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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보성 오봉산, 용추폭포, 득량만.

풀꽃사랑s 2016. 10. 4. 23:36



전남 보성 하면 빼어난 산세와 아름다운 호수 그리고 눈이 시리도록 푸른 바다와 매치되는 3경이다.
여기에다 의향(충의열사), 예향(서편제), 다향(녹차)의 3향이 합쳐지니 금상첨화가 따로 없다.
최근에는 일림산과 초암산이 새로운 철쭉군락지로 부상하고 있다.
여기에 하나를 더 추가 한다면 득량만과 나란히 이웃하며 마주보고 있는 광활한
예당평야의 들녘에 그림처럼 펼쳐지는 청 보리밭이다.
파란 하늘 아래 끝이 보이지 않는 지평선너머로 살랑살랑 불어오는 봄바람에 이리저리
자유자재로 몸을 가누지 못하고
출렁이는 보리밭은 황홀하기가 그지없다.
요즘 한창 웰빙 바람을 타고 대중화의 붐이 일기 시작하는 녹차까지 가세하면서
누구나 한번쯤 가봐야 할 새로운 관광명소로 자리매김 되고 있다.

호남정맥이 솟구쳐 놓은 쟁쟁한 산들 중에 보성의 오봉산을 알고 있는 사람들은 그렇게 많지 않다.
일반적으로 다섯 개의 바위 봉우리를 거느렸다 하여 이름 붙여진 오봉산(五峯山)은
전국적으로 여러 수십 개에 이른다.
그 중 대표적인 곳은 누구나 알고 있는 강원도 춘천과 횡성 그리고 평창의 오봉산이다.
이 밖에도 경남 양산과 함양에도 동일한 이름의 오봉산이 있다.
오늘 탐방하고자 하는 보성의 오봉산은 산과 마주보며 바다가 인접해있고 깎아지를 듯
가파른 단애를 이루고 있는
수직의 바위절벽이 주위의 산들과 어우러지며 아름다운 풍광을 연출하는 곳이다.
기찻길이 지나가는 득량역에서 지방도로를 따라 버스를 타고 남쪽으로 내려서면
득량초교와 옹기종기 집들이 아담하게 들어앉은
전형적인 시골마을이 눈길을 끈다.
대형버스 한대가 겨우 달릴 수 있는 협소한 마을길을 지나면 높이가 야트막한 야산들이
그림처럼 펼쳐지는 산속에 널찍한 들녘이 들어앉아 있다.
남쪽에는 반듯한 성벽처럼 수십 미터 높이의 제방이 동서로 길게 누워있는 해평저수지가 자리하고 있다.
저수지에서 맑은 청수가 쉼 없이 쏟아져 내리는 수로 길을 가로 질러 용추교가 놓여 있다.

오봉산 탐방은 해평저수지 아래쪽에 있는 용추교에서 시작한다.
저수지에서 널찍한 농로를 따라 북쪽으로 내려서는 길 한쪽모롱이에 노란 꽃송이가 탐스러운 민들레가
얼굴 가득히 미소를 머금고 이곳을 찾아온 길손을 반긴다.
꾀꼬리 같은 노란 꽃송이 위에 앉아 정신없이 꿀을 따고 있는 자그마한 꿀벌이 앙증맞다.
농로 길을 따라 남쪽으로 약50m미터 정도 내려서면 동쪽에 산 능선으로 이어지는 오솔길 입구가 있다.
따갑게 내리쬐는 햇빛은 늦은 봄 날씨가 아니라 벌써 소리 없이 우리 곁에 성큼 다가온 여름을 방불케 한다.
포동포동하게 물이 오른 나뭇가지마다 파릇파릇한 새싹이 돋아나는 숲에서는 싱그러운 생명력이 넘친다.
부드럽고 고운 흙으로 이루어진 오솔길은 발걸음을 옮겨 놓을 때마다 장거리여행으로
지친 몸의 피로를 말끔하게 씻어 준다.
잡목만 무성한 오솔길과는 달리 눈앞에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무성한 대나무 숲이 길게 터널을 이루고 있다.
터널을 지나면 다시 낙엽이 수북하게 쌓여 있는 원시의 미(美)가 그대로 살아 숨쉬고 있는
수풀 사이로 오솔길이 이어진다.
낙엽 사이로 보라색의 얼굴을 내밀고 있는 자그마한 각시붓꽃이 완연한 봄의 정취를 만끽하게 해준다.
울창한 숲에서는 이름 모를 산새들이 저마다 목청을 높이며 아름다운 선율로 사랑의 하모니를 들려준다.
전국의 많은 산을 찾았지만 숲에서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를 들을 기회는 많지 않았다.
정겹게 들려오는 새들의 목소리를 뒤로하고 약30분 정도 언덕 오름으로 이어지는
오솔길로 올라서면 주 능선에 닿는다.
산 능선에 올라서니 순식간에 앞이 탁 트이며 바둑판처럼 널찍한 들녘과 호수처럼 잔잔한 초록색의 바다가
눈앞에 한 폭의 아름다운 그림처럼 펼쳐진다.
해안선을 가로 질러 길게 시원스럽게 놓여 있는 득량만의 방조대가 아득하게 지평선을 그린다.
남도로 가려면 반드시 이 보성 땅을 지나서 가야 한다.
매번 보성을 지날 때 마다 달리는 버스 창문너머로 어렴풋이 보아왔던
광활한 득량만을 산 능선에서 바라보니 가슴속에서 색다른 감흥이 활활 타오르는 불길처럼 일어난다.
따가운 봄 햇살이 곱게 부서져 내리는 들녘에는 파릇한 청 보리밭이
한 폭의 아름다운 수채화 같은 풍경을 연출한다.
득량이란 양식을 얻는다는 뜻을 품고 있다. 이것을 증명하는 것이 바로 득량만 안쪽의 드넓은 들녘이다.
이 들녘은 득량만 안쪽에 있는 바다를 메워 간척지를 조성한 것이다.
실제로 봄에는 보리를 가을에는 많은 벼를 수확하고 있다.
임진왜란 때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왜적과 싸울 때 이 지역에서 군량미를 얻은 일이 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올망졸망 크고 작은 섬들이 모여 있는 다도해가 정겨움을 더해주고 바다에서 시원스럽게 불어오는 해풍은
이마에서 흘러내리는 땀방울을 말끔히 씻어준다.
방파제처럼 섬들에 둘러싸인 바다는 물결초자 일렁이지 않고 끝 간데 없이 펼쳐지는 남도의 광활한 보리밭이
한데 어우러지며 비단결 같은 곱고 고운 초록색의 융단은 답답한 가슴을 뻥 뚫어준다.
이른 봄 산등성이를 온통 연분홍빛으로 곱게 물들이던 진달래는 지고 없지만 진달래 못지않은 철쭉이
소담스러운 꽃망울을 활짝 열고 길손을 반긴다.
남쪽으로 해안선과 이웃하며 나란히 이어지는 산등성이가 장쾌하게 파노라마 치며
물 흐르듯 막힘이 없이 검푸른 실루엣을 이루고 있다.
매끈하면서도 부드럽게 이어지는 오솔길 양편에는 이제 막 돋아나기 시작하는 파릇한 풀들이 싱그럽다.
주위에 펼쳐지는 풍경이 상큼한 봄 맛을 더해주는 오솔길을 이으며 바위로 이루어진 작은 봉우리에 올라서니
이번에는 높이가 약4.5m에 달하는 돌탑이 길손을 맞는다.
그 형상이 마치 시골동네의 동구밖에 세워놓은 장승을 보는 듯 정겹다.
산길 곳곳에 형성된 너들 지대에는 많은 돌들이 쌓여 있다. 돌들은 하나 같이
다른 산의 너들에서는 볼 수 없는 크기와 모양이 다양하고 널찍하며 반듯반듯하다.
한때 가난한 시절 이곳 주민들은 이 돌을 채취하여 시장에 구들장으로 내다 팔아 생계를 유지했던 시절이 있었다.
품질 좋은 구들은 마을의 자랑이자 살아가며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생계의 수단이었지만
세월의 흐름 속에 그 명맥은 끝이 나고 만다.
오늘날 그 돌들은 아담한 돌탑이 되어 오봉산을 찾아오는 길손들에게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여러 가지 다양한 모양을 갖추고 있는 약40여 개의 돌탑은 산의 주요 길목에 흩어져 세워져 있다.
사면이 탁 트여서 어디로 눈길을 주어도 아름다운 풍광이 길손의 눈을 즐겁게 해준다.
서쪽으로 눈길을 주면 나지막한 산들이 옹기종기 모여 뒷동산을 연상케 하는
산속 중앙에 해평저수지가 아담하게 들어앉았다.
옥빛의 푸른 물이 가득한 저수지 위쪽에 만발한 노란색의 유채꽃이 봄날의 운치를 한껏 북돋아 준다.
능선 동쪽은 가파른 절벽이 아찔한 천길 낭떠러지이고 서쪽은 부드러운 산비탈이다.
호젓한 오솔길 풀숲에서 요즘 좀처럼 보기 힘든 할미꽃이 길손을 반긴다.
양쪽의 산기슭에는 한창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한 산 벚꽃은 일반 벚꽃과 겨루어도
손색이 없을 듯한 아름다움을 발산한다.
벌써 만개한 꽃송이는 하늘에서 새하얀 눈송이가 사뿐히 내려앉은 듯한 착시현상을 불러일으킨다.
망망대해의 남해바다를 향해 커다란 부리를 세우고 웅크리고 앉아 있는 조새바위는
자연이 빚어 놓은 작품이라 하기에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정교하고 섬세하다.

눈앞에 높은 성곽을 연상케 하는 가파른 바위절벽이 위풍당당하게 솟구친 바위등성이에 올라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지나온 능선을 휘둘러본다.
바로 눈앞에 펼쳐지는 수려한 절경은 아름답다는 감탄사가 입에서 절로 나오게 한다.
이곳 역시 여러 개의 돌탑이 세워져 있다. 하늘을 향해 높게 솟구친 둥근 원형의 돌탑은 옛날 성곽
의 망루를 연상케 한다.
부드러운 육산과 기묘한 바위들이 혼합된 산등성이에는 이제 막 꽃망울을 터뜨리는 야생화들이 흐드러졌다.
이른 봄부터 여름을 지나 가을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의 산과들녘에는 저마다 개성이
또렷한 들꽃들이 피고 지기를 반복한다.
형형색색의 복스럽고 탐스러운 꽃송이가 귀엽고 예뻐 카메라에 담아 오곤 하지만
황량한 들녘이나 산속에서 모진 비바람을 견디며
소담스럽게 꽃을 피운 야생화를 볼 때 마다 대자연의 경이로움을 새삼 느끼곤 한다.
보라색의 꽃잎에서 신비한 사랑이 느껴지는 각시붓꽃, 하얀색의 꽃송이가 홀아비꽃대와
너무나 흡사한 옥녀꽃대는 외로운 사랑을
그리고 양지바른 곳에서 흔하게 불 수 있는 양지꽃등 산속에서 만나는 야생화는
산행의 또 따른 묘미를 음미하게 해준다.

야생화를 뒤로 하고 해발 337m미터 봉우리에 올라서면 서쪽 산중턱에 오봉산의
백미라 할 수 있는 칼바위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손바닥을 위로 세우고 손가락을 모아서 45도 각도로 굽힌 모양을 하고 30m미터 높이로 서 있는
몸집이 우람한 칼바위는
겉으로 보기에도 그 형상이 예사롭지 않다.
바위의 끝이 날카로운 칼 모양을 닮아서 칼바위란 애칭을 붙여서 부르고 있다.
칼바위는 통일신라시대 때 고승 원효대사가 수도 터로 삼고 불도를 닦았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기암이다.
전해지는 전설에 의하면 원효는 용추폭포에서 몸을 깨끗이 씻고 칼바위에 올라 도를 닦았다고 전 한다.
주변에는 개구리바위, 호랑이바위, 버선바위 등 갖가지 모양의 집채만 한 바위들이 무리를 지어 있다.
바로 앞 전방에 오봉산 정상이 손을 뻗으면 닿을 듯한 거리에 있지만 이곳에서 휘둘러 보는 풍광 또한 일품이다.
북쪽에서 남하하는 백두대간 산줄기에서 분기한 호남정맥 산줄기는 섬진강과 분수령을 이루며
광활한 호남지방의 중앙을 가로 질러 내륙 깊숙이 굽이쳐 돌아 나오며 보성에 명산들을 솟구쳐 놓았다.
전남 보성군의 중심부를 관통 하는 호남정맥 마루금은 서쪽 장흥 땅에 철쭉으로 명성이 자자한 제암산과 곰재산,
사자산을 연속에서 보성에는 제암산과 쌍벽을 이루는 일림산 과 활성산, 봉화산, 그럭재, 방장산을 솟구쳐 놓았다.
동쪽으로는 존제산을 중심으로 하여 백이산을 잇는 장대한 산줄기인 호남정맥이 팔자(八字)모양의 팔을 벌리듯이
휘감아 돌아나가며 그 팔 안쪽에 보성군을 아늑하게 품고 있다.
그래서 일까! 이곳의 산세는 높은 산들이 지붕을 이루고 있는 여느 지방 못지 않게 아름답고 준수하다.
신록의 계절 푸른 오월이면 철쭉으로 명성이 자자한 제암산과 일림산은 서로 우열을 가리기 초자 힘들 정도로
만개한 철쭉이 온 산을 붉은 빛으로 수놓는다.
또한 활성산과 봉화산 일대는 국내 최대의 녹차 밭이 푸른 융단을 펼치며 아담하게 들어앉은 곳이다.

칼바위가 내려다보이는 317m미터 봉우리에서 오봉산 정상까지는 약 1시간 거리에 있다.
높고 낮은 산등성이를 오르내리며 아기자기하게 이어지는 호젓한 오솔길은
혼자만의 사색과 낭만을 즐기기에는 그만이다.
부지런히 발걸음을 재촉하며 오봉산 정상에 올라선다. 사방이 탁 트인 오봉산의 산등성이는 어느 곳에서나
아름다운 조망을 감상 할 수 있는 전망대의 장점을 모두 갖추고 있다.
특히 고승 원효대사도 아름다운 산세에 넋을 잃었다는 오봉산 정상은 주변의
모든 풍경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또 하나의 멋진 전망대이다.
이곳에서 휘둘러보는 풍광은 과히 일품이다.
저 멀리 서쪽으로는 겹겹이 솟구친 산줄기들이 웅장한 스카이라인을 이루며 나란히 이웃하고 있는 제암산이 아련하다.
북동쪽으로 눈길을 주면 존제산이 가까운 거리에는 보성의 작은 오봉산이 한눈 가득히 들어온다.
바다 건너 남동쪽에는 고흥반도가 하늘 금을 그린다.
산줄기와 나란히 남쪽으로 길게 이어지는 해안선 안쪽에 아늑한 보금자리를 이루고 있는 크고 작은 마을은
평온함에 휩싸인 채 고요한 적막만이 흐른다.
제멋대로 휘어진 논두렁을 사이에 두고 면적이 자그마한 다랭이 논에서는
시골에서만 맛 볼 수 있는 넉넉한 풍요로움이 몰려온다.
물결조차 일렁이지 않는 바닷물이 조수간만의 차로 인하여 밀려난 자리에는
은빛의 속살을 드러낸 모래사장이 소박한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저 멀리 바다와 맞닿은 산등성이와 기슭에는 이 제막 돋아난 연두색의 새순이 형형색색의 초록융단을 펼쳐놓았다.
마음 같아서는 좀더 머물며 대자연이 연출하는 아름다운 풍광에 흠뻑 취해보고 싶다.
하나 항상 주어진 시간에 맞추어서 모든 것을 하여야만 하는 우리 내 인생사.
오늘도 여느 때와 같이 멈추지 않고 흘러가는 시간에 맞춰 하산 길을 서두른다.  
오봉산 산줄기와 나란히 이웃하며 산행 내내 환상적인 풍광을 보여주던
남해 바다와 득량만의 광활한 들녘을 뒤로하고
경사가 완만한 오솔길을 이으며 북동쪽으로 발걸음을 재촉한다.

호젓한 숲길을 따라 수십 분을 내려서면 저만치 거리를 두고 있는 계곡에서 들려오는 청아한 물소리가
고요한 산속의 적막을 가르며 메아리가 되어 울려 퍼진다.
물소리를 쫓아서 계곡으로 내려서니 양쪽으로 분지처럼 움푹 페인 깊고 깊은 협곡 중앙으로
폭이 좁은 개울에 맑은 물이 흘러내리고 있다.
개울가에는 막 피어난 새하얀 꽃송이가 탐스러운 산 벚꽃이 흐드러졌고 봄날의 따듯한 햇살이
살랑거리며 드나드는 산자락에는
싱그러운 풀밭과 신록들이 한데 어우러지며 연두 빛 수채화를 그리며 별천지를 이루고 있다.
이 깊은 산속에 많은 양의 물을 저장해 놓은 저수가 있는가! 아니면 사시사철 마르지 않고
물이 솟아올라 오는 샘이라도 있는 것일까?
개울 바닥을 가득 메우며 쉼 없이 흘러내리는 물은 언제 보아도 신비스럽다.
흘러내리는 물소리가 하모니를 이루는 계곡의 오솔길을 이으며 개울 바닥에 내려서면
양쪽으로 병풍처럼 에워싸고 있는 바위 절벽 중앙에 용추폭포가 아담하게 들어앉아 있다.
높이가 약15m미터쯤 되어 보이는 바위 절벽 사이로 하얀 포말을 일으키며 떨어지는 물줄기가 시원스럽다.
떨어지는 물줄기에서 뿜어져 나오는 차가운 냉기가 몸속으로 스며들며 데워진 열기까지 말끔하게 씻어 준다.
세차게 땅을 향해 떨어지는 물줄기가 작은 연못을 연상케 하는 옹달샘을 빚어 놓았다.
흘러내리는 물속에 손과 발을 담그고 잠시 달콤한 휴식을 취한다.
이 순간만큼은 세상에 이보다 더 부러울 것이 없다. 때때로 이렇게 사람의 손떼가 전혀 묻지 않은
대자연의 품에 안겨서 즐기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용추폭포를 뒤로 하고 다시 오솔길을 따라 내려서는 길목에서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하는 병 꽃과 노란색 꽃송이가 탐스러운
산 괴불주머니 그리고 자주색 제비꽃의 배웅을 받으며 해평저수지에서 오봉산 탐방을 마무리 한다.

나오는 길에 봉성군 득량면 송곡리 성제동에 있는 충절사를 둘러본다.
이곳에는 임진왜란 때 왜군과 싸워 크게 이기고 달아나는 적을 쫓다가 복병의 저격으로 전사한
삼세충절의 모의장군 최대성장군의 영정을 모셔 놓았다.
충절사 앞 들녘에는 한참 무르익어가는 노랑 유채꽃밭과 이삭이 올라온 청 보리밭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파릇한 지평선너머로 끝 간데 없이 펼쳐지는 보리밭과 옆쪽에 이웃하며 방실방실 미소 짓는 유채꽃이 유난히도
봄을 많이 타는 나그네의 마음을 울렁이게 한다.
해마다 제주도에서 제일먼저 봄소식을 전해주는 유채가 전국적으로 심고 가꾸는 붐이 일면서 이제는 흔한 꽃이 되었다.
활짝 피어난 유채꽃과 싱그러운 청 보리밭을 바라보며 아련하게 밀려오는 고향의 향수를 음미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