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산행 기행문

대관령 능경봉, 고루포기산.

풀꽃사랑s 2016. 10. 6. 00:05



웅장한 산들이 서로 자웅을 겨루며 산재해 있는 강원도의 많은 산들은 겨울이면 저마다

아름다운 설경을 꽃피운다.

대관령 잿마루에 자리한 능경봉과 고루포기산 또한 그 중 한곳이다.

백두대간 산줄기가 동서로 길게 병풍처럼 우뚝 솟아 있는 이곳은 11월 초순부터 꽃피는

춘삼월을 지나 4월 하순까지 자그마치 5~6개월 동안 많은 양의 눈이 쏟아져 내린다.

특히 백두대간 산줄기에 들어앉은 황병산, 발왕산, 오대산 같이 해발 1,500m 내외의

산봉우리들이 연이어 있어 한겨울이면 사람의 키를 넘을 정도로 많은 눈이 내린다.

적설량 또한 작게는 1m에서 많게는 3m에 이른다.

정해년(丁亥年) 새해에 두 번째 산행은 겨울 설경이 아름답기로 명성이 자자한 대관령

능경봉과 고루포기산이다.

특히 이번 산행 길은 여느 해와 달리 황금돼지해에 오르는 것이라 그 의미가 남다르다.

 

오늘 산행의 초입은 옛 영동고속도로 하행선 대관령 휴게소의 널찍한 주차장이다.

이곳은 매년 1월 횡계리 주민들이 대관령 북쪽에 있는 선자령과 남쪽의 능경봉을

중심으로 하여 대관령 눈꽃축제와 등반대회를 개최 해오고 있다.

주차장은 벌써 눈꽃 축제를 보려고 전국에서 구름처럼 몰려온 사람들로 인하여 발조차

옮기기 힘들 정도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제일 먼저 눈에 들어 오는 것이 풍차이다. 9년 전만 해도 없었는데 널찍한 주차장 한쪽에는

최근에 설치한 듯한 풍력 발전기가 세워져 있고 휴게소 옆쪽에는 동력박물관이

자리하고 있다. 저 멀리 선자령 산등성이에도 수십 대의 풍차가 세워져 있다.

먼저 산행을 하기에 앞서 박물관부터 한 바퀴 쭉 둘러보고 동쪽으로 발걸음을 재촉한다.

도로를 벗어나 긴 계단 길을 올라서니 영동고속도로 준공기념비가 길손을 반긴다.

이기념비는 1975년 서울에서 강릉을 잇는 영동고속도로를 준공 하면서 한국

도로공사에서 세운 것이다.

서쪽을 향해 머리를 들고 있는 거북이 등위에 하늘을 향해 높이 우뚝 솟은 기념비가

인상적이다.

 

이곳에는 동해바다에서 병풍처럼 앞을 가로 막고 있는 백두대간 능선을 넘어 세차게

불어오는 바람이 사계절 내내 불어오는 곳으로 명성이 자자한 곳이다.

오늘도 변함없이 차가운 눈바람이 얼굴과 볼을 때린다.

9년 전인 1998년 11월15일 강원도 삽당령 고갯길에서 고루포기산과 능경봉 정상을 지나

산등성이에 어둠이 내리기 시작하는 초저녁 무렵 이곳에서 태풍을 방불케 하는

바람을 등지고 이 기념비를 보았던 일이 아련한 추억되어 떠 오른다.

그때 당시 기념비를 카메라에 담으려다 그냥 지나쳐 내려온 것이 항상 내 마음 한구석에

아쉬움이 되어 남아 있었다.

오늘 그때 담지 못한 기념비를 사진으로 남긴다.

매서운 바람이 겨울 날씨답게 매섭게 휘몰아치지만 예상과는 달리 몸으로 직접 느끼는

체감온도는 그렇게 춥지는 않다.

오히려 높고 푸른 새파란 하늘은 가을을 연상케 한다. 높은 산들이 사방을 병풍처럼 감싸고

인근에 있는 경포대와 동해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공기를 깨끗하게 정화시켜 놓았나!

보다. 구름조차 드리워지지 않은 파란 하늘에서 붉은 햇살이 대지 위에 곱게 부서져

내린다.

 

영동고속도로 기념비에서 우측으로 능경봉과 고루포기산 안내도(案內圖) 와 능경봉을

자세하게 소개해 놓은 안내간판이 서 있다.

오솔길처럼 널찍하게 이어지는 능선 길을 따라 발걸음을 재촉하여 남쪽으로 700m 정도

올라서면 산불감시초가 자리하고 있다.

기념비에서 이곳까지는 허허 벌판을 연상케 할 정도로 능선 길 주위에 나무들이 없다.

모든 것을 날려버릴 것만 같은 기세당당한 바람과 맞서며 산비탈에 빼곡하게 나무들이

자라고 있는 숲길로 부지런히 발걸음을 재촉한다.

울창하게 나무들이 원시림의 숲을 이루고 있는 이곳에서는 세차게 불어오는 북서풍도 그

기세가 한풀 꺾인다.

전날 내린 새하얀 눈이 능선과 산등성이에 수북하게 쌓여있다.

하얀 융단을 깔아 놓은 듯한 눈이 바람에 휘날린다. 항상 바람이 멈추지 않고 불어오고

낮과 밤의 온도차이가 크게 나서 일가 쌓인 눈은 물기조차 없다.

나지막한 키에 나뭇가지들이 무성한 참나무 숲은 갈색이 아닌 검은색이다.

 

검은색의 나무들과 하얀 흰색의 눈이 어우러지는 풍경은 겨울에만 맞볼 수 있다.

경사가 급하지 않고 완만하고 부드럽게 이어지는 능선 길을 이으며 능경봉 정상에 올라선다.

대관령 휴게소에서 이곳까지는 약30분 정도 소요된다.

서쪽아래에 영동고속도로가 내려다보이고 동쪽으로는 동해바다가 어렴풋이 얼굴을 드러낸다.

백두대간 산줄기에 옹골차게 들어앉은 해발 1,123m의 고산답게 산 정상에는 바위로 만든

정상석이 세워져 있다.

1998년 백두대간 산행을 하며 이곳에 올라섰을 때에는 나무로 만든 정상 표지목이 세워져

있었다. 그때 당시 보았던 풍경이 많이 바뀌어 있어 생소한 느낌이 든다.

정상 주위에는 키가 높은 잡목들이 병풍처럼 에워싸고 있지만 이곳에서 휘둘러 보는

겨울 풍경은 색다른 맛이 있다.

 

저 멀리 북쪽으로 여인의 허리선처럼 미끈한 백두대간 산줄기가 하늘과 맞닿았다.

구릉지처럼 평평한 산비탈에는 풍력발전을 하기 위하여 세워 놓은 풍차가 이색적인 겨울

풍경을 선물한다.

바로 아래쪽에는 아담하게 자리 잡은 대관령 휴게소와 고랭지 채소밭이 눈길을 멈추게 한다.

서쪽에는 제왕산이 옹골차게 들어앉아 있다. 저 멀리 남쪽에는 오늘 올라야 할 고루포기산

과 대관령 전망대가 아스라하다.

앙상한 나뭇가지만 남은 상수리나무들이 깊은 겨울잠을 자며 어서 새봄이 오기를

고대하고 있다.

자그마한 꽃망울을 보는 듯한 진달래꽃 겨울눈이 앙증맞은 얼굴을 하고 이곳을 찾은 길손을

반긴다.

정상에서 주위에 펼쳐지는 겨울 풍경을 휘둘러 보고 경사가 조금 급한 능선 길을 이으며

발걸음을 재촉한다.

 

제법 굵은 참나무들이 들어찬 돌길을 200m미터 정도 내려서니 행운의 돌탑이

능선 길 오른쪽에 자리하고 있다.

깊은 산중의 고갯마루에서 이러한 돌탑을 종종 만나게 된다.

옛 선조들은 험준한 산길을 지날 때 마다 길에 흩어진 크고 작은 돌을 하나씩 주워 한곳에

쌓아 자연스럽게 탑을 조성하게 되었다.

돌탑이 품고 있는 뜻은 여행길의 안전과 복을 비는 소박한 마음이 담겨 있다.

이곳에 있는 행운의 돌탑은 우리 선조들의 아름다운 풍습을 오늘에 되살려 역사의 발자취를 찾아

백두대간 산줄기인 이곳을 찾는 길손들이 하나 둘 돌을 쌓아서 세워놓은 것이다.

그것이 계기가 되어 오늘날에도 이곳을 지나는 길손들은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저마다 이 돌탑에 정성을 듬뿍 담은 돌 하나씩을 쌓고 백두대간의 힘찬 정기를 받아 건강과 행운을

나눌 수 있기를 소원하고 있다.

그러나 모두들 지나가기가 바쁘지 행운의 돌탑에 돌을 주워 올려놓는 산 꾼은 많지 않다.

나 또한 바쁜 걸음에 사진만 찍었지 돌을 올려놓는 것을 까맣게 잊고 그냥 지나치고 만다.

 

산 능선 길 양쪽에는 앙증맞은 꽃눈이 다닥다닥 매달린 진달래가 울창하게

군락을 이루고 있다.

금방이라도 향긋한 진달래꽃향기에 흠뻑 취할 것만 같다.

연분홍 진달래꽃이 만개하여 미소 짓는 늦은 봄날이 눈앞에 그림처럼 펼쳐지는 듯하다.

하늘을 향해 훌쩍 자란 참나무들이 원시림을 방불케 한다.

가벼운 마음으로 능선 길을 이으며 지나간다.

전방에 동쪽과 서쪽으로 힘차게 뻗어 내린 장엄한 산줄기가 길게 누워있다.

이 산줄기 아래쪽 중앙을 가로질러 영동고속도로 1터널이 지나고 있다.

영동고속도로 터널이 통과는 횡계치를 지나 내려서면 평평한 안부처럼 보이는 제1쉼터이다.

양쪽에 있는 산등성이가 바람막이 역할을 해주어서 중식을 먹고 쉬어가기에는 아주 적합한

장소인 듯하다.

 

여러 사람이 한꺼번에 쉬어 갈수 있는 평평한 쉼터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산행을 하면서 지친 몸을 쉬며 저마다 준비해온 도시락으로 중식을 하고 있다.

쉼터를 지나 전방에 보이는 나지막한 봉우리에 올라선다.

멀지 않은 거리에 대관령 전망대를 조망하며 적당한 장소를 정해서 함께 산행에 참가한

회원님들과 함께 맛있는 중식을 먹는다.

분주하게 움직일 때에는 그렇게 추운 줄조차 몰랐다.

몸을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앉아 있으니 솔솔 불어오는 겨울바람이 한기를 느끼게 한다.

서둘러 중식을 마치고 대관령 전망대로 발걸음을 재촉한다.

 

경사가 완만한 능선 길을 이으며 가뿐한 마음으로 대관령 전망대에 올라선다.

사방이 탁 트인 전망대에 올라서니 이제까지 몰려오던 모든 피로가 사라진다.

지나온 능경봉 정상에서 보았을 때에는 그렇게 멀게만 보이던 모든 풍경들이 마치 손에

닿을 듯 한 거리에 있는 듯하다.

선자령 구릉지에 설치되어 있는 풍차가 불어오는 겨울바람을 맞으며 힘차게 돌아간다.

대관령 고랭지 채소밭이 지척에 있는 듯하다.

새하얀 눈이 하얀색의 융단을 깔아 놓은 듯한 백두대간 마루금은 언제 보아도 정겹다.

수년 전에 그렇게 했듯이 저 멀리 선자령 뒤편에 하늘과 맞닿은 소황병산을 넘어 오대산

노인봉을 다시 한 번 넘어가고 싶은 유혹을 느낀다.

그때 당시는 왜 그리도 힘들게 넘을까! 바로 눈앞에 그림처럼 펼쳐지는 백두대간 마루금은

나에게 남다른 감회를 맛보게 해준다.

 

대관령 휴게소에서 보았을 때는 그냥 밋밋하게 보이던 능경봉이 또 다른 얼굴로 다가온다.

남쪽으로 하늘을 향해 붕긋하게 솟구친 고루포기산이 한눈에 들어온다.

대관령 전망대를 뒤로하고 5분 정도 내려서니 오목골 삼거리다.

삼거리에는 옛날 이 고갯길을 넘었던 마을 주민들이 정성 들여쌓은 아담한 돌탑이 있다.

돌탑을 뒤로 하고 오목골 삼거리에서 20분 거리에 있는 고루포기산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수년 전 백두대간을 하며 올라 보았던 고루포기산이 지금은 어떤 모습으로 나를 맞을까!

마음은 벌써 고루포기산으로 달린다.

사뿐히 하얀 눈이 내려앉은 강원도의 겨울 산 설경은 언제 보아도 아름답기가 그지없다.

눈앞에 바라보이는 우람한 몸집을 하고 하늘 높이 솟구친 산등성이는 모두가

준엄하게 보인다.

 

백두대간 산행의 아련한 추억을 떠올리며 고루포기산 정상에 올라선다.

9년 전 이곳에는 삼각점만 외롭게 놓여 있는 것을 보았다.

종전에 없었던 정상표지목이 새롭게 서 있고 삼각점은 눈 속에 묻혀 버렸는지 보이지 않는다.

이곳 역시 지나온 대관령 전망대 못지않게 주위에 펼쳐지는 풍경을 한눈에 볼 수가 있다.

동쪽에는 백두대간 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듯 한 장대한 산줄기가 피덕령을 지나

끝 간 데 없이 길게 파노라마 친다.

북쪽으로 눈길을 주니 지나온 능경봉이 손에 닿을 것만 같은 거리에 있다.

저 멀리 서쪽에는 높은 고산준령의 산등성이가 병풍처럼 에워 감싸며 황량한 겨울 풍경을

보여준다.

오늘 산행 내내 그림자처럼 함께 했던 선자령도 바로 코앞에 있는 듯한 착시현상이 일어난다.

남쪽으로 길게 삽당령 고개로 힘차게 백두대간 산줄기가 이어진다.

주마등처럼 지나가는 옛 추억을 뒤로하고 종전에 지나온 오목골 삼거리로 발걸음을 옮긴다.

 

삼거리에서 오늘 산행의 아름다운 추억을 뒤로 하고 오목골로 하산을 시작한다.

완만한 능선 길은 미끄럽기가 그지없다.

오목골 계곡이 가까워지며 가파른 경사는 더욱더 급경사로 이어진다.

위험한 구간에는 다행히도 누군가 밧줄을 나무에 매어 놓아서 그나마 내려서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이렇게 밧줄을 잡고 약5m 정도를 힘겹게 내려선다.

산행을 하면서도 땀을 흘리지 않았는데 여기서 진땀을 흘린다.

오목골 계곡까지 내려서니 꽁꽁 얼어 버린 얼음장 속으로 졸졸 소리를 들려주며

흘러내리는 물소리가 정겨움을 더해준다.

깊은 산골짜기여서 아직 오염되지 않은 계곡과 나란히 오솔길이 이어진다.

나란히 어깨동무를 하고 이어지는 오솔길이 끝나는 지점에 이르니 큰골 안내 간판이 서있다.

간판이 서있는 곳에서 멀지 않은 거리에 오늘 하산 지점인 도암교가 눈에 들어온다.

산등성이에는 겨울 산의 백미인 소나무는 한 그루도 볼 수가 없었다.

그러나 해발이 낮은 나지막한 산비탈에는 소나무들이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다.

저물어가는 짧은 겨울 햇살이 소나무 숲에 곱게 부서져 내린다. 햇살이 내려앉은 솔잎이

황금빛으로 곱게 물든다.

꼭 황금 송을 보는 것만 같다. 경사가 완만한 산기슭에는 소들이 마음껏 한가롭게 뛰어 놀며

풀을 뜯는 풀밭이 조성되어 있다.

긴장이 풀려서 일까 도로를 따라서 내려서며 엉덩방아를 두 번 이나 찧었다.

바람과 햇볕이 좋은 남향에는 많은 황태덕장이 있다.

황태는 추운 겨울에 일교가 심한 이곳 대관령이 제격이다.

황태덕장에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명태들이 차가운 눈바람을 맞으며 얼고 마르기를 반복하며 속살이 노란 맞잇는 황태가 생산된다.

 

이곳에서 황태가 생산된다는 말만 들었지 직접 덕장을 보기는 처음이다.

추운 겨울바다에서 사나운 파도가 밀려오듯이 이곳에는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는 광풍(狂風)이 휘몰아친다.

이 바람을 이용하여 옛 선조들은 겨울이면 동해바다에서 올라오는 명태를 말려

황태를 생산했다.

지금은 그 바람을 이용하여 전기도 생산하고 있다.

이렇듯 예나 지금이나 주어진 환경을 지혜롭게 이용하고 있다.

오늘 산행의 모든 일정을 도암 마을에서 종료한다.

칠흑 같은 땅거미가 서서히 내리는 대관령에 바람이 불어오며 겨울밤이 깊어간다.

 

우리민족의 영산(靈山)인 백두산(白頭山)에서 남하는 백두대간 산줄기는 한반도의 중앙을

동서로 가르며 남쪽으로 내려온다.

한반도의 허리에 해당하는 강원도에서 남하하던 백두대간 마루금은 그 방향을 동해로

살짝 틀면서 설악산(1,708m), 오대산(1,563m), 황병산(1,407m), 선자령(1,157m)등

해발이 일천 미터가 넘는 높은 산들을 솟구쳐 놓았다.

선자령에서 대관령으로 내려서며 몸을 다소 낮추었다가 다시 남쪽으로 뻗어 능경봉(1,123m)

고루포기산(1,238m)을 일으켜 놓았다.

이 높은 산들의 무리 중에서 선자령과 능경봉은 매년 1월 횡계리 주민들이

대관령 눈꽃축제와 등반대회가 열리는 대상지로 애용하고 있다.

대관령을 찾는 90% 이상의 사람들은 북쪽에 있는 선자령을 선호한다. 반면 남쪽에 있는

능경봉은 찾는 사람들이 적어서 호젓하게 산행을 즐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능경봉 산 정상에는 영천이 있어 기우제를 지냈고 날씨가 맑은 날에는 울릉도가 보인다고

전해진다. 늦은 봄이면 산등성이에 진달래가 만발하고 겨울에는 무릎이 빠질 정도로

눈이 많이 내리는 곳이다.

그러나 비교적 힘들이지 않고 눈 덮인 겨울 산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대관령 줄기에 솟구쳐 있는 다른 산에 비해 산행거리가 비교적 짧고 주변의 아름다운 풍경

을 수시로 볼 수 있어 북쪽의 선자령과 함께 각광 받는 산이기도 하다.

간성의 청간정(淸澗亭), 강릉의 경포대(鏡浦臺), 고성의 삼일포(三日浦), 삼척의 축서루(竹西樓)

양양의 낙산사(洛山寺), 울진의 망양정(望洋亭), 통천의 총석정(叢石亭), 평해의 월송정(越松亭)

이 관동 팔경이다. 월송정 대신 흡곡(歙谷)의 시중대(侍中臺)를 넣는 경우도 있다.

 

위에 열거한 관동 팔경에 버금가는 횡계팔경(橫溪八景)이 옛 문헌에 전해져 오고 있다.

그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도산광풍(刀山狂風)-칼산에 휘몰아치는 매운바람.

황병백운(黃炳白雲)-황병산의 높이뜬구름.

영노행(嶺路行)-대관령 아혼아홉구비 돌아 오가는 행인.

횡계수조(橫계垂釣)-횡계리 삼정평의 고기낛는 것,

고루청월(高樓晴月)-고루산에 맑게 갠 달,

효성제월(曉星霽月)-효성산의 밝은달,

상풍영조(祥鳳嶺照)-상봉령의 해가지는광경,

능정출일(能政出日)-능정산에 해가 돋는 광경을 표현했다.

이 내용을 보아도 대관령이 얼마나 명성이 자자했는지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