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산행 기행문

강원도 정선 닭이봉

풀꽃사랑s 2016. 10. 1. 18:33


여름이다. 들녘은 싱그러운 초록이 물결치고 산은 녹음으로 짙푸르다. 여름산행의 백미는 누가 뭐라 하여도 시원스럽게 물이 흘러가는 계곡이다. 그러나 해발1000m미터 이상 되는 대평원 위에 펼쳐진 파릇파릇한 초원지대를 감상하는 것 또한 색다른 추억이 될 것이다. 이번 산행은 이러한 모든 조건을 갖추고 있는 정선군 닭이봉과 곰봉을 찾아서 길을 나선다. 탐방 길은 38번 국도가 지나가는 마차령 고개에서 시작한다. 장맛비가 내린 후여서 그런가! 여름 날씨답지 않게 하늘에서는 부드러운 햇볕이 부서져 내린다. 도로를 내며 산을 깎아 내린 절개지 높은 언덕에는 형형색색의 들꽃들이 저마다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며 탐스러운 꽃송이를 피웠다. 수레 길을 따라 북쪽으로 올라서니 이 깊은 두메 산골에 농가(農家)가 있다. 뒷동산처럼 나지막한 야산에는 푸른 전나무 숲이 장관이다. 펑퍼짐한 구릉지에는 풋풋한 여름향기 그윽한 새파란 배추밭이 이곳을 찾은 나그네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푸른 숲과 배추밭이 한데 어우러지는 여름산이 마치 신록의 계절 오월을 연상케 한다. 길모퉁이 풀숲에는 늦은 봄에나 볼 수 있는 민들레가 쑥스러운 듯 살며시 고개를 내민다. 중부 이남은 찌는 듯한 무더위가 몰려오는 한여름이다. 하나 이곳의 날씨는 이제서야 초여름의 문턱에 들어 서는 듯 하다. 솜털 같은 연분홍 꽃송이를 하고 있는 노루오줌이 눈인사를 건네고 노란 꽃송이가 탐스러운 달맞이꽃이 방긋 미소 짓는다. 집 앞마당에 조롱조롱 꽃을 피운 붉은 접시꽃송이가 상큼한 여름 맛을 느끼게 한다.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대중교통조차 없는 오지이다. 그러다 보니 잎과 뿌리를 약용으로 쓰는 접시꽃을 비상시 구급약으로 사용하고자 심어 놓았지 않았나 생각해본다. 앙증맞은 들꽃이 곱게 수놓은 수레 길 모퉁이를 돌아 언덕에 올라서니 비탈진 산기슭에 널찍한 배추밭들이 한 폭의 아름다운 그림을 펼친다. 봄에 파종한 배추들이 벌써 속이 통통하게 알이 차면서 풍요로운 수확을 앞두고 있다. 빈 공터에는 야생으로 자라고 있는 우엉이 싱그러움을 더해준다. 산 아래쪽에는 주말 농장을 연상케 하는 집이 아담하게 들어 앉아 있다. 낯선 이방인의 방문으로 심기가 불편한 개들이 짖어 되는 소리가 고요한 산속의 적막을 깨트린다. 시멘트로 포장된 수레 길은 산속의 외딴집 입구에서 끝이 나고 제법 널찍한 임도를 따라서 올라선다. 조그마한 텃밭에는 가시오가피가 줄지어 서있다. 잎이 무성한 딱총나무에 주렁주렁 열려있는 붉은 열매는 요즘 한창 무르익어가는 장뇌삼의 씨앗을 많이도 닮았다. 길바닥에는 좀처럼 보기 힘든 질경이가 유년시절 고향의 맛을 느끼게 한다. 산 중턱에 자리하고 있는 밭에는 잎이 파릇한 콩들과 쥐다래가 산골에서만 맛 볼 수 있는 독특한 여름풍경을 그린다. 콩밭을 지나 녹음이 무성하게 우거진 산 능선으로 올라선다. 먹음직스럽게 잘 익은 검붉은 줄딸기가 지천에 늘려 있다. 가지를 축축 늘어뜨린 전나무 숲에서 뿜어져 나오는 맑은 산소는 기분을 상쾌하게 해준다. 부지런히 발품을 팔면서 곰봉으로 이어지는 주 능선에 올라선다. 남쪽으로 나무 한 그루 서있지 않은 푸른 동산이 유난히 눈길을 끈다. 널찍한 풀밭을 방불케 하는 언덕으로 이루어진 동산에는 개망초 꽃들이 새하얀 눈을 뿌려 놓은 듯 흐드러졌다. 멀리 솜털 구름이 덮인 하늘이 지붕을 이루고, 높게 우뚝 솟은 산봉우리들이 병풍처럼 성벽을 이루는 곳에 점점이 보이는 마을이 선경(仙境)의 세계를 펼친다. 뽀얀 물안개가 연무처럼 피어오르고 철을 잊은 듯한 밤꽃이 화려하게 수놓은 풍경이 나그네의 마음을 황홀함에 빠져들게 한다. 잎이 좁은 활엽수 들이 주종을 이루고 있는 산 능선에는 박새를 비롯한 소박한 꽃을 피웠던 많은 종류의 야생화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부드러운 사질토 흙인 능선 오름 길은 그렇게 녹록하지만은 않다. 고지대라 그런가! 그렇게 덥게는 느껴지지 않지만 턱까지 차오르는 가쁜 숨을 몰아쉬며 곰봉 정상에 올라선다. 정상은 헬기장처럼 보이는 널찍한 공터로 되어 있다. 찾는 사람조차 뜸한 곳이라 그 흔한 정상석 하나 없다. 덩그렇게 놓여 있는 삼각점뿐이다. 여름 산의 귀족이라 불리는 털중나리가 목을 길게 빼고 화려한 자태를 자랑한다. 울창하게 숲을 이루고 있는 나무들이 주위의 전망을 모두 꼭꼭 숨겨 버렸나 보다. 사방을 휘둘러보아도 눈을 시원스럽게 해주는 전망은 볼 수가 없다. 정상에서 북쪽으로 내려서는 길은 생각했던 것보다 급경사가 아닌 호젓한 오솔길이다. 숲 속에 살고 있는 산새들조차 숨을 죽이고 그 흔한 매미 우는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그야말로 고요한 적막만이 흐른다. 자그마한 연분홍 꽃송이에 키가 작고 앙증맞은 조록 싸리들이 꽃길을 연다. 가끔씩 큰까치수염도 보이고 자주색의 엉겅퀴가 살짝 눈맞춤을 한다. 작은 열매가 조롱조롱 열려있는 둥글레는 능선 곳곳에 늘려 있다. 하늘을 가리고 있는 나무 숲 사이로 오늘 올라야 할 닭이봉이 웅장한 모습을 드러낸다. 울창하게 원시림의 숲을 이루고 있는 나무들은 대부분 참나무 종류이다. 자유자재로 휘어진 나뭇가지가 기이한 형상을 하고 있다. 어두울 만큼 울창한 잡목과 웃자란 풀을 헤지고 내려서니 희미한 임도 길이다. 여기서부터는 평평한 구릉지처럼 아기자기한 산책길이 이어진다. 동쪽 산비탈에는 빼곡하게 잘 조림되어 있는 잣나무 숲이 시원한 그늘을 제공하여 준다. 똑 같은 숲길인데도 불구하고 잎이 둥근 활엽수 보다 끝이 뾰족한 침엽수 그늘이 더 시원한 것은 무슨 이유일까! 푹신한 갈잎을 밟으니 발로 느끼는 감촉이 한결 부드럽다. 향긋한 잣나무 향기를 음미하면서 잠시 가던 걸음을 멈추고 사색과 낭만을 즐긴다. 초록물결이 일렁이는 숲 속에서는 감미로운 초록의 속삭임이 들려온다. 그늘진 숲 속에는 금빛의 꽃송이가 탐스러운 기린초들이 소박하고 은은한 아름다움을 선보인다. 잎이 넓은 떡취와 일월비비추가 곳곳에 늘려 있다. 떡취가 꽃이 피는 것은 처음으로 본다. 젖소의 젖꼭지를 닮은 우산나물의 연분홍 꽃봉오리가 앙증맞다. 오늘처음으로 만나는 병조회 풀이 색다른 감흥을 불러일으킨다. 비단길 같은 오솔길이 쭉 이어졌으면 좋으련만 산 능선은 올라설수록 점점 높이를 더한다. 찰흙으로 이루어진 가파른 된비알은 미끄럽기가 그지없다. 마치 겨울철에 눈이 내렸다가 녹으면서 얼어버린 빙판 위를 걷는 기분이다. 광대가 곡예를 하듯이 힘겹게 바위형상이 닭 벼슬을 빼 닮은 닭이봉 정상에 올라선다. 이곳 역시 정상석은 없다. 자연적으로 세워져 있는 덩치가 작은 바위가 정상석을 대신하여 아담하게 자리 잡고 있을 뿐이다. 서쪽은 깎아지를 듯한 수직의 바위 절벽이 단애를 이루고 동쪽은 울창한 나무들이 푸른 숲을 이루고 있는 산비탈이다. 은빛으로 반짝반짝 빛이 나는 바위 절벽이 북쪽으로 장쾌한 나래를 펼치며 하늘아래에 절경을 빚어놓았다. 사면으로 켜켜이 누워 있는 산 능선들이 하늘 금을 그리며 구름과 맞닿았다. 맞은편 남서쪽에는 긴 산줄기가 높은 성곽처럼 깎아 지를듯한 절벽을 이루며 커다란 용이 몸을 길게 휘감아 돌아 나가는 형상을 하고 누워있다. 서쪽 아래에는 급경사로 깊게 패어져 내린 노장골과 거나무골 협곡이 동강과 함께 시원스럽게 내려다보인다. 북서쪽으로 눈길을 주니 귤암리로부터 가탄으로 흘러오는 동강이 주변의 푸른 산 능선과 어우러지며 한 푹의 아름다운 그림을 연상케 한다. 강 건너편에는 백운산이, 북동쪽에는 청옥산과 가리왕산 줄기가 검푸른 실루엣으로 하늘 금을 이룬다. 남쪽에는 지나온 곰봉이 장엄한 위용을 드러낸다. 닭이봉 정상에서 북쪽으로 내려서는 능선 길은 등골에서 식은땀이 흘러내릴 정도로 아찔하다. 어제 오후에 내린 장맛비로 인해 땅이 미끄러워서 자칫 잘못하여 발을 헛되게 옮겨 놓으면 천길 낭떠러지로 떨어지게 된다. 이 험준한 바위틈을 비집고 돌양지꽃이 뿌리를 내리고 꽃을 피웠다. 전망대로 보이는 세 번째 바위 봉에 올라서서 무심코 아래쪽을 내려다보았다. 발아래는 눈앞이 아찔하지만 빼곡하게 협곡을 가득 메운 푸른 수목들이 여름 산에서만 느낄 수 있는 멋진 장면을 연출한다. 높고 낮은 봉우리를 오르내리며 움푹 꺼진 폐 헬기장인 안부에 내려선다. 안부에서 언덕 오름으로 이어지는 능선 길을 이으며 해발988.5봉에 올라선다. 능선 곳곳에 하얀색의 자그마한 꽃송이가 앙증맞은 산꿩의 다리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여기저기 호리호리한 몸매에 새하얀 꽃을 피운 네잎갈퀴 꽃이 산행의 운치를 더해 준다. 뚜렷한 특징이 없는 봉우리에서 능선을 횡단하는 길을 내려서면 전방에 보이는 970봉을 올라서기 전 평평한 안부이다. 안부로 내려서며 수북하게 쌓여 있는 낙엽 속에서 아직 꽃이 피지 않은 노루귀가 살짝 얼굴을 드러낸다. 여기서 서쪽 동강 변에 있는 가탄리 마을로 하산을 시작한다. 내려서는 길 역시 그렇게 녹록하지 않다. 꼭 작년 겨울 덕항산에서 경험했던 환경과 거의 비슷하다. 급경사로 이루어진 능선 길은 잠시라도 발걸음을 멈추지 못하게 한다. 오히려 산을 오를 때 보다 힘이 배로 들고 체력소모가 더 많다. 아래쪽으로 내려설수록 참나무는 줄어들고 소나무가 많이 보인다. 아담한 노송이 자리 잡고 있는 바위 전망대에서 휴식을 하고자 배낭을 내리니 좀처럼 보기 힘든 솔나리가 반긴다. 여름 산에서는 백합 과에 속하는 많은 종류의 산나리를 접하게 된다. 그 중에서 제일 흔하게 볼 수 있는 것이 참나리이고 다음이 털중나리, 하늘말나리, 그리고 원추리이다. 깊은 산속에서만 볼 수 있는 솔나리는 좀처럼 보기 힘든 종(種)이다. 전망대에서 올려다보니 벼랑아래쪽에 갈매빛 울창한 숲으로 뒤덮인 하얀 단애가 병풍을 이루고 있는 닭이봉은 한 폭의 아름다운 동양화를 보는 듯하다. 양떼 같은 하얀 구름이 둥실둥실 떠있는 하늘이 파란 속살을 드러내며 어우러지니 금상첨화가 따로 없다. 이것이야 말로 산 꾼들만 누릴 수 있는 산행의 묘미가 아닌가! 전망대에서 약10분 정도 더 내려서면 이곳 주민들이 이용하고 있는 텔레비전 안테나 전깃줄이 마을까지 이어진다. 능선 위쪽 무명봉에 안테나를 세워 놓았다고 하나 확인을 하지는 못했다. 미끄러운 능선 길은 마을 위쪽에 있는 임도를 만날 때까지 연속해서 이어진다. 정선에도 봄 가뭄이 심하였는가! 계곡에 흐르는 물이 실개천을 연상케 한다. 밭에 가지런히 심어져 있는 고추나무가 정겨운 고향의 들녘을 떠 올리게 한다. 바로 앞에 유유히 흘러가는 동강의 물은 유속이 생각했던 것보다 상당히 빠르다. 까마득하게 먼 거리에 있는 상류를 바라보니, 양쪽의 높은 산자락 사이로 넓고 푸르게 흘러내리는 강물에 산 그림자와 하늘이 반사되어 한 폭의 아름다운 강변 풍경화를 그린다. 몇 년 전만 하여도 일급청정수의 물이 어느새 2급수 이하로 떨어 져 버렸다. 아마도 강 상류 쪽에 레프팅과 무분별하게 들어선 펜션들이 주범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버스에 올라 하류 쪽으로 이어지는 강변도로를 따라서 드라이브를 즐긴다. 강물은 2급수로 떨어져 버렸으나 강변은 옛 풍경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은빛으로 반짝이는 고운 모레사장과 표면이 매끄럽고 앙증맞은 몽돌 자갈밭이 눈과 마음을 즐겁게 해준다. 바위틈에는 노란색 원추리 꽃이 이색적인 풍경을 자아낸다. 어느덧 강물도 저만치 멀어지고 이리저리 구불구불하게 휘어진 고갯길을 버스는 곡예를 하듯이 슬금슬금 달려서 고개를 넘는다. 산세가 깊고 평평한 언덕처럼 자리한 구릉지가 많은 강원도에는 옛날부터 화전(火田)이 성행했다. 눈앞에 옛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화전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크고 작은 돌들이 늘려 있어서 농작물의 재배가 불가능 할 것 같은 거친 땅에는 콩들이 자라고 싱싱한 옥수수와 배추가 푸른 물결을 일렁인다. 곧 수확을 앞둔 풍성한 옥수수 밭이 살며시 품속에 와 안기는 기분을 느끼게 한다. 커다란 둥근 알을 품고 있는 양배추 밭은 청색의 구슬들이 옹기종기 모여 양탄자를 펼치고 있는 듯하다. 잎이 우산처럼 커다란 아주까리 밭은 색다른 감칠맛을 느끼게 한다. 해가 지는 방향을 따라서 고개를 돌린다는 해바라기 밭도 있다. 논이라곤 눈을 씻고 찾아보아도 없다. 밭 중앙에 돌탑 모양을 연상시키는 커다란 돌무더기에서 화전민들의 진한 삶의 향기가 물안개처럼 솔솔 피어오른다. 끝 간 데 없이 펼쳐지는 화전을 보며 정선 아리랑의 구슬픈 노래 가락을 새삼 음미해 본다. 그 구슬픈 노랫가락 속에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소박하고 꿋꿋하게 거친 삶을 살아온 사람들의 구구절절 한 사연이 배여 있다. 그때 당시만 해도 척박하고 황무지나 다름없던 땅이 이제는 젖과 꿀이 흘러 넘치는 기름진 옥토가 되어 있다. 정선읍 가수리와 남면 낙동리 경계를 이루는 닭이봉은 가장 먼저 산 꾼들의 주목을 받은 산이다. 동강변 산들의 특징을 말하라면 두 말 할 것도 없이 강을 바라보고 있는 깎아지를 듯한 높은 단애들일 것이다. 닭이봉은 그런 산들 중에서 대표적인 산이다. 다른 점이 있다면 이웃하고 있는 백운산 능선의 바위가 강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단애들인데 비해 닭이봉의 단애는 강에서 조금 떨어져 있는 높은 산 능선에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닭이봉의 바위는 백운산이나 동강변 여기저기 보이는 깎아 지른 단애와 같이 석면에 짙은 쥐색에다 붉은 색깔이 여기저기 스며 있는 그런 바위는 아니다. 이웃하고 있는 바위들의 색깔이 꽤 그로테스한 느낌을 주는 반면 닭이봉의 단애는 계룡산 삼불봉 부근이나 주흘산의 단애처럼 우리 산의 일반적인 말쑥한 바위색깔 그대로이다. 닭이봉은 굉장한 단애를 가진 봉우리들로 연결된 아름다운 능선을 가진 산이다. 이런 단애를 보려면 바위의 절리가 서로 비슷한 주흘산이나 대둔산, 덕항산으로 가야 할 것이다. 남북으로 뻗은 4km미터의 장쾌한 능선은 주흘산과 같은 느낌을 주는 단애를 이루고 있다. 동강이 정선군 가수리 가탄에서 큰 U 자를 그리며 휘 감돌아 흐르는 옆에 우람하게 우뚝 솟은 닭이봉은 마을에서 보기에도 준수한 자태를 자랑한다. 버스는 어느새 정선을 지나 영월에 들어선다. 강원도는 어디를 가도 높은 고봉준령들이 줄지어 들어앉았다. 그 비좁은 틈에 자연을 닮은 순박한 사람들이 삶의 터전을 이루며 살아 가고 있다. 몇 십 년 전만 해도 첩첩 산중 오지 이던 곳이 이제는 산과 들녘을 가로 질러 새로운 도로가 나면서 변화의 물결을 타고 있다. 들녘에는 초록물결이 출렁이고 새하얀 개망초 꽃이 가을에 피는 들국화처럼 지천에 흐드러졌다. 천혜의 환경조건을 갖추고 하늘이 내린 땅에 싱그러운 여름이 무르익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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