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산행 기행문

전남 보성군 초암산 망호암(望虎巖) 철쭉봉 철쭉산행.

풀꽃사랑s 2021. 1. 27. 18:20

전남 보성군 초암산 망호암(望虎巖) 철쭉봉 철쭉산행.

 

전남 보성군 겸백면 사곡리에 있는 초암산은 해발 576m미터의 높이로 야트막한 흙으로 이루어진 부드러운 육산이다. 초암산의 원래 이름은 금화산(金華山)이다.

전라남도 보성군 겸백면 사곡리 초암골 뒷산으로 약6㎞미터 정도 동쪽으로 능선길을 지나 올라가면 높은 봉우리와 깊은 골들이 있다. 이산의 중턱과 산 정상에는 장흥제암산 정상에 하늘을 향해 높게 우뚝 솟아 있는 제암(帝岩)바위봉우리처럼 망호암(望虎岩)이 장관을 이루고 있다. 초암산 산중턱을 돌면 약3백평 정도의 면적이 널찍한 평지가 있다. 이곳이 바로 옛날 대사찰 금화사(金華寺)가 자리 잡고 있던 옛터이다. 대사찰 금화사는 삼국시대 때인 백제(百濟)때 세워져 있던 사찰로 한 때 대사찰로 명성이 자자할 정도로 대성황을 이루었다고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사람의 피를 빨아먹는 빈대가 너무 많아서 사찰을 불살라 버렸다다는 구전(口傳)이 전해질뿐 이렇다 할 문적(文籍)이 없다. 그 이후에는 금화사는 폐사가 되어 버렸다고 하며 지금은 사찰의 건축물 잔해인 축대와 깨어진 기와만 남아 옛날의 자취를 살필 뿐이다. 비록 옛날 금화사의 흔적은 온데간데없지만 홀로 남아 있는 마애석불은 자연암석에 새겨져 그 높이가 5m미터 정도 추산되고 있다. 마애석불을 제작한 수법을(手法)보아 고려시대 초기의 불상으로 보인다고 전해지고 있다.

 

또한 대사찰 금화사 절터가 있는 초암산 정상에서 남쪽으로 약300m미터 거리에 있는 산중턱의 절벽과 절벽 사이에 천연동굴인 베틀굴이 있다. 굴의 길이는 약20m, 폭은1m, 높이는 2m 정도로 이루어져 있다. 베틀굴은 자연적으로 뚫어진 곳에 몸집이 커다란 바위가 덮어져 있어 안쪽으로 들어가면 방과 같은 느낌이 든다고 전해지고 있다. 베틀굴이란 유래는 자연적으로 빚어진 천연동굴의 모양이 옛날 베를 짜던 베틀의 모양을 닮았다고 하여 베틀굴이라고 이름을 붙였다고 전해지고 있다. 또 다른 유래는 임진왜란(壬辰倭亂)당시 충무공 이순신장군을 도와 승전을 바라던 이 고장 겸백면 출신의 의병대장 최대성장군의 누이동생이 장군이 거느리는 일천여명의 의병 군복 감을 이곳으로 피난 와서 짰다고 해서 베틀굴이란 이름이 생겼다고 전해지고 있다.

 

초암산 정상에서면 남쪽으로 호남정맥 마루금에 솟구쳐 있는 방장산(539.5m), 주월산(해발558m)이 조망된다. 서쪽으로 장흥 제암산과 보성 일림산이 조망된다. 남쪽에 있는 방잔산 너머로 비취색의 푸른 물이 일렁이는 득량만과 고흥반도도 한눈에 조망된다. 북쪽으로 역시 호남정맥 마루금에 솟구쳐 있는 존재산(해발712m)이 아련하게 조망된다. 초암산은 장흥제암산, 보성 일림산, 경남 합천 황매산 등 철쭉으로 유명하게 알려진 산들보다 평소에도 잘 알려지지 않은 산이었다. 그러나 요즘 백두대간과 9정맥 종주산행 붐이 일어나며 호남정맥 종주 산행을 하고 있는 산 꾼들의해서 서서히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에 힘입어 전남 보성군에서 2007년 5월 초에 일림산과 초암산 철쭉제를 열면서 일반인들에게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한반도에서 봄이 가장 먼저 오는 곳은 역시 제주도이다. 그렇다면 육지에서 봄이 가장 먼저 상륙하는 곳은 남도들녘이다. 남도들녘에 사뿐히 내려앉은 봄기운이 완연해지면 땅끝기맥의 험준한 바위봉우리의 비좁은 틈새에 활짝 만개한 연분홍 진달래가 화려한 봄꽃 향연을 펼치며 북상을 하고나면, 섬진강 하구에 있는 광양 매화마을과 전남 구례마을에서 만개한 매화와 산수유가 한 바탕 봄꽃의 향연을 펼친다. 이렇게 남쪽에서 북상하는 완연한 봄기운에 때맞춰 아름다운 봄꽃들의 1차 향연이 끝난다. 한바탕 봄꽃들의 요란한 향연이 끝나면 완연한 봄기운이 절정에 이르기 된다. 봄기운이 절정에 이를 무렵이면 파릇파릇한 연두색신록이 무르익어가는 남도의 산자락에, 연분홍 진달래꽃의 뒤를 이어서 활짝 만개한 진홍색 철쭉꽃을 보려고 상춘객들이 전국에서 몰려온다. 녹차로 명성이 자자한 전남보성 초암산 자락에도 5월초면 산등성이에 무리지어 있던 철쭉꽃이 활짝 꽃잎을 열고 만개 한다. 이번 산행 길은 새봄을 맞아 활짝 만개한 철쭉꽃이 길손을 기다리고 있는 전남보성 초암산이다. 매년 봄꽃을 쫓아 탐방 길에 나서지만 그때 마다 아름다운 봄꽃을 볼 수가 없다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이러한 연유는 매년 새롭게 돌아오는 봄철마다 꽃이 피는 시기가 그 해의 봄 날씨에 상당히 민감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여기에다 꽃이 피는 시기를 맞추어서 산행하기에는 더 없이 어려운 일이다.

 

벌써 파릇파릇한 연두색 신록이 아름다운 계절인 푸른5월 달답게 들녘이나 산에는 새하얀 아카시아 꽃이 활짝 만개를 했다. 활짝 만개한 향긋한 꽃향기가 들녘에서 솔솔 불어오는 봄바람에 실어서 오고 있다. 나뭇가지마다 탐스럽게 활짝 만개한 새하얀 아카시아 꽃송이가 아름답게 보이고 파릇파릇한 연두색 신록이 싱그러운 푸른 5월이다. 벌써 남녘의 들녘에는 푸른 보리들이 살랑살랑 불어오는 봄바람에 몸을 일렁이며 어지럽게 군무를 추고 있다. 전남 보성초암산 철쭉산행은 목포 광양간 고속도로가 건설되고 있는 원수남 마을입구에서 북동쪽 방향에 있는 무남이재로 올라서며 시작한다. 원수남 마을 남쪽으로 서쪽에 있는 오도재에서 동쪽으로 길에 이어지는 호남정맥마루금이 조망된다. 길게 동쪽으로 여인의 허리선처럼 곱게 이어지는 호남정맥마루금이 정겨움을 더하여 준다. 무더운 여름날 저 호남정맥 마루금에 솟구쳐 있는 방장산과 주월산을 넘어 북쪽 방향에 있는 무넘이재와 존재산을 넘어서 갔다. 오늘 여기서 다시 호남정맥마루금을 바라보니 가슴속에서 뜨겁게 달아오르는 옛 추억이 아련하게 떠오른다.

 

원수남 마을에서 임도를 지나 북동쪽으로 발걸음을 재촉하며 올라선다. 벌써 주위의 산에는 연두색 신록이 아름다운 푸른5월 달 답게 짙푸른 숲이 울창하게 우거져 있다. 임도 길에서 동쪽방향으로 광주 광양고속도로를 개설 하려고 주변에 보이는 논에 빨간 깃대가 세워져 있다. 벌써 날씨는 여름을 방불케 한다. 하지만 시원한 봄바람이 불어와 그렇게 덥게 느껴지는 더운 날씨는 아닌 것 같다. 이런 날씨가 산행하기에는 더 없이 좋은 날씨이다. 임도 길에서 북쪽산중턱에 밤나무 농장이 조성되어 있다. 아직 밤꽃이 피지 않은 밤나무에서 금방이라도 향긋한 밤꽃 향기가 코를 자극할 것만 같은 기분이 들게 해다. 울창하게 우거진 밤나무 단지 맞은편인 남쪽으로 호남정맥마루금 상에 우뚝 솟은 주월산 정상에서 북쪽으로 호남정맥마루금이 이어지고 있다. 파릇파릇한 연두색신록이 아름다운 계절답게 푸르게 옷을 입고 있는 호남정맥마루금이 싱그러움을 더하여준다. 아련하게 떠오르는 호남정맥 종주산행의 아름다운옛 추억을 떠 올려보면서 무남이재로 발걸음을 분주히 옮긴다.

 

임도 길에서 밤나무 숲에 둘려 쌓인 민가에 있던 백구가 낯선 이방인을 보고 심기가 불편하지 마구 짖어 된다. 민가에서 북동쪽으로 조금 더 올라서자 이정표가 세워져 있는 무남이재 이다. 무남이재는 서쪽에 있는 전남 보성군 겸백면 사곡리와 동쪽에 있는 보성군 조성면 대곡리를 잇는 고개이다. 몇 년 전만 해도 이곳 무남이재에는 이정표가 없었다. 최근에 초암산 철쭉이 유명하게 알려 지며 아마 보성군에서 등산로도 정비하고 이정표도 새롭게 세우지 않았나 생각 된다. 무남이재에서 남쪽인 주월산으로 내려서는 방향과 북쪽 광대코재 방향 쪽으로 올라서는 입구에 많은 표지기가 나뭇가지에 매달려 있다. 선두에서 회원님들과 함께 올라오신 대장님이 휴식을 마치고 먼저 북쪽에 있는 광대코재쪽으로 먼저 올라가시고 나는 후미에 함께 계시던 회원님들과 함께 잠시 휴식을 한다. 남쪽으로 이어지는 호남정맥마루금 방향으로 오늘 광주 가고파 산악회에서 호남정맥 종주 산행을 하는지 산행 진행 방향을 알리는 종이 표지판이 땅위에 놓여 있다. 무남이재에서 호남정맥 종주 산행을 했던 옛 추억을 떠올리면서 잡목이 잘 정리된 호남정맥 마루금을 이으며 광대코재로 발걸음을 재촉하며 올라선다. 무남지재에서 북쪽방향에 있는 광대코재로 올라서는 길은 경사가 가파른 능선 길이다. 약800m미터 거리를 코가 땅에 닿을 듯한 정도로 올라서는 능선 길이 아주 가파른 경사길이다. 경사가 가파른 능선 길을 약800m 정도 올라서면 해발613m미터인 광대코재 삼거리까지는 완만한 능선 길이 이어진다. 무남이재에서 광대코재로 올라서는 능선 길은 아주 깔끔하게 등산로가 잘 정비되어 있다.

 

요즘은 지방 차지제가 시행되면서 각 지자체에서 관광객들을 유치하기 위하여 이렇게 등산로에 있는 잡목을 깨끗하게 잘 정리하여 놓은 것을 많이 보아 왔다. 광대코재삼거리에서 남쪽으로 내려서면 지나온 무남이재로 내려서게 된다. 북쪽으로 올라서게 되면 호남정맥 종주산행의 마루금인 존재산으로 올서는 능선 길이다. 오늘 산행지인 초암산은 광대코재 삼거리에서 서쪽으로 올라서야 한다. 광대코재 삼거리에서 서쪽방향으로 올라서는 능선 길 초입에 활짝 만개한 새하얀 꽃송이가 탐스럽게 핀 쇠물푸레나무가 먼 곳에서 찾아온 길손을 반긴다. 서쪽방향 초암산 쪽으로 이어지는 능선 길은 호젓한 오솔길처럼 등산로가 아주 유순하다. 높낮이가 거의 없는 평평한 구릉지 같은 산 능선 중앙으로 활짝 만개한 짙은 진홍색의 철쭉꽃이 비단결 같은 붉은 융단을 깔아놓았다. 산 능선 양쪽으로는 파릇파릇한 연두색 신록이 절경을 이루고 있다. 붉은 철쭉꽃송이와 연두색 신록이 어우러지는 풍경이 한 폭의 아름다운 그림처럼 아름답다.

 

꽃이 먼저 피고 잎이 나는 진달래와 달리 철쭉은 잎이 먼저 나고 꽃이 핀다. 또한 진달래꽃은 바다에서 불어오는 해풍을 맞고 자란 진달래꽃은 색이 진한 붉은색 꽃송이다. 그 외 내륙에서 볼 수 있는 진달래꽃은 색이 연한 연분홍색의 꽃이 핀다. 이에 비해 철쭉꽃은 잎이 먼저 돋아나고 꽃이 피는 것이 특징이다. 철쭉꽃 또한 바다에서 불어오는 해풍을 맞은 철쭉꽃은 짙은 진홍색이다. 해풍을 맞지 않은 내륙의 철쭉꽃은 색이 진하지 않은 연한 진홍색 꽃이 핀다. 진달래나 철쭉꽃은 꽃이 품고 있는 특유의 향긋한 향이 나는 것이 특징이다. 진달래꽃 과 철쭉꽃은 꽃의 모양은 거의 비슷하여 초보자들은 구별하기가 쉽지 않은 점도 있다. 진달래꽃은 식용으로 먹을 수가 있지만 철쭉꽃은 독성이 있어서 식용으로 먹으면 큰일 난다. 등산로 초입에서부터 진홍색철쭉꽃이 반기는 것을 보니 오늘 철쭉이 90이상 만개하지 않았나! 기대를 해 본다. 선두로 앞서서 가신 대장님이 철쭉이 80%이상 만개 하였다고 무전으로 알려 주신다. 광대코재를 지나 서쪽 초암산 등산로로 들어서면서 철쭉이 90% 이상 만개 하였다고 다시 대장님이 무전으로 알려 주시더니, 이제는 완전히 철쭉이 환상적이라고 말씀하신다.

 

80% 정도 밖에 피지 않았다던 철쭉꽃이 올라서서 보니 거의 100% 가깝게 피어 있다. 파릇파릇한 연두색 신록과 듬성듬성 서 있는 소나무 그리고 나지막한 산중턱에 빼곡하게 무리지어 있는 철쭉꽃송이가 환상적인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휴대한 카메라에 아름다운 진홍색 철쭉꽃을 담기가 바쁘다. 향긋한 꽃향기가 코를 자극하고 서쪽으로 유순한 능선 길로 호젓하고 아름다운 철쭉꽃길이 길게 이어진다. 철쭉군락지 중앙으로 호젓하게 이어지는 오솔길을 지나 꼭 동네뒷동산 같은 높이가 나지막한 해발601m미터 봉우리를 살짝 넘어서니 헬기장이다. 여전히 능선 길 주위에는 온통 붉은색의 철쭉꽃송이가 널찍한 꽃 바다를 이루고 있다.

시간상 점심 먹을 시간이 어서 일가 철쭉 나무아래에서 점심을 드시고 계시는 회원님들의 얼굴 표정이 무척 밝아 보인다. 헬기장에서 회원님들과 함께 점심을 드신 대장님은 먼저 출발을 하시고 후미에 함께 계시던 회원님들과 함께 헬기장 아래쪽에 있는 시원한 소나무 그늘 아래쪽에서 점심을 먹는다. 이 깊은 산중에 아이스크림을 등에 지고 다니면서 파는 장사꾼이 있다. 한북 정맥과 한남정맥 종주산행을 하면서 서울과 경기도 인근의 산에서 막걸리와 아이스크림을 파는 것을 보았는데, 오늘 여기서 다시 아이스크림을 파는 장사꾼을 보니 그때 보았던 일들이 떠오른다. 점심을 먹으면서 저 멀리 오늘 산행의 최고 조망지인 초암산 정상 부근에 붉게 산을 물들이고 있는 철쭉꽃이 눈앞에 아름답게 펼쳐지고 있다.

 

점심을 먹고 잠시 휴식을 한 다음 헬기장을 지나 철쭉봉(해발605m)정상으로 발걸음을 재촉한다. 저 멀리 전방으로 아름다운 철쭉꽃 능선 길이 이어지는 것을 바보면서 철쭉봉 정상에 올라선다. 철쭉봉 정상에서 남쪽으로 눈길을 주면 파릇파릇한 연두색 신록이 산등성이를 곱게 물들이고 있는 호남정맥 마루금에 우뚝 솟구쳐 있는 방장산과 주월산이 지척에 있다. 파릇파릇한 연두색 신록으로 곱게 물들어 있는 호남정맥 마루금을 바라보니 호남정맥종주산행의 아름다운 옛 추억이 눈앞에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바로 앞 전방에 기암바위봉우리로 이루어진 초암산 정상이 지척에 있다. 펑퍼짐한 정상 산비탈에는 백제 시대 때 세워진 금화사란 절이 있었다고 하던 절터 주위에 활짝 만개한 철쭉꽃이 온 산을 붉은색으로 곱게 물들이고 있다. 꼭 만추(晩秋)의 붉은 단풍을 보는 것만 같다. 만추의 붉은 단풍잎을 연상 하면서 철쭉꽃이 아름다운 꽃길을 지나 서쪽으로 경사가 급한 능선 길을 내려서면 밤골재 삼거리 갈림길이다. 삼거리 갈림길에서 동쪽으로 올라서면 지나온 철쭉봉과 광대코재로 이어지는 능선 길이다. 남쪽으로 내려서면 원수남 마을로 내려서는 임도길이다. 서쪽으로 내려서면 오늘 산행지인 초암산 정상이다.

 

경사가 가파른 밤골재삼거리 갈림길을 내려섰다가 전방에 있는 해발536m미터 봉우리를 살짝 올라섰다가 내려서면, 초암산 정상으로 올라서기 전 안부인 원수남 사거리 갈림길이다.

원수남 사거리 갈림길에서 동쪽은 지나온 철쭉봉으로 올라서게 된다. 북쪽방향은 밤골과 금천 등산로 이어진다. 남쪽으로 내려서면 원수남마을로 내려서게 된다. 초암산을 찾는 90% 산 꾼들은 남쪽에서 북쪽에 있는 초암산 정상으로 올라서는 이 능선 길을 선호하고 있다. 사거에서 서쪽은 초암산 정상으로 올라서는 능선 길이다. 초암산 아래쪽에 있는 원수남 사거리 안부에서 기암바위봉우리들이 무리 지어 있는 초암산 정상에 올라선다. 초암산 정상에 올라서게 되면 기암바위봉우리가 무리지어 서 있다. 장흥 제암산의 정상에는 제암(帝岩)바위봉우리처럼 초암산 정상에는 몸집이 커다란 바위봉우리로 이루어진 망호암(望虎岩)이 있다.

 

사방이 확 트인 초암산 정상에서 휘둘러보는 풍경은 정말로 좋다. 남쪽으로 호남정맥마루금에 장승처럼 우뚝 솟아 있는 방장산과 주월산이 한눈 가득히 들어온다. 방산산 너머로 비취색의 바닷물이 일렁이는 득량만과 고흥반도가 아련하다. 남서쪽으로 눈길을 주면 장흥 제암산과 보성 일림산이 한눈에 조망된다. 동쪽으로 눈길을 주면 오늘 출발한 광대코재에서 길게 서쪽에 있는 초암산 정상 쪽으로 이어지는 산 능선에, 활짝 만개한 붉은색철쭉 능선이 길게 이어지고 있다. 파릇파릇한 연두색신록이 아름다운 계절인 푸른5월답게 유순하게 이어지는 산 능선길이 정말로 아름답다. 저 멀리 서쪽의 오도재에서 길게 동쪽과 북쪽으로 이어지는 호남 정맥 마루금이 나를 보고 유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초암산의 원래 이름은 금화산 이라 불러졌다고 전해지고 있다. 백제시대 때 이 정상 주위에 금화사란 사찰이 있었는데 한때 대사찰이던 금화사는 아쉽게도 폐사가 되었고 그 흔적만 남아 있다. 금화사가 있던 사찰 주위는 그 면적만 해도 300평이 넘는다고 하더니 과연 초암산 정상 산중턱에 널찍한 들판처럼 남아 있다. 이 텅텅 빈 공터에 활짝 만개한 붉은 철쭉꽃이 천상화원을 이루고 있다. 철쭉꽃으로 유명하게 알려져 있는 장흥제암산이나 보성일림산과 견주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아주 아름답다. 초암산 정상일대의 대평원을 붉은 꽃물결로 일렁이고 있는 아름다운풍경을 감상하고 산 중턱에 있는 자연암석에 조각되어 있는 마애불과 베틀굴을 돌아보고 싶었으나 언제나 하산 시간이 촉박하다. 정해진 시간에 맞추려다 보니 아쉽지만 마애불과 베틀굴은 보지 못하고 서쪽으로 하산 길을 잡는다.

 

초암산 정상 바위 뒤편에 외롭게 서 있는 초암산 정상석을 뒤로 하고 아쉬운 발걸음을 겸백면 면사무소로 발걸음을 재촉하며 내려선다. 서쪽 하산 길은 넓은 임도 길이다. 이임도 길을 서울 사람들은 수레길이라고 부르고 있다. 이제 막 파릇파릇한 연두색 신록이 곱게 물든 나무숲 사이로 시원스럽게 나 있는 호젓한 오솔길 같은 수레 길을 지나 오늘 산행최종 하산 지점인 전남 보성군 겸백면 면사무소 845번 지방도에 내려서며 모두 끝이 난다.

산행을 마치고 대구로 돌아오면서 버스 창문너머로 보이는 남녘의 들녘은 언제 보아도 풍요로움이 넘친다. 파릇파릇한 연두색 신록이 절정에 이르는 5월 초순이면 완연한 봄기운이 사뿐히 내려앉은 남녘에는, 이 제막 이삭이 나온 푸른 보리들이 들녘을 가득하게 메우고 있다.

새파란 하늘아래에 끝없이 펼쳐지는 환상적인 푸른 보리밭이 지평선너머로 하늘과 맞닿은 것처럼 보인다. 마치 비취색의 남해바닷물이 일렁이는 듯한 환상적인 풍경이 길손의 마음을 울렁이게 해준다. 마음 같아서는 달리는 버스를 도로에 잠시 멈추고 눈앞에 펼쳐지고 있는 환상적인 보리밭 길을 힘껏 달려보고 싶은 기분이 든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그렇지 못하는 것이 마냥 아쉽지만 마음속 깊이 즐거운 추억을 남기고 대구로 돌아온다.

초암산 정상 망호암.
쇠물푸레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