다. 여기서 바라보니 방금 전에 지나온 조망 포인트에서 바라본 풍경이 더욱 아름답게 보인다. 점심 식사를 마치고 신선봉으로 발걸음을 재촉한다.

삼거리 안부에서 경사가 완만한 산마루로 올라서는 능선 길은 호젓한 오솔길이 아니라 임도처럼 널찍한 수레길이다. 부드러운 흙으로 이루어진 수레길 주변에 있는 평평한 사각형의 돌을 모아서 바닥에 가지런히 깔아 놓았다.

줄지어 서있는 누리장나무와 소나무 그리고 잡목이 울창하게 터널을 이루고 있는 수레 길을 이으며 언덕에 올라서면, 산마루 정상에 누군가 정성스럽게 돌을 모아 소망 탑을 쌓아 놓은 것을 볼 수가 있다. 이곳이 지도에 표기되어 있는 기와지붕몰랑(해발157m)이다. ※몰랑은 산마루의 전남지방 방언이다.

산마루에는 기왓장처럼 평평하고 납작한 돌들이 돌담을 쌓아 놓은 듯 가지런히 늘려 있다.

널찍한 임도 길은 산마루 정상에서 다시 호젓한 오솔길로 이어진다.

발걸음을 재촉하며 돌담처럼 호젓하게 이어지는 오솔길을 약 500m 쯤 남쪽으로 내려서면 삼거리 안부(鞍部) 갈림길이다.

 

남쪽으로 오늘 올라야 할 보로봉(전수월산 해발170m)이 지척에 있다.

남서쪽 해안가에 수월산 자락을 지척에 두고 눈앞이 아찔할 정도로 깎아 지를듯한 철길 낭떠러지 절벽 사이에 몸집이 커고 우람한 바위 하나가 하늘을 향해 솟구쳐 있다.

금방이라도 남해바다 푸른 바닷물 속으로 떨어질 듯한 기세로 애처롭게 서 있는 아차바위이다. 아차바위를 마주 보고 어깨를 나란히 하며 하늘과 맞닿을 듯이 신선바위가 푸른 물이 넘실거리는 남해바다를 내려다보며 웅장한 모습으로 서 있다.

하늘을 향해 높게 솟구쳐 있는 신선바위는 조금 위험하지만 정상 까지 올라갈 수가 있다. 신선바위 입구 까지는 오솔길처럼 가지런히 놓여 있는 돌계단을 밟으면서 내려서야 한다. 마음 같아서는 신선봉 정상에 올라보고 싶지만 오늘 거문도 등대까지 탐방하려면 시간이 촉박(促迫)하다. 그냥 옆에서 눈으로 보는 것으로 만족하고 남쪽에 있는 전수월산 쪽으로 발걸음을 재촉한다.

 

여기서 거문도등대까지는 약3.6㎞ 이다. 안부에서 전수월산 정상으로 올라서는 능선 길은 호젓한 오솔길이다. 능선 길 곳곳에는 잡목과 동백나무가 한데 어우러지며 빼곡하게 원시림의 숲을 이루고 있다. 서도 섬 서쪽은 해식애와 바위절벽이 한데 어우러지는 해안 절경이 일품이다. 동편 산기슭에는 크고 작은 바위들이 여기저기 늘려 있고 야생화가 아름다운 숲을 이루고 있다.

붉은색의 자그마한 꽃송이가 앙증맞은 사광이풀, 하얀색 꽃송이가 탐스러운 사워질빵, 노란색꽃송이가 싱그러운 까치깨, 소박한 꽃송이가 싱그러운 닭의장풀, 보라색 수염이 일품인 배초향, 여름 산의 귀족 참나리 등 육지에서 보았던 야생화를 국토의 최남단 남도의 섬에서 보니 대잔연의 신비스러움에 새삼 놀라게 된다.

눈매가 초롱초롱한 귀여운 강아지 눈처럼 검은색 윤이 반짝반짝 빛나는 자그마한 구슬 같은 열매가 줄기에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맥문동도 있다.

야생화들이 숲을 이루고 있는 호젓한 능선 길은 혼자만의 사색과 낭만을 즐기기에는 그만이다. 호젓한 능선 길로 발걸음을 재촉하며 올라서면 보로봉(전수월산 해발170m)정상이다.

잠시 가던 발걸음을 멈추고 사방이 확 트인 정상에서 눈앞에 펼쳐지는 아름다운 풍경을 휘둘러본다.

북쪽으로 눈길을 주면 방금 전에 지나온 기와지붕몰랑과 불탄봉으로 장대하게 이어지는 산줄기가 길게 파노라마치고 있다. 눈앞에 힘차게 뻗어 있는 산줄기는 육지에서 볼 수 있는 기다란 산등성이를 빼닮았다.

동쪽에는 동도와 서도 고도가 서로 어깨를 나란히 하며 마주 보고 있고, 고도와 서도를 이어주는 삼호교가 아련하게 조망된다.

바닷물이 썰물이 되어 물러난 유림해수욕장의 아름다운 모래사장이 지척에 있다.

금빛으로 반짝반짝 윤이 나는 고운 모래사장이 한 폭의 아름다운 그림처럼 정겨움을 더하여 준다. 해수욕장 바로 너머 동도에 부속되어 있는 소삼부도, 대삼부도가 나란히 어깨를 맞대고 있다. 백도에서 유람선을 타고 거문도로 돌아 올 때 사나운 파도가 매섭게 휘몰아치던 바다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물결조차 일렁이지 않는 잔잔한 호수 같다.

새하얀 솜털 구름이 살짝 드리워진 파란 가을 하늘과 파릇한 바닷물이 한데 어우러지는 풍경이 싱그러움을 더하여 준다.

 

남쪽에는 수월산 정상이 하늘과 맞닿을 듯이 높게 솟구쳐 있다. 산 아래 서쪽 바다에는 몸집이 커고 우람한 선바위가 수월산을 호위하고 있는 수문장(守門將)처럼 늠름한 모습으로 서 있다. 제일 남쪽 끝자락 깎아지를 듯한 벼랑 위쪽에 100년을 하루도 쉬지 않고 거문도 앞 바다에 불을 환하게 밝혀 온 거문도등대가 지척에 있다.

거문도등대 쪽으로 골이 깊게 페인 해식애는 이색적(異色的)인 풍경(風景)을 자아낸다.

서도(西島)에는 어딜 가나 흔하게 볼 수 있는 것이 동백나무 이다.

보로봉 정상에서 아름다운 그림처럼 펼쳐지는 풍경을 휘둘러보고 남쪽에 있는 거문도등대 쪽으로 발걸음을 재촉하며 내려선다.

보로봉 정상에서 남쪽으로 빼곡하게 줄지어 서있는 동백나무가 터널을 이루고 있고, 수레 길처럼 널찍한 돌계단이 놓여 있는 호젓한 오솔길은 수월산 정상을 오르기 전 안부까지 이어진다. 재미있게도 층층이 쌓아 놓은 돌계단이 달력의 일 년 날짜처럼 365개로 놓여 있다.

 

남쪽 전방에 있는 수월산(해발 194,1m) 정상을 오르기 전 안부인 목넘어는 널찍한 돌로 이루어져 있다. 길바닥 곳곳에 몸집이 커다란 돌들이 돌출 되어 있다. 표면이 울퉁불퉁한 돌들이 마치 두 섬을 연결하여 주는 하나의 징금 다리 같은 느낌을 준다. 또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면 은 육지의 산등성이에서 볼 수 있는 면적이 널찍한 너럭바위를 연상케 한다. 안부에서 수월산 산중턱으로 올라서는 길은 나무로 만들어 놓아둔 계단길이 길게 이어진다.

마치 징금 다리처럼 길게 놓여 있는 나무 계단 길로 올라서면 바닥에 넙적하고 평평한 돌을 깔아 놓은 널찍한 수레길이다. 거문도 등대로 이어지는 수레 길은 수월산 정상을 오르지 않고 산중턱을 남쪽으로 휘감아 돌아 나간다. 이곳 역시 수레길 서쪽은 깎아지를 듯한 천 길 낭떠러지 절벽이다. 돌을 깔아 놓은 수레길이 끝이 나면서 바닥이 시멘트로 포장된 한적하고 호젓한 수레길이 거문도 등대까지 길게 이어진다.

빼곡하게 우거진 동백나무숲이 수레길 양쪽으로 길게 터널을 이루고 있다. 일정이 빠듯한 정기여객선 배시 간에 쫓기다 보니 낭만을 즐길만한 시간적 여유가 없다. 거문도등대로 부지런히 발걸음을 재촉하며 발걸음을 옮겨놓는다. 금방 도착할 듯 지척에 있을 것 같았던 거문도 등대는 생각보다 거리상으로 멀게 느껴진다. 거문도등대로 들어서는 입구에는 붉은 보도 불록이 등대와 관사가 있는 앞쪽까지 가지런히 깔려 있다.

붉은 벽돌로 쌓아 올린 관사 바로 앞에는 노란색달팽이가 웅크리고 앉아 있는 조각상이 놓여 있다. 거문도등대는 수월산 남쪽 끝자락에 세워져 있다. 서쪽 남해의 푸른 바닷물과 닿을 듯한 거리에 최근에 세로세운 신등대가 장승처럼 하늘을 향해 높게 서 있다.

제일 남쪽 끝에 일제강점기때 세운 등대가 서 있고 앞쪽 바위 절벽위쪽에 관백정(觀白亭) 정자(亭子)가 아담하게 들어앉아 있다.

정자에 올라서면 백도와 거문도 앞바다의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 할 수 있다. 그러나 시간이 촉박하여 정자에 오르지 않고 등대가까이에서 바라보는 것으로 만족해야만 했다.

등대주변에는 역시 거문도의 명물인 동백나무가 조경수로 심어져 있다.

 

이곳 거문도등대는 동양에서 최대이고 국내에서는 최초의 등대이다.

일제강점기때인 1905년 4월12일에 세워진 거문도등대는 흰색 원통형으로 등탑의 높이가 6.4m이다. 등대의 재질은 벽돌과 콘크리트가 혼합된 구조물로 이루어져 있다.

1929년 3월23일 55,000 촉광의 빛으로 밤바다를 비취었고, 1934년 4월6일 등질을 섬백 광으로 촉광을 91,000강섬강과 55,000 약 섬광으로 바꾸어 운영하였다.

1945년 8월15일 일제강점기에서 해방되면서 운영을 일시 중단 하였다가 1947년 2월1일 석유 백열등으로 바꾸어 운영을 다시 시작했다. 일제강점기때 세웠던 등대는 무려 100여 년 동안 15초마다 한 번씩 거문도 밤바다를 훤하게 밝히며 운영했다.

2006년 8월 기존에 100여 년 동안 운영해오던 낡고 노후(老朽)한 등대를 중지하고 거문도등대 종합정비공사로 기존의 시설물을 새롭게 신축했다. 새롭게 신축한 등대의 등탑 최상층부에는 기존 등대의 등탑에 설치되어 있던 회전식 3등 대형 등명 기를 옮겨 설치하였다.

새롭게 신축한 거문도 등대의 높이는 33m 의 백색 육각형 철근콘크리트 주조물로 되어 있다. 등대의 등질은 섬백광 이고 매일 15초 간격으로 거문도 앞 밤바다를 훤하게 밝혀주며 어두운 밤길을 항해하는 배들의 안전을 지켜주고 있다.

등대에서 멀리 떨어진 무려 42㎞ 해상에서도 거문도등대에서 비추는 빛을 볼 수가 있다고 한다.

 

거문도등대 주면을 휘둘러보고 발걸음을 분주하게 재촉하며 조금 전에 왔던 길로 되돌아 나간다. 목넘어 안부 바위틈새에는 자그마한 노란색 꽃송이가 일품인 갯고들빼기가 이곳을 찾은 길손을 배웅한다. 안부에서 유림해수욕장으로 길게 이어지는 해안선 도로변에는 가을의 전령사인 코스모스가 벌써 꽃을 피우고 있다.

붉게 핀 코스모스 꽃향기를 맡으며 서도와 고도를 이어주는 삼호교를 지나 정기여객선 터미널이 있는 고도 선착장에서 여수로 출발하는 여객선에 승선을 마친다.

다행이도 오전에 내려졌던 기상특보는 해제 되었고 집채만 한 성난 파도가 휘몰아치던 바다는 언제 그랬냐는 듯 잠잠하다.

푸른 바다와 하늘이 합창한 미지의세계가 펼쳐지고, 눈길 머무는 곳마다 웅장한 대자연의 아름다움이 펼쳐지는 거문도에 가을빛이 곱게 내린다.

육지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서 독특한 개성과 아름다운 사연이 한데 어우러지고 빼어난 해안절경이 일품인 거문도를 뒤로 하고 우리를 태운 여객선은 서서히 거문도 항을 빠져나간다.

거문도에서 돌아올 때는 오전에 이용하였던 나로도 항이 아닌 여수에 있는 정기여객선 터미널을 이용했다. 땅거미가 서서히 내리는 여수항에서 거문도 백도 탐방을 모두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