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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보성군 웅치면 일림산, 아미봉, 한치재 철쭉산행.

풀꽃사랑s 2021. 1. 24. 14:03

전남 보성군 웅치면 일림산, 아미봉, 한치재 철쭉산행.

전라남도 보성군 웅치면 남쪽에 아담하게 들어앉아 있는 일림산(日林山 해발 667.5m)은 장흥 제암산 정상에서 남하하는 호남정맥 마루금상에 높게 솟구쳐 있는 산이다. 일림산 정상에서 남쪽으로 보성강의 발원지인 용추계곡과 이곳에서 흘러내리는 물이 빚어 놓은 용추폭포를 품고 있다. 전남 장흥군과 보성군의 경계를 이루고 있는 일림산은 해발667.5m미터 높이의 나지막한 산이지만 호남 정맥의 힘찬 기운을 다시 일으켜 세울 만큼 빼어난 산세로 이루어져 있다. 일림산 정상은 바위가 솟구쳐 있는 산이 아닌 부드러운 흙으로 이루어진 육산이다. 산 정상에서 8부 능선인 북사면에는 약100ha(ha=헥타르)의 널찍한 면적에 철쭉나무가 무리를 지어서 거대한 꽃밭을 이루고 있다. 약100ha를 평수로 환산하면 약3백삼십만 평에 이르는 거대한 면적이다. 파릇파릇한 연두색 신록이 싱그러워 질 무렵인 5월 초가 되면 일림산 정상을 비롯하여 인근에는 활짝 만개한 자홍색의 철쭉꽃이 천상화원을 펼친다. 일림산의 철쭉은 기존에 철쭉꽃으로 명성이 자자하게 알려진 영주 소백산, 전북덕유산, 지리산, 장흥제암산, 경남 합천 황매산 보다 조금 늦게 알려졌다. 그러나 지금은 기존에 알려져 있던 철쭉명소와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하며 전국에서 유명세를 알리고 있다.

 

일림산은 높은 고산에서 볼 수 있는 평평한 구릉지처럼 유순한 산세에 자홍색의 비단결 같이 부드럽고 고운 융단을 깔아 놓은 듯한 철쭉꽃밭은, 매년 많은 상춘객들과 산 꾼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펑퍼짐한 고원처럼 사방이 확 트인 일림산 정상에서면 남쪽으로 비취색의 바닷물이 일렁이는 덕량만과 그 너머로 고흥반도가 지척에 있다. 정상에서 북서쪽으로 장흥사자산(해발668m)에서 제암산으로 힘차게 뻗어 오른 호남정맥 마루금을 비롯하여 천관산(해발723m)과 저 멀리 광주 무등산(해발1186.8m)까지도 한눈에 보인다. 이 밖에도 영암 월출산(809m), 고흥 팔영산(609m)등 전남의 명산들을 한눈에 조망 할 수가 있다.

 

일림산 일대는 우리나라에서 차밭이 많다고 알려져 있는 보성에서도 가장 많은 면적의 차밭이 이곳 산자락에 있다. 또한 일림산에는 전국최대의 철쭉군락지를 품고 있다. 이웃에 있는 제암산철쭉과 동일한 품종인 겹산철쭉이며 꽃송이는 자홍색이다. 특히 남쪽에 비취색의 푸른 바닷물이 일렁이는 득량만에서 불어오는 해풍을 고스란히 맞고 자란 철쭉꽃이라 꽃송이가 육지에서 자란 것 보다 더 선명하고 붉은색이다. 활짝 만개한 겹산철쭉 군락지를 걸으면 마치 붉은 꽃물결이 일렁이고 있는 터널을 지나는 기분이 들게 해준다.

 

일림산 정상에서 남쪽으로 눈길을 주면 수정처럼 맑고 청명한 비취색의 바닷물이 마치 널찍한 호수처럼 보이는 만이 있다. 이만이 전남 보성군과 고흥군 사이에 있는 득량만(得粮灣)이다. 이곳의 지명이 득량만으로 부르게 된 연유는 임진왜란(壬辰倭亂)당시 이곳에서 맹활약을 했던 충무공 이순신장군이, 이곳에 있는 장흥부 목장에서 군수물자인 식량을 구입하고서부터 그렇게 불렀다고 전해지고 있다. 고흥반도에서 지척의 거리에 있는 득량도는 행정구역은 전라남도 고흥군 도양읍에 속해 있다. 득량도는 득량만 안쪽에 있는 해산선길이가 6.5㎞로 보성만 입구를 가로막고 있는 해상교통상의 요지이다. 구릉성 산지가 많으나 해안선 포구지대에는 바다를 메워서 조성한 농경지가 잘 개발 되어 있다. 전남 보성 오봉산에 올라서서 보면 바다를 메워서 간척지를 개간한 광활한 농경지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섬의 북서부와 남서부에 여객선이 들어올 수 있는 선착장 시설이 잘되어 있다. 일림산 정상에서 동쪽으로 이어지는 호남정맥마루금과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하며 남쪽방향에 있는 득량만은 일림산 종주 산행을 마칠 때 까지 계속해서 조망할 수가 있다.

내룍의 깊은산속에서 볼 수 있는 철쭉을 일림산에서 보았답니다. 딱 한그루 뿐입니다.

 

한반도의 온 산천을 화사하게 물들이는 봄의 전령은 누가 뭐래도 연분홍 진달래이다. 겨우내 움츠렸던 잿빛 산천을 일순간 연분홍색으로 변모시키는 연분홍 진달래는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꽃이다. 그런 연분홍 진달래가 지고 나면 철쭉꽃이 바통을 이어받아 수줍은 듯 고운 자태를 뽐내며 또 다시 온 산을 진홍색으로 불태운다. 연분홍 새잎이 돋아나기 전 발랄하게 활짝 만개하는 진달래와는 달리, 철쭉꽃은 싱그럽게 짙어가는 파릇파릇한 연두색 신록을 배경으로 차분하게 그 모습을 드러낸다. 철쭉꽃 꽃송이는 진달래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지만 독성을 품고 있어, 한때는 사람들로부터 개 꽃이라 불리며 천대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소도 먹지 않는다는 철쭉꽃이 이제는 연분홍 진달래 다음으로 봄을 대표하는 꽃이 되었다.

 

봄을 대표하는 꽃인 연분홍 진달래는 소나무그늘이나 잡목 숲 아래에서도 잘 자란다. 그러나 철쭉꽃은 대부분 넓은 초원으로 이루어진 대 평원에서 화사한 꽃을 피운다. 경남 남해 망운산. 합천 황매산, 전남 장흥 곰재산, 보성 일림산, 초암산, 전북 남원 봉화산, 지리산 세석, 바래봉, 경북 영주 소백산 비로봉, 국망봉, 경기도 축령 서리산, 강원도 두위봉, 태백산, 전북 덕유산 등이 대표적인 철쭉 군락지이다. 이곳은 봄에는 철쭉과 많은 종류의 야생화들이 꽃밭을 이루고 가을이면 아름다운 황금빛 억새꽃의 꽃물결이 일렁이는 산이다.

 

바야흐로 연두색 신록이 무르익어가는 5월이다. 이제부터 파릇파릇한 연두색 신록이 아름다움을 펼치는 푸른5월의 축제가 시작된다. 따뜻한 봄볕’이 찼다 더웠다 변덕을 부리는 봄바람 사이에 치여 미처 피우지 못했던 봄꽃들은, 봄바람의 심술이 한풀 꺾이는 이때에 이르러 만개하고, 나비도 벌도 벌판으로 날아든다. 물기가 듬뿍 오른 차(茶)나무들은 여린 새싹을 틔우고, 동네방네 차향을 퍼뜨린다. 자연은 벌써 연두색 신록이 푸른 5월의 축제를 벌이고 있다. 이미 베풀어진 계절 앞에 사람들은 잔칫상을 차려 놓고 외지의 사람들을 불러 모은다. 전국 각지에서 꽃으로, 보리로, 차로 연두색 푸른5월 달이 주는 선물을 앞세워 잔치판을 벌인다. 연두색신록이 푸른 5월 한 달간 예정된 대규모 축제만도 전국적으로 20여개가 성대하게 열리고 있다. 여기에다 이름 없는 작은 축제는 숫자를 헤아릴 수 없이 많다. 동서남북 사방 어디로든 발길 닿는 대로 가다 보면 궁극엔 축제의 장에 도달하게 되는 것도 연두색신록이 푸른 5월 달이 우리들에게 주는 값진 선물이다.

 

연두색신록이 푸른 5월 달은 가족들이 화합의 정을 나누는 가족의 달이기도 하다. 경제는 어렵고 세상엔 우울한 뉴스가 넘쳐나도 지금은 가족모두가 즐기면서 기쁨을 누려야 하는 시절이다. 함께 손을 잡고 대문 밖으로 나가 대자연을 찾아가면 눈앞에서 축제가 벌어지는 광경을 보게 될 것이다. 팍팍하고 고단한 현실은 잠시 잊자. 이들 자연이 베푼 축제를 즐기다 보면 그래도 또 한 해는 견딜힘을 얻게 되지 않을까?

 

매년 5월초가 되면 남도에 있는 장흥제암산과 일림산은 활짝 만개한 자홍색 철쭉꽃이 향연을 펼치는 꽃물결이 산 전체에 일렁인다. 대자연의 순리에 맞추어 진한 선홍색으로 온산을 진홍색으로 붉게 물들이며 활짝 만개한 철쭉꽃군락지에서 매년 철쭉제가 성대하게 열리고 있다. 올해도 역시 성대하게 열리고 있는 철쭉제와 활짝 만개한 자홍색의 철쭉꽃을 보려고, 전국에서 구름처럼 모여든 상춘객과 산 꾼들이 도로를 가득 메우고 있다. 남쪽에 있는 일림산 정상으로 올라서는 탐방로는 다양하게 있다. 통상 일림산이나 제암산 종주산행을 즐기는 산 꾼들은 싱그러운 편백나무 숲길에서 남쪽에 있는 골치고개로 올라서는 길을 선호하고 있다. 오늘 나 역시 편백나무 숲길을 이용하여 일림산 종주산행을 계획하고 있다.

 

남쪽에 있는 일림산 용추계곡에서 흘러내리는 청명하고 맑은 물은 이 넓은 들녘에서 자라고 있는 농작물의 젖줄이자 생명수이다. 곳곳에 물이 넘쳐흘러 내려가고 벌써 남도의 들녘에서는 모내기가 한창이다. 도로가에는 붉은 꽃잎을 펼친 연산홍과 꽃송이가 붉은 토끼풀이 길게 꽃길을 이루고 있다. 오늘 탐방할 일림산 종주 산행 길은 전남 보성군 웅치면 용추마을에서 남쪽방향에 있는 골치재로 올라서며 시작한다. 동쪽에 있는 일림산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서쪽으로 마주 보고 있는 장흥 제암산도 역시 이 탐방로를 이용하고 있다.

용추마을에서 남쪽에 있는 일림산 용추계곡물이 흘러가는 계곡을 남북으로 가로 질러 놓여있는 목교를 건서서면 빼곡하게 무리지어 있는 싱그러운 편백나무숲길이다. 초입부터 빼곡하게 숲을 이루고 있는 연두색 파릇한 잎이 싱그러운 편백나무숲길은 용추계곡 내내 이어지고 있다.

 

용추계곡 동쪽에 있는 아름다운 용추폭포를 보고 산행을 진행 했으면 하였으나 오늘 일림산 종주 산행길이 멀다. 많은 아쉬움이 남지만 용추폭포는 다음에 기회가 되면 다시 찾아보기로 하고 발걸음을 재촉하며 싱그러운 편백나무가 울창하게 우거진 숲길로 발걸음을 재촉하며 올라선다. 나무의 밑동이 미끈하고 몸 전체가 붉은색인 편백나무는 사계절 내내 푸른 잎이 싱그러운 상록수이다. 우리나라에서 편백나무 숲이 가장 아름다운 산이 장흥 억불산이다. 이 외에도 거제도와 경남 진해 웅산등 주로 겨울철 날씨가 비교적 온아한 지역에서 조경용 상록수로 많이 심고 있다. 호남정맥 종주 산행을 하면서 전라남도 남쪽지방에 있는 산에서 종종 볼 수가 있었다. 울창하게 우거진 숲길 바닥에는 흙과 함께 크고 작은 돌들이 깔려있다. 조용한 산속에 용추계곡에서 흘러내리는 물소리가 정겨운 사랑의 하모니를 들려준다.

 

용추마을을 출발하여 잎이 싱그러운 편백나무숲길을 지나 약 40분정도 부지런히 발품을 팔면서 남쪽으로 올라서면 골치사거리 갈림길이다. 사거리 갈림길에서 서쪽으로 올라서면 전남 장흥군 사자산, 곰재산, 제암산 정상으로 올라서게 된다. 동쪽은 오늘 종주해야할 일림산 정상이다. 북쪽은 지나온 용추마을로 내려서는 길이다. 남쪽은 장흥 안양으로 내려서는 길이다. 보성일림산과 장흥 제암산을 찾는 산 꾼들은 골치사거리에서 서로 각자 갈 길을 찾아서 산행을 진행하고 있다. 골치사거리에서 동쪽방향에 지형도에 표기되어 있는 작은봉까지는 경사가 급한 오름으로 이어진 언덕길을 힘겹게 올라서야 한다. 나 자신과 힘겨운 싸움을 벌이며 작은봉에 올라섰다가 다시 발걸음을 재촉하며 약10분 정도 거리에 있는 해발 614m미터 봉우리인 골치산 정상에 올라선다. 산의 높이가 동네뒷동산 같지만 골치산 정상에 올라서면 동쪽방향으로 앞이 확 트이면서 호남정맥 마루금상에 우뚝 솟구쳐 있는 일림산 정상이 조망된다. 여기서부터 파릇파릇한 연두색 신록이 싱그러움을 더하여 주고 활짝 만개한 철쭉꽃이 이 먼 곳까지 찾아온 길손을 반긴다.

 

일림산이나 제암산에서 볼 수 있는 철쭉은 대부분 꽃송이가 진한 자홍(紫紅)색이다. 아마도 그 연유는 남해바다에서 불어오는 매서운 해풍의 영향이 아닌가 생각된다. 실제로 강진 만덕산, 주작, 덕룡산, 해남 두륜산, 달마산 거제도 계룡산, 대금산등 바다와 인접해 있는 산에서 만나는 진달래나 철쭉꽃은 꽃잎의 색깔이 유독 진하고 붉은색이다. 산행 초입에서 만나는 철쭉꽃은 진한 자홍색만 있는 것이 아니라 소수이지만 꽃잎이 흰색인 철쭉도 있다. 또한 내륙의 높고 깊은 산속에서 볼 수 있는 꽃잎이 연한 연분홍색 철쭉꽃도 있다. 골치산 정상에서 저 멀리 눈앞에 보이는 일림산 정상은 옛날 신라의 왕들이 편히 잠들어 있는 집채만 한 둥근모양의 봉분(封墳)을 보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게 해준다. 지금이 활짝 만개한 철쭉꽃이 아름다울 때 인 만큼 눈앞에 평평한 언덕길 같은 널찍한 능선 길 중앙으로 붉은색의 꽃물결이 일렁이고 있다. 능선 길 양쪽 산비탈에는 파릇파릇한 연두색 신록이 싱그러움을 더하여 준다.

 

골치산 정상에서 전방에 보이는 일림산 정상으로 올라서는 능선 길에는 키가 2m이상 자란 철쭉나무가 자홍색의 아름다운 철쭉꽃이 꽃 터널을 빚어 놓았다. 자홍색의 아름다운 철쭉꽃이 꽃 터널을 이루는 경사가 완만한 호젓한 오솔길처럼 이어지는 언덕길로 발걸음을 재촉하며 올라선다.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면서 파릇파릇한 연두색 신록의 아름다운 풍경과 운치를 마음껏 즐겨본다. 아름답게 핀 철쭉꽃 향기에 흠뻑 취하다 보니 정상으로 올라서는 길이 힘든 것조차 잊어버린 지 오래다. 철쭉꽃향기 그윽한 능선 길을 지나서 해발667m인 일림산 정상에 올라선다. 몇 년 전 호남정맥 종주산행을 할 때만 해도 허리가 부러진 삼비산 정상석이 있었다. 사실 일림산은 해발 625.6m미터 봉우리인 일림산과 해발667.5m미터 봉우리인 삼비산으로 나뉘어져 전남 보성군과 장흥군 사이에 서로 갈등이 있었다. 이런 연유로 하여 2006년 국토지리정보원 중앙지명위원회에서 해발667.5m미터 봉우리인 삼비산이, 일림산 주봉에 편입되면서 기존에 문제가 되었던 양쪽 지방자치단체간의 송사가 모두 일 달락 되었다.

 

사방이 확 트인 일림산 정상에서 휘둘러보는 풍경은 과히 일품이다. 북서쪽으로 눈길을 주면 사자산, 곰재산, 제암산으로 길게 파로라마치고 있는 호남정맥마루금 양쪽으로 파릇파릇한 연두색 신록이 절경을 이루고 있다. 뿐만 아니라 마루금 중앙으로 펑퍼짐한 산비탈에는 일림산 못지않게 활짝 만개한 철쭉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다. 마음 같아서는 붉은색의 꽃물결이 일렁이고 있는 제암산으로 달려가고 싶지만 그럴 수가 없다. 한꺼번에 두 곳을 모두 탐방하기에는 무리한 산행길이다. 일단 오늘 산행을 계획한 일림산 종주길이나 신경을 쓰려고 한다.

 

파릇한 연두색 신록같이 푸른 하늘아래쪽에 어깨를 나란히 하며 겹겹이 깊은 협곡을 이루고 있는 산등성이들이 정겨움을 더하여 준다. 남쪽으로 비취색의 푸른 바닷물이 일렁이고 있는 득량만이 있다. 청명하고 맑은 연두색 바닷물이 일렁이는 득량만은 바다가 아니라 아름다운 호수처럼 보인다. 일림산 정상역시 제암산 정상에서 보았던 호남의 명산들을 조망 할 수가 있다. 동쪽으로 눈길을 주면 저 멀리 고흥반도와 거금도, 팔영산이 한눈 가득히 들어온다. 남쪽으로 눈길을 주면 장흥 사자산, 억불산, 천관산이 얼굴을 드러내고 있다. 서쪽과 북쪽으로 눈길을 주면 장흥 사자산과 곰재산, 제암산이 바로 지척에 있다. 북동쪽으로 눈길을 주면 영암 월출산이 아련하다. 일림산 정상에서 남서쪽 회령봉으로 내려서는 길은 유순한 등산로가 득량만으로 길게 이어지고 있다. 나 또한 저 능선 길을 이용하여서 하산을 해본 경험이 있다.

 

정상에서면 사방으로 보이는 것이라곤 자홍색 꽃송이가 아름다운 철쭉꽃뿐이다. 정상주위에 펼쳐지는 광활한 대평원은 꼭 전북 무주에 북덕유산에 있는, 어머니 품속처럼 아늑함을 느끼게 해주는 널찍한 덕유평전을 보고 있는 것 같다. 이곳이야 말로 천상화원이라 하여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활짝 만개한 자홍색철쭉 꽃이 향연을 펼치고 있다. 남쪽으로 구름이 살짝 드리워진 하늘아래쪽에 비취색의 푸른 득량만 바다위에 보석처럼 뿌려져 있는 다도해 섬들이 한 폭의 아름다운 그림을 그린다. 정상에서 북동쪽에 있는 활성산으로 이어지고 있는 호남정맥 마루금이 또 다른 웅장한 맛을 느끼게 해준다. 눈앞에는 아름답게 핀 철쭉꽃뿐만 아니라 파릇파릇한 연두색 신록이 푸른 5월의 싱그러움을 더하여준다. 일림산 정상에서 동쪽으로 300m미터 거리를 내려서면 봉수대 삼거리다. 삼거리에서 남쪽으로 내려서면 주봉산이다. 봉수대삼거리 주위에도 역시 일림산이 자랑하고 있는 철쭉꽃군락지이다.

 

봉수대 삼거리에서 북동쪽으로 울긋불긋 꽃대궐을 이루고 있는 철쭉터널을 지나 600m미터를 내려서면 봉서동 사거리이다. 사거리에서 북쪽으로 약600m미터 거리의 산중턱에 보성강 발원지가 있다. 사거리에서 남동쪽으로 내려서면 봉서동으로 내려서게 된다. 서쪽으로 내려서면 지나온 일림산정상이다. 북동쪽으로 진행하면 오늘 하산지점인 한치재로 내려서는 능선길이다. 봉수동 사거리 갈림길에서 북동쪽으로 내려서는 능선 길은 호젓한 오솔길처럼 이어진다. 여전히 능선 주변에는 활짝 만개한 철쭉꽃이 꽃길을 이루고 있다. 철쭉꽃과 더불어 키가 나지막한 나뭇가지에는 이 제막 돋아난 파릇파릇한 연두색 신록이 상큼한 봄 향기를 느끼게 해준다. 부드러운 흙길로 이루어진 완만하고 유순한 능선 길을 지나 약700미터 거리를 내려서면 널찍한 헬기장이 조성되어있다. 해발628.8미터인 이곳이 기존에 지도에 표기되어 있던 일림산 정상이다. 이봉우리를 두고 전남 장흥군과 보성군이 서로 아웅다웅하면서 송사를 벌였던 곳이다. 이제는 모든 일이 제자리를 찾아 갔다. 헬기장에서 북동쪽으로 내려서면 용추계곡으로 내려서게 된다. 많은 산 꾼들은 일림산 정상에 올랐다가 헬기장이 있는 구(舊) 일림산 정상에서 삼거리 갈림길인 이곳에서 북쪽 방향에 있는 용추계곡으로 하산을 하고 있다. 구일림산 삼거리 갈림길에서 서쪽으로 올라서면 지나온 일림산 정상이다. 여기서 한치재는 북동쪽으로 올라서야 한다.

 

헬기장으로 조성되어 있는 구(舊)일림산 정상을 지나서 내려서면 주위에 아름다운 풍경을 모두 감상 할 수 있는 바위전망대이다. 바위전망대에 서서 지나온 일림산정상 쪽으로 눈길을 주면 아름답다는 감탄사가 절로 나오게 해준다. 온산전체를 붉은색으로 곱게 물들이고 있는 꽃물결이 일렁이는 풍경은 정말로 아름답다. 거기에다 파릇파릇한 연두색 신록이 조연을 펼쳐 보이고 있다. 바위전망대에서 호남정맥 마루금을 지나서 무명봉에 올라서면 남쪽으로 대한 다원 보성 녹차 밭으로 조성되어 있는 제2농장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남쪽으로 저 멀리 고흥반도와 득량도가 한눈에 조망된다. 득량도 뒤쪽으로 고흥반도의 소록도와 거금도가 아련하다. 잠시 가던 발걸음을 멈추고 파릇파릇한 연두색의 녹차 밭과 해안선 포구의 들녘에 있는 푸른 청보리밭을 감상해 본다. 눈앞에 펼쳐지는 풍경이 파릇파릇한 연두색 신록과 어우러지며 한 폭의 아름다운 그림을 펼치고 있다. 저 멀리 보이는 푸른 청보리밭은 남도의 들녘에서는 빼놓고 말 할 수 없는 아름다운 봄 풍경이다. 푸른 청보리밭이 지금도 아련하게 내 가슴속에 남아 있는, 아름다운 옛 추억을 새록새록 깊은 잠에서 깨어나게 하며 나의 마음을 설레게 해준다.

 

바위전망대에서 내려와 북동쪽 방향에 높게 솟구쳐 있는 해발413m미터 봉우리를 조망하며 발걸음을 재촉하며 호젓한 오솔길을 지나 내려선다. 구(舊) 일림산 정상에서 경사가 완만한 호젓한 오솔길을 오르고 내리기를 반복하면서1.4㎞ 정도 내려서면 회령삼거리 갈림길 직전에 있는 헬기장이 조성되어있다. 헬기장에서 호젓한 오솔길을 지나 내려서면 회령삼거리 갈림길이다. 회령삼거리에서 남쪽으로 내려서면 대한 다원 보성 제2농장이다. 서쪽은 지나온 일일림산 정상이다. 북동쪽은 오늘 올라야 아미봉이다. 회령삼거리에서 남쪽으로 비취색의 푸른 바닷물이 넘실거리는 득량만 너머로 득량도와 고흥반도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득량만 해안쪽 포구에는 완연한 봄기운이 내려앉은 파릇파릇한 들녘이 정겨움을 더하여준다. 오늘 산행 길의 최고 백미인 일림산 철쭉꽃은 회령삼거리를 지나면서 서서히 눈에서 멀어지기 시작한다.

 

헬기장이 조성되어 있는 회령봉 삼거리에서 북동쪽으로 약300m 정도 호젓한 능선 길을 내려서면 해발 413m미터인 아미봉 정상이다. 여기서 오늘 하산지점인 한치재 까지는 약1.7㎞미터 거리에 있다. 오늘 산행 내내 북동쪽으로 길게 이어지고 있는 호남정맥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비취색의 푸른 바닷물이 일렁이고 있는 득량만이 이어지고 있다. 아미봉 정상에서 호남정맥 마루금은 북쪽 방향에 있는 삼수마을, 활성산, 붓재, 그럭재, 봉화산으로 이어진다.

오늘 여기 다시 서니 그때 당시 호남정맥종주 산행을 함께 했던 회원님들의 얼굴이 그리워진다. 아미봉정상에서 파릇파릇한 연두색 신록이 싱그러움을 더하여 주는 능선 길을 지나 내려서니 오늘 산행 하산지점인 한치재이다. 하산지점인 한치재에 내려서니 오후부터 잔뜩 흐려있던 하늘에서 봄비가 내린다. 여기서 일림산 철쭉 종주 산행을 모두 정리한다.

 

전남 보성 지역에 차밭 중에서 풍경이 가장아름다운 곳은 보성 대한다원이다. 대한다원에서는 매년 파릇파릇한 연두색 신록이 싱그러운 5월 초에 다양한 녹차 축제가 열리고 있다.

파릇파릇한 싱그러운 연두색신록 같은 녹차 밭의 아름다운 풍경을 보려고 매년 전국에서 많은 상춘객들이 찾아오고 있다. 그렇다고 전남 보성에는 대한다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대한다원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는 봇재다원이 있다. 활성산 산중턱에 있는 대한다원이 산을 감싸고 있다면 봇재 고개마루에 있는 봇재다원은 산을 펼치고 있는 풍경을 보여준다. 봇재다원은 대한다원을 지나 보성에서 율포로 가는 18번국도 언덕 길 정상에 다원이 아담하게 자리 잡고 있다. 이곳 언덕길 산중턱에는 눈에 보이는 것이라고 차밭뿐이다. 대한다원 못지않게 아주 깔끔하게 잘 조성되어 있는 녹차 밭은 이국적인 풍경을 보여준다. 차밭 전망대에서면 남쪽에 있는 율포해수욕장과 남해바다가 눈앞에 아련하게 보인다. 봇재다원은 관광농원으로 개발된 대한다원처럼 입장료를 내지 않고 편안한 마음으로 마음껏 아름다운 풍경을 즐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한 싱그러운 대자연의 멋과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아름다운 풍경은 일품이다. 봄비가 내리는 우중이라 봇재다원에서는 녹차 밭만 잠깐 둘러보고 대구로 출발했다.

붉은 토끼풀.
흰색철쭉 흔하게 볼 수는 없습니다.
일림산정상 풍경.
봇재다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