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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도 가라산, 노자산.

풀꽃사랑s 2017. 7. 2. 15:47


거제도 가라산, 노자산.

경남 통영앞바다에 크고 작은 570여개의 섬들이 보석처럼 뿌려져 있는 한려해상국립공원과 마주보며 어깨를 나란히 하며

거제도가 아담하게 들어 앉아 있다.

청정해역인 한려해상국립공원에는 거제도 망산과 해금강등 남쪽지역 일부도 포함되어 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섬은 면적이 1,840㎢인 제주도이다. 거제도는 제주도 다음으로 큰 섬이며 진해만 입구에 아담하게 들어앉아 있다.

면적이 399.3㎢ 인 거제도는 해안선이 275.1㎞ 이며 육지가 바다 속에 가라 앉아 이루어진 리아스식(Rias Coast) 해안으로 이루어져 있다.

약 60개의 섬이 거제도에 부속(部屬))되어 있으며 그중에 유인도(有人島)는 10개, 무인도(無人島)가 49개 이다. 섬의 면적이 넓은 만큼

높고 낮은 산들이 많이 들어 앉아 있다.

해안선은 톱니모양이며 이는 리아스식 해안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형상이다.

 

또한 높은 산등성이와 골이 깊은 골짜기 그리고 해안 곳곳에 바다가 육지로 쑥 휘어져 들어간 자연이 빚어 놓은 만(灣)이 곳곳에 발달되어 있다.

대표적인 만에는 지세포, 장승포, 율포, 죽림포, 다대, 도장포, 저구리만이 있다.

북쪽과 동쪽 해안선은 험준한 해식애를 이루고 있고, 남쪽과 서쪽 해안선은 비교적 낮은 구릉지로 이루어져 있다. 해안 곳곳에는

모래가 많이 쌓인 사빈 해안으로 이루어져 있다.

유명하게 알려진 해수욕장은 명사해수욕장과 학동 몽돌해수욕장이다.

거제도에는 다른 섬에서 볼 수 없는 장대한 산줄기인 거제지맥이 북쪽 외포에서 시작하여 최남단인 망산(望山)까지 길게 누워 있다.

남쪽과 북쪽을 휘감아 돌며 장대하게 이어지는 거제지맥은 최남단인 남쪽 망산에서 그 맥을 다하고 한려해상국립공원 앞 바다에 몸을 푼다.

총길이가 52㎞인 거제지맥에는 거제도 11대 명산 중 풍경과 조망이 일품인 망산(373m)과 대금산(438m)을 중심으로 하여 가라산(585m),

북병산(465m), 국사봉(464m)을 품고 있다. 11대 명산 중 나머지 6개의 산은 노자산(565m), 옥녀봉(555m), 계룡산(568m), 앵산(512m),

산방산(507m), 선자산(519m)이다. 이들 11대 명산 중 최고 높은 산은 가라산 이다.

 

기후는 겨울에도 일교차(日較差)와 연교차(年較差)가 심하지 않은 해양성기후(海洋性氣候)이다.

이러한 기후로 인하여 추운 겨울에는 따뜻한 곳으로 옮겨 추위를 피할 수 있는 피한(避寒)과,

무더운 여름에 시원한 곳으로 옮겨 더위를 피할 수 있는 피서(避暑)지로 최적지이다.

소철, 종려나무, 석란, 풍란, 팔손이나무, 동백나무, 등 아열대식물과 진달래, 얼레지, 때죽나무, 노린재나무를 비롯한 야생화들이

자랄 수 있는 최적의 자연 환경조건을 갖추고 있다. 또한 어족자원이 풍부하고 넓은 농경지가 분포하고 있다.

연근해 바다에서는 품질이 좋은 굴과 멍게를 양식하고 있다.

 

유명한 명소에는 해금강(海金剛).학동몽돌밭, 명사 해수욕장, 문동폭포, 외도, 매물도, 지심도와 장사도의 동백숲, 사자바위 위쪽의 천연송,

미륵바위, 십자동굴, 부엌굴, 용트럼바위, 촛대바위, 신부바위 등이 있다,

기암의 해식단애(海蝕斷崖)와 괴석의 해식동(海蝕洞)으로 구성되어 있는 해금강은 거제도 동남쪽 50m지점 갈곶리(乫串里)에 있다.

3개의 바위섬이 1~10m간격으로 맞붙어 있으며 겉으로 얼핏 보아서는 1개의 섬으로 보이기도 한다.

대한민국 명승 제2호인 거제해금강은 오랜 세월동안 파도와 비바람이 섬의 층암절벽에 온갖 만물상을 빚어 놓았다.

자연이 빚어 놓은 만물상이 금강산의 해금강을 닮았다고 해서 “해금강” 이라는 애칭을 붙여서 부르고 있다.

해금강 해안선 절벽에는 동쪽과 서쪽으로 180m, 남쪽과 북쪽으로 100m인 십자굴(十字屈)이 있다.

바닷물이 썰물 때가 되어 물이 빠지면 동쪽과 서쪽으로 굴을 통해 섬을 가로질러 왕래(往來)를 할 수가 있다.

십자굴의 총면적은 약36,000평에 이르고 있다. 십자굴 과 기암괴석 그리고 노송, 동백 숲이 서로 어우러지며 천하의 절경을 이루고 있다. 

 해금강 북쪽 해안에는 구조라 해수욕장이 있다.

거제도 남쪽에는 학동리 동백 숲과 팔색조 번식지가 있다. 동백 숲과 팔색조는 천연기념물 제 233호로 보호 관리 되고 있다.

해금강과 거제도 연안에는 천연기념물 제 277호인 아비도래지가 있다. 북극에 사는 한지성 조류인 아비는 전 세계에 모두 4종이

서식(棲息) 하고 있다. 이중 2종 200여 마리가 11월~이듬해 4월까지 이곳에서 겨울을 보내고 다시 북쪽으로 돌아간다.

 

고적(古蹟)으로는 둘레가 986m, 높이 6m인 타원형의 사등성이 있다. 성문입구가 외부로부터 엄폐되어 있는 사등성은

삼한시대의 독로국(瀆蘆國)의 왕성(王城)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밖에도 옥포만에는 임진왜란 때 맹활약을 했던 이순신 장군의 옥포 대승첩 기념탑이 있다. 고현에는 1950년 6.25 한국전쟁 때

사용했던 포로수용소가 있다. 약300만평에 건설되어 운영 되었던 포로수용소에는 132,000명의 포로가 수용되어 있었다.

현재는 고현중, 고현종고 옆에 허물어진 벽과 흔적만 남아 있다.

 

이십사절기(二十四節氣)중 입춘(立春)과 우수(雨水)경칩(驚蟄)춘분(春分)을 지나 청명(淸明)무렵이면 산과 들녘에는 노란색의 개나리,

유채, 산수유가 앞을 다투어 꽃송이가 피어난다.

뒤를 이어 새하얀 꽃송이가 탐스러운 벚꽃이 활짝 핀다.

흐드러지게 핀 벚꽃 잎이 살랑살랑 불어오는 봄바람에 꽃비가 되어 땅을 향해 떨어지고,

곡우(穀雨)무렵이면 대구를 중심으로 한 남부지방에는 연분홍 진달래가 싱그러운 꽃망울을 활짝 열고 상춘객을 맞는다.

초여름의 문턱에 들어선다는 입하(立夏)가 다가오면 화려한 봄날을 보낸 진달래가 지고 붉은색 철쭉과 장미가 앞을 다투어 피기 시작한다.

철쭉과 장미가 필 무렵이면 들녘의 보리밭도 푸름을 더해간다.

절기상 소만(小滿)무렵이면 산과들녘에는 파릇파릇한 연두색 신록이 싱그러움을 더하고 들녘에는 모내기 준비로 분주하며

논밭에서는 보리가 누렇게 익어간다.

음력 5월5일 단오(端午)를 지나면 날씨는 서서히 초여름을 방불케 할 정도로 기온(氣溫)이 상승(上昇)하기 시작한다.

이때를 맞추어 산과 들녘에는 많은 종류의 야생화들이 많이 피어나고 파릇한 신록은 더욱더 푸르게 짙어간다.

푸르게 짙어가는 신록과 눈이 시리도록 새파란 바닷물과 한데 어우러지는 아름다운 풍경을 보고 싶어 거제도 섬 탐방을 나선다.

 

진해만에 아담하게 들어앉아 있는 거제도는 1971년 경남 통영반도와 거제도 사이의 견내량(見乃梁) 해협에 길이 740m의

거제대교가 놓이면서 섬이 아닌 육지가 되었다.

우리를 태우고 대구를 출발한 관광버스가 거제대교를 지나 거제도에 들어서니 달려가는 버스 창문너머로 초여름을 맞고 있는

들녘의 아름다운 풍경이 눈앞에 그림처럼 펼쳐진다.

섬이라고 하지만 육지와 맞먹을 정도의 넓은 면적인 거제도에는 곳곳에 널찍한 평야지대가 조성되어 있다.

푸른 바닷물이 넘실거리는 해안선과 맞닿은 논밭이 정겨움을 더하여준다.

논밭에는 누렇게 잘 익어가는 보리가 풍요로움을 더하여준다. 살랑살랑 불어오는 바람에 이리저리 몸을 흔들어 되는 보리들이

싱그러운 초여름의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보리는 벼와 함께 대표적인 식량작물이다. 한때는 벼와 함께 많은 면적으로 재배했던 보리가 요즘은 벼의 수확량이 늘어나면서

안타깝게도 점점 재배 면적이 줄어들고 있다.

마냥 식량작물로만 재배하던 보리가 오늘날 소중한 관광자원이 되고 있다. 날씨가 화창한 봄날 널찍한 들녘을

가득 메우고 있는 청보리밭은 나그네의 마음을 울렁이게 하기에는 충분하다. 황금물결은 가을에만 있는 것은 아닌 듯하다.

지금 눈앞에 누렇게 잘 익어가는 보리들이 황금물결을 이루며 한 폭의 아름다운 그림처럼 펼쳐지고 있다.

 

거제도에 있는 가라산과 노자산 탐방은 대부분의 사람들은 북쪽에 있는 노자산에서 시작하여 남쪽에 있는 가라산과 망산에서 탐방을 마친다.

오늘은 반대로 하여 남쪽에 있는 가라산에 올랐다가 북쪽에 있는 노자산에서 탐방을 마치려고 계획하고 길을 나선다.

거제지맥에서 해발이 가장 높은 가라산 탐방은 저구고개에서 북쪽으로 올라서며 시작한다.

저구고개는 서쪽 저구리만에 있는 해당화(海棠花)로 유명하게 알려진 명사 해수욕장과, 동쪽 다대포만의 바닷물이

넘실거리는 사이에 있는 섬 중앙 안부 고갯길이다. 어제 저녁 전국에 여름을 재촉하는 비가 촉촉이 내려서 일까!

평소 같으면 맑고 쾌청한 날씨가 이어지는데 해안선을 이으며 엷은 안개구름이 드리워져 있다.

바로 앞 산등성이를 빼곡하게 뒤덮고 있는 잡목 숲 위로 따갑게 내리쬐는 초여름의 햇볕에 파릇한 생기가 돈다.

숲은 벌써 신록의 계절 5월 하순답게 파릇한 연초록(軟草綠)색이 싱그러움을 더하여준다. 하늘조차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잡목 숲이 울창하게 우거져 있다.

빼곡하게 우거진 잡목 숲이 시원스럽게 이어지는 호젓한 능선 길을 이으며 가벼운 마음으로 발걸음을 재촉하며 옮겨놓는다.

 

땅은 촉촉이 젖어 있고 어젯밤에 내린 비로 인하여 사과 꽃처럼 새하얀 때죽나무 꽃송이가 눈송이처럼 어지럽게 떨어져 있다.

어디서 이렇게 많은 꽃송이가 떨어져 있을까? 발걸음을 멈추고 주위를 휘둘러보니 사람 키보다 훨씬 큰 때죽나무가 빼곡하게

무리를 지어 산비탈을 휘감아 덮고 있다.

꽃이 종 모양을 닮은 때죽나무의 꽃송이에서는 향긋한 향기가 난다.

때마침 숲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을 타고 향긋한 꽃향기가 코를 자극한다. 높이가 나지막한 해발 209m 봉우리를 지나

분지처럼 움푹 파인 산비탈에 올라서니 하얀 꽃을 피운 찔레꽃이 향을 내뿜고 있다. 경사가 완만한 산비탈에는 어느새 붉게 잘 익은

산딸기가 먹음직스럽게 주렁주렁 열려 있다. 연초록색의 녹음이 짙게 드리워진 능선 길을 지나 경사가 급한 가파른 언덕길로 올라서니

크고 작은 돌무더기가 쌓여 있는 다대산성이다.

이 많은 돌들을 어디서 운반하여 이곳에 성을 쌓았을까! 옛날 조상님들의 지혜를 새삼 느껴본다. 성터에서 동쪽으로 우회하여

올라서니 옛날에 쌓았던 성곽은 세월의 흐름을 견디지 못하고 다 허물어 져 버렸고 무수히 어지럽게 흩어져 있는 크고 작은 돌들만 남아 있다.

한쪽 모퉁이에는 옛날에 쌓아 놓은 성터가 일부이기는 하지만 고스란히 남아 있는 곳도 있다.

 

잡목이 빼곡하게 무리지어 우거진 다대산성에서 나뭇가지 사이로 주위의 조망이 확 트여서 올려다본다. 조금 먼 거리에 하늘을 향해

우뚝 솟아 있는 가라산 정상과 전망대가 한눈 가득히 들어온다. 하늘을 향해서 쭉쭉 뻗어있는 울창한 잡목 숲길을 지나 경사가

완만한 능선 길로 올라서면 가라산과 다대리로 내려서는 학동재 삼거리 갈림길이다.

연두색 신록이 울창하게 우거진 가라산 산비탈 곳곳에는 숨겨진 보물들이 있다. 여러 가지 형상을 하고 있는 기암괴석이 숨겨진

보물처럼 나무사이로 돌출되어 있다.

경사가 완만한 호젓한 능선 길은 사색과 낭만을 즐기기에는 그만이다. 소녀의 긴 머릿결처럼 가느다란 잎이 인상적인 가는 잎

그늘사초가 숲길 전체를 뒤 덮고 있다.

파릇파릇한 그늘사초는 청송 주왕산과 강진 주작산 북등에서도 볼 수 있는데 오늘 여기서 다시 보니 감회가 새롭다.

파릇하게 무리를 지어서 자라는 그늘사초는 숲이 우거진 그늘에서도 잘 자라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잎이 넓은 파릇한 초록의 활엽수 그늘 아래에서 잠시 가던 걸음을 멈추고 휴식을 취한다.

 

삼거리에서 가라산 정상까지는 가파른 능선 길로 올라서야 한다. 산의 높이가 해발 585m의 낮은 산이지만 육지에 있는

해발 1000m급 높이의 산과 맞먹을 정도로 체력소모가 많다.

잡목이 빼곡하게 우겨져 하늘조차 보이지 않았던 능선 길이 어느새 앞이 확 트이며 망등 전망대가 바로 지척에 있다.

먼저 가라산 정상으로 올라서기 전 2층 높이로 아담하게 정자(亭子)가 세워진 전망대에 올라선다. 사방이 확 트인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주위의 풍경은 과히 천하일품이다.

저 멀리 남쪽으로 남도의 섬에서만 볼 수 있는 멋진 풍경이 아름다운 그림처럼 눈앞에 펼쳐진다. 파릇한 비취색의

한려해상국립공원인 바닷물을 동서로 가르면서, 남쪽 망산에서 북쪽가라산으로 병풍처럼 휘감아 돌아 길게 파노라마 치며 이어지는,

거제지맥 산등성이에 연초록 신록이 산행의 운치를 더하여준다.

남동쪽으로 눈길을 주면 다대만 해안선 안쪽으로 한곳에 옹기종기 모여 다닥다닥 나란히 어깨를 맞대고 붙어 있는 다랭이 논은

섬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풍경이다.

 

남서쪽 망산 너머 저구리만에 장사도, 소덕도, 대덕도, 소지도, 욕지도, 비진도, 한산도, 추봉도, 용초도, 죽도, 등 한려해상국립공원

앞바다에 보석처럼 뿌려진 많은 섬들이 한눈가득 눈앞에 펼쳐진다. 망산에서 남동쪽으로는 가왕도, 어류도, 매물도, 소매물도,

대구을비도, 가랑여, 국도, 등가도 등 크고 작은 섬들이 푸른 바닷물위에 점점이 뿌려져 있다.

남쪽으로 다대포만의 항구와 모래사장이 그림처럼 펼쳐지고 동쪽에 성벽처럼 하늘을 향해 우뚝 솟아 있는 천장산이 아담하게 들어앉아 있다.

천장산에서 가까운 거리에는 성문도, 소병대도, 대병대도가 저 멀리 수평선너머로 홍일점인 홍도가 푸른 바다 물결 위에

한자리 차지하고 들어앉아 있다.

남동쪽으로는 가을 하늘색과 같은 파란 물이 그득하게 차있는 다대저수지와 거제도 해금강 바람의 언덕이 아름다운 풍경을 보여준다.

가라산 서쪽은 눈앞이 아찔할 정도로 가파른 바위 절벽이다. 다행이도 가라산 정상으로 올라서는 길은 이 바위절벽을 동쪽으로

살짝 숲길을 우회하여 올라서게 되어 있다.

 

망등 전망대에서 하얀 국수나무 꽃이 앙증맞게 핀 숲길을 우회하여 북쪽으로 약200m정도 발걸음을 재촉하며 올라서니 널찍한

헬기장이 조성되어 있다.

잡초가 무성한 헬기장에서 북쪽으로 약200m 더 능선 길을 이으며 발걸음을 옮기면 자그마한 돌들을 모아서 쌓아 놓은 돌담이 있다.

서쪽으로 조망이 확 트이며 조금 전에 망등 전망대에서 보았던 한려해상국립공원 앞바다에 보석처럼 뿌려진 섬들이 다시 조망된다.

위치를 달리해서 일까 여기서 바라보는 섬들이 종전 전망대에서 바라보았던 것 보다 훨씬 가까운 거리에 있다.

남북으로 길게 누워있는 한산도 너머로 통영의 미륵도 미륵산이 아련하게 얼굴을 보여준다.

저 멀리 북쪽으로 노자산 정상으로 길게 파노라마 치는 산등성이에 연초록 신록이 파릇한 융단을 깔아 놓았다.

산등성이 중앙에 하늘을 향해 뫼바위, 멀리서 바라보면 마늘통을 닮았다는 마늘바위가 하늘을 향해 장승처럼 높게 솟구쳐 있다.

살짝 얼굴을 보여주는 노자산 정상너머로 계룡산이 북동쪽으로 선자산이 주위의 높고 낮은 산봉우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스카이라인을 이루고 있다.

 

가라산 정상석은 헬기장에서 북쪽으로 약200 떨어진 평평한 산 정상 중앙에 세워져 있다.

거제도의 최남단 해변에 위치한 가라산은 거제도에서 제일 높은 산으로 그 높이는 해발 585m이다.

가라산 이란 지명의 유래는 서기 503년 가야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그때 당시 금관가야의 국경이 북으로는 해인사 뒷산(가야산), 남으로 거제도의 남쪽 끝 산가까지 이었다고 한다. 남쪽의 가야산이

가라산으로 변음 되었다는 설도 있다. 또 다른 설은 숲이 울창하고 단풍나무가 많아 거제도 산중에 가을 단풍이 제일 좋으며

사계절 변화가 뚜렷하여, 비단같이 아름답다는 뜻이 담겨서 가라산(加羅山)이라 불린다고 전해지고 있다.

가라산에서 내려다본 해금강은 여의주를 문 청룡이 동해를 향하여 날아가는 형상으로, 동으로 길게 뻗어 내린 능선이 마치

용트림을 한 듯 서로 감고 있다.

3부 능선은 잡목으로 이어져 있으며 가파르고 정상은 바위산이다. 정상에는 봉화대(烽火臺)가 있으며 거제도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이곳에 세워진 봉화대는 거제의 주 봉화대 역할을 했으며 서쪽으로 한배곳, 한산도 봉수에 알리고 북으로 계룡산에 응했다고 한다.

정상에 서면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섬들이 안개 속에 가물거린다.

정상근처에는 승려가 70명이나 되는 신라시대 견암사라는 대사찰이 있었다고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지금은 사찰과 봉화대는

세월의 흐름을 이기지 못하여 허물어져 버렸고 이제는 흔적만 남아 있어 씁쓸한 기분만 들게 해준다.

 

가라산 정상은 울창하게 우거진 나뭇가지로 인하여 주위의 조망을 감상할 수 없다는 아쉬움이 있다.

다만 정상 주위 넓은 면적에 군락을 이루고 있는 연초록 청(靑)단풍 나뭇잎이 싱그러움을 더하여 준다.

단풍나무 숲길을 지나 내려서면 꽃송이가 이팝나무를 닮은 연초록 잎사귀에 하얀 꽃을 피운 노린재비나무가 예쁜 꽃 터널을 빚어 놓았다.

정상에서 경사가 완만한 내리막길을 이으며 파릇한 사초와 노린재나무 꽃 터널을 약100m 정도 내려서면 삼거리 갈림길이다.

갈림길에서 진마이재까지는 약 900m거리이다.

꽃길을 이으며 부지런히 발품을 팔면서 내려서면 아담한 정자가 세워져 있는 쉼터인 진마이재이다.

 

고갯마루에서 초록의 신록이 싱그러움을 더해주는 경사가 약간 있는 능선 길로 올라서니 해발 425m미터 봉우리이다.

이곳 역시 사방이 확 트여서 주위의 조망을 감상하기에는 아주 좋은 곳이다.

북쪽으로 올라서야 할 노자산이 아련히 보이고 노자산 정상 직전 팔각정 정자가 세워져 있는 전망대가 모습을 드러낸다.

남쪽으로 눈을 돌리면 지나온 가라산 정상으로 길게 이어지는 연초록 산등성이가 하늘과 맞닿을 듯이 길게 파노라마 친다.

425봉우리에서 발걸음을 부지런히 재촉하며 뫼바위(선녀바위) 정상에 올라선다.

하늘을 향해 높게 솟구친 몸집이 커다란 바위가 메산(山)자를 닮아서 뫼바위 라는 애칭을 붙여서 부르는가! 

 뫼바위 정상에는 조그마한 전망대가 설치되어 있다.

섬에서는 어느 곳에서 올라도 전망대여서 정히 따로 전망대를 정해놓은 곳이 없다.

이곳에 서면 동쪽으로 손을 뻗으면 닿을 듯한 거리에 있는 도장포만의 학동몽돌해수욕장과 마주 보고 있는 내도와 외도 그리고

공곳이도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매년 많은 관광객이 찾는 외도는 아열대식물원이 있다. 학동몽돌해변에서 동쪽 해안가에는 연초록 푸른 숲 중에서

초록색이 특이하게 빼어난 곳이 있다. 천연기념물 제233호인 학동 동백나무 숲과 팔색조가 서식하고 있는 도래지이다.

남동쪽에는 갈곶도 해금강과 우제봉 그리고 바람의 언덕이 아담하게 들어앉아 있다.

 

대구 팔공산 동봉 바위 릿지처럼 울퉁불퉁한 바위 능선 길로 부지런히 발걸음을 재촉하며 북쪽으로 올라서면

자그마한 몸집을 하고 있는 탕진바위이다.

탕진바위는 멀리서 바라보면 뚜렷한 특징이 없다. 그냥 산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평범한 바위에 지나지 않지만

비좁은 바위봉우리 정상에는 전망대가 설치되어 있다.

이곳에 올라 주위를 휘둘러보는 풍경 역시 지나온 뫼바위에서 보았던 풍경과 별반 다른 것이 없다. 우리 내 인생살이가 살아가면서

즐겁고 좋은 일만 있는 것이 아니듯이 산 또한 그러하다. 탕진바위를 지나 부드러운 흙이 아닌 돌과 바위로 이루어진

거친 능선 길을 오르고 내리기를 반복하면서 마늘바위로 발걸음을 재촉한다.

뫼바위에서 마늘바위까지는 약 1.0㎞ 이다. 잡목이 빼곡하게 우거진 숲길을 지나 경사가 완만한 능선 길로 올라서면,

눈앞에 몸집이 크고 둥근 원형을 이루고 있는 우람한 바위가 하늘을 향해 솟구쳐 있다. 멀리서 바라보면

마늘의 둥근 통처럼 보여서 “마늘바위” 라 는 애칭을 붙여서 부르는 마늘바위다. 마늘바위는 바로 올라서지는 못하고 옆으로

살짝 우회하여 올라서야 한다. 정상에 올라서면 북쪽으로 지척에 팔각정 전망대가 있고 뒤쪽으로 노자산 정상이 손을 뻗으면 닿을 듯한

거리에 있다. 마늘바위정상에서 휴식을 취하며 주변의 풍경을 휘둘러보고 북쪽 방향 약400m 거리에 있는 팔각정 전망대로 발걸음을 옮긴다.

 

팔각정 전망대가 세워져 있는 무명봉은 노자산보다 약 4m 정도 더 높다. 노자산이 해발 565m이고 팔각정 전망대가 세워져 있는

무명봉은 해발 569m이다.

사방이 확 트인 팔각정 전망대에 올라서서 주변을 휘둘러보는 풍경은 선경(仙境)의 세계(世界)라 하여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아름답다.

먼저 북서쪽으로 눈길을 주면 율포만 해안선 안쪽에 옹기종기 집들이 모여 있는 탑포마을과 농경지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더욱 놀라운 것은 율포만 앞바다를 가득히 메우고 있는 크고 작은 섬들이다.

가라산 망등 전망대에서 보았을 때는 먼 거리에 있던 섬들이 바로 지척(咫尺)에 있다.

저 멀리 서쪽으로 통영 미륵도와 통영 시내가 아련하고 앞쪽으로 한산도를 비롯한 통영 앞바다에 보석처럼 뿌려져 있는

크고 작은 많은 섬을 한곳에서 볼 수 있다.

올망졸망 서로 어깨를 맞대고 푸른 바닷물 위에 점점이 뿌려져 있는 섬은 또 다른 감흥(感興)을 불러일으킨다. 청정해역으로 명성이

자자사한 바닷물 위에는 하얀색의 굴 양식(養殖) 부표(浮標)가 줄지어 떠 있다. 하얀색의 부표가 꼭 자유자재로 하늘을 날아다니던

갈매기 들이 무리를 지어 물위에서 휴식을 하고 있는 모습과 흡사(恰似)하다.

눈앞에 한 폭의 아름다운 그림처럼 펼쳐지는 풍경은 분명(分明) 인간의 세계가 아닌 신선(神仙)들만 산다는 선경(仙境)의 세계이다.

아름다운 선경의 세계가 펼쳐지는 풍경을 휘둘러보고 팔각정전망대에서 내려선다.

 

팔각정전망대에서 노자산 정상까지는 약 800m거리이다. 오늘 산행의 마지막 고지인 노자산 정상으로 올라서는 길은 결코 쉽지만은 않다.

험준한 급경사로 이루어진 산등성이를 힘겹게 올라서면 멀게만 느껴지던 노자산 정상이다.

노자산(老子山)은 불로초(不老草)와 절경(絶景)이 어우러져 늙지 않고 오래 사는 신선(神仙)이 된 산이라 하여 노자산이라는

애칭을 붙여서 부르고 있다.

이산은 거제도의 동남쪽에 위치하며 동부면, 구천, 부춘, 학동을 끼고 있으며 해발 565m 로 거제도에 있는 11개 명산중 가라산(585m),

계룡산(568m) 다음으로 높은 산이다.

남쪽으로 거제지맥에 있는 수봉 가라산과 산줄기가 연결되어 있다. 가을 단풍이 절경인 이곳에는 여러 종류의 희귀동식물이 서식하고 있다.

특히 세계적으로 희귀(稀貴)조인 팔색조가 서식하고 있어 신비의 산으로 불리고 있다. 학동 몽돌 밭에서 바라보이는 정상의

기암괴석도 일품(逸品)이다. 특히 정상에서 내려다보이는 춤추는 듯 솟아 있는 다도해(多島海)의 비경(祕境)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가슴을 울렁이게 해준다.

 

정상에는 헬기장이 조성되어 있고 노자산 정상석은 헬기장에서 살짝 벗어난 산마루에 세워져 있다. 사방이 확 트인 노자산 정상에서

오늘 산행의 마지막 조망(眺望)을 즐긴다.

정상에서 북동쪽으로 거제도 계룡산, 선자산, 국사봉이 겹겹이 누워 스카이라인을 이루고 있는 산줄기 사이로 장승처럼 하늘을 향해

우뚝 솟아 있다.

북쪽과 서쪽 그리고 동쪽으로 끝 가데 없이 서로 어깨를 맞대고 옹기종기모여 둥근 아치형을 그리며 나란히 누워 있는

산봉우리들은 연두색 초록이 아닌 진한 푸른색이다. 그 산등성이너머로 푸른 바닷물이 넘실거린다.

노자산 정상에서 남쪽으로 마늘바위, 뫼바위, 탕진바위, 가라산 정상을 넘어 망산으로 힘차게 달려가는 연초록색의

거제지맥은 여인의 허리선처럼 아름답다.

 

노자산 정상에서 북서쪽 혜양사 까지 거리는 약 2.0㎞이고 오늘 산행종점인 부춘 마을까지는 약2.3㎞이다.

정상에서 북쪽으로 경사가 급한 능선 길을 이으며 내려서면 쉼터 삼거리인

헬기장이 조성되어 있는 해발420m 봉우리이다.

쉼터에는 쉬어갈 수 있게 아담한 정자가 세워져 있다. 쉼터 삼거리에서 혜양사에 이르는 길은 그야말로 낭만과 사색을 즐기기에는 그만이다.

새파란 신록이 빼곡하게 우거진 조용한 숲길로 발걸음을 재촉하며 내려서면 혜양사이다.

1960년대 도열스님이 창건한 혜양사는 양쪽 팔을 감싸 안고 있는 형국의 형상을 하고 있는 노자산 산자락 양지바른 곳에

아담하게 들어앉아 있다.

사찰이 자리하고 있는 곳은 불국정토로 알려져 있으며 산세가 웅장하고 물이 좋은 구천계곡이 흘러가고 있다. 혜양사 사찰 앞쪽에는

하늘을 향해 쭉쭉 빵빵 곧게 잘 자란 울창한 송림 숲이 조성되어 있다. 지금은 경남 4대사찰 규모의 대 가람(伽藍)을 이루고 있다.

 

주요 건축물은 혜양사 입구 구천계곡에 있는 구룡폭포 위쪽에 용왕각, 산신각, 독성각이 세워져 있다. 이외에 범종각(梵鐘閣),

관음전(觀音殿), 한국최대규모의 법당(法堂)인 무량수전(無量壽殿)애경 당이 있다. 관음전과 무량수전 사이에는

조경수로 심어 놓은 동백나무와 팔손이나무가 심어져 있다.

혜양사를 한 바퀴 휘둘러보고 약 300m거리에 있는 부춘 마을로 발걸음을 재촉한다.

부춘 마을로 내려서는 길은 아스팔트로 포장된 널찍한 도로이다. 도로 양옆에는 산에서 보지 못하였던 송림 숲이 장관을 이루고 있다.

향긋하게 뿜어져 나오는 솔향기와 덤으로 삼림욕(山林浴)까지 즐기며 부춘 마을로 내려선다.

노자산 산자락에 아담하게 들어앉아 있는 부춘 마을로 내려서니 들녘에는 모내기로 분주하다. 못자리판에 가지런히 놓여 있는

묘판(苗板)을 보니 문득 어릴 적 내가 태어나고 자라면서 유년(幼年)시절을 보낸 고향(故鄕)이 눈앞에 그림처럼 펼쳐진다.

나 또한 농부의 아들이다. 부모님은 대자연에 순응(順應)하면서 한평생 농사일을 하셨다.

제방 둑에는 보라색의 엉겅퀴, 노란색 꽃송이가 앙증맞은 현호색을 닮은 산괴불주머니, 산수국, 찔레꽃이 오늘 산행의

마지막 대미(大尾)를 멋지게 장식(裝飾)해준다.

땅거미가 서서히 내리는 거제도 부춘 마을에서 아련하게 떠오르는 고향의 옛 추억(追憶)을 음미(吟味)하면서 오늘 산행을 모두 종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