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산행 기행문

전남 장흥군 정남진 소등섬 억불산 정해년 새해 일출산행.

풀꽃사랑s 2021. 1. 29. 11:24

전남 장흥군 정남진 소등섬 억불산 정해년 새해 일출산행.

 

정남진(正南津)은 서울 광화문에서 한반도 정남쪽 육지의 끝자락인 나루터이다. 서울 광화문에서 정남쪽에 있는 지방을 말하며 전라남도 장흥군이 여기에 속해 있다. 정남진에 있는 장흥군은 겨울이 따뜻한 남해안 지역이다. 봄의 길목에 속해 있으며 한반도의 봄꽃인 동백나무, 할미꽃, 철쭉꽃이 피는 시작점이기도 하다. 전남 장흥군에서도 정남쪽에 위치하고 있는 용산면 남포마을을 정남진이라 부르고 있다. 장흥군 용산면 남포마을은 비취색의 푸른 바닷물이 일렁이고 있는 남해바다 득량만과 마주보고 있다. 한반도(韓半島)정남진의 끝자락 포구(浦口)인 장흥군(長興郡))용산면(蓉山面)남포(南浦)마을은, 경관(景觀)이 빼어난 마을로 400 여년(餘年)의 전통(傳統)을 자랑하고 있다. 마을 앞에는 사람이 살지 않는 무인도인 소등섬이 아담하게 들어앉아 있다. 이 섬에는 소등섬 할머니의 당제와 전설이 깃들어 있고 영화 축제(祝祭)의 촬영지이기도 하다. 또한 전국(全國) 최고(最高)의 맛인 석화구이, 득량만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안선, 매년 새해에 황홀한 해맞이와 달맞이 등을 볼 수 있는 전국적(全國的)인 명소(名所)로 알려져 많은 관광객과 사진작가들이 찾아오고 있다.

정남진 소등섬.

 

전남 장흥군 장흥읍 동남쪽에 아담하게 들어앉아 있는 억불산은 해발518m미터로 산의 높이가 나지막한 산이다. 비록 해발이 1000m미터 이하의 나지막한 산이지만 바닷가에 인접하고 이는 산이 여서 결코 가볍게 보아서는 안 된다. 내륙 깊숙이 있는 고산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산세가 빼어나고 풍경이 아름답다. 산 능선이 유순하여 마치 아름다운 여인이 치맛자락을 길게 늘어뜨리고 걷는 것과 같은 형상을 하고 있다. 옛날 봉수대가 있던 정상에는 기암괴석이 정상 석처럼 돌출되어 있다. 장흥읍 서쪽으로 흘러가는 탐진강과 함께 장흥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명소가 되고 있다. 산 정상 아래쪽 북쪽방향에 기암의 바위봉우리로 이루어진 며느리바위가 있다. 며느리바위는 재미있는 전설을 품고 있으며 산 아래쪽에서 보면 어린 아기를 업고 있는 여인의 형상처럼 보이기도 한다. 또 다른 관점에서 보면 스님이 두 손을 모아 합장을 하고 있는 모습 인 것 같기도 하고, 기도하는 부처님 모습의 형상을 하고 있다. 산 중턱 20만 평의 널찍한 면적에는 하늘을 찌를 듯이 쭉쭉 뻗어 있는 편백나무와 대나무 숲이 조림되어 있다. 사계절 내내 푸른 잎이 싱그러운 상록수인 편백나무와 대나무 숲은 삼림욕장과 산책코스로는 최적의 장소이다. 정상에서 남쪽 산중턱에는 천문과학관이 자리 잡고 있다.

 

다사다난(多事多難) 했던 병술년(丙戌年=2006년)을 보내고 정해년(丁亥年=2007년) 새해 일출과 신년 산행을 하려고 전남 장흥에 위치한 정남진 소등섬으로 길을 나선다. 여기서 정해년에 대해서 잠시 알고 넘어 가자. 일반적으로 돼지 해(亥)는 12년에 한 번씩 돌아오지만 정해년(丁亥年)은 60년 만에 돌아온다고 한다. 정해년을 붉은 돼지해 또는 황금돼지해라 부르는 이유는 오행에서 정(丁)이 불을 뜻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 붉은 돼지해 가운데서도 음양오행을 더 따져서 600년 만에 한번 꼴로 돌아온다는 해를‘황금돼지해’라고 부르고 있다. ‘황금돼지’해에는 국가적으로도 크게 융성해지고 좋은 일이 많이 생긴다고 한다. 또한 가정에도 행운과 재운이 깃들며 이해에 태어난 어린아이는 특히 재물 운과 복이 많아 다복하고 행복하게 잘 산다고 전해지고 있다.

 

병술년 마지막 날인 저녁 12시 모처럼 법원 앞에서 출발하는 버스에 오른다. 평소 같으면 항상 반월당에 있는 동아 쇼핑 앞에서 타지만 오늘은 시간적인 여유가 있어서 시내버스를 이용하여서 법원 앞에서 버스에 오른다. 달리는 버스가 시내에 들어서자 정해년 새해를 알리는 불꽃놀이가 대구 감영공원에서 열리고 있다. 펑 하는 소리와 함께 화려한 불꽃이 하늘을 향에 곱게 수놓이는 것을 보니 또 새로운 한 해가 밝아 오는 것을 실감 할 수가 있다. 화려한 불꽃놀이를 보면서 우리를 태운 버스는 대구 시내를 벗어나 고속도로 로 달려간다. 달려가는 버스창문너머로 새해인 정해년의 아름다운 밤 야경을 감상 해본다. 정해년 새해에 보는 첫날 밤 야경이 여서 일가 오늘 따라 더욱더 아름답게 보인다. 섬진강 휴게소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다음 버스에 다시 승차한다. 버스에 승차하자마자 긴장이 풀리면서 좌석에 앉은 채 나도 모르게 깊은 단잠에 빠져든다.

며느리바위.

 

어느새 버스는 순천 톨게이트를 지나 오늘 새해 일출 장소인 정남진 포구에 정차한다. 시간을 보니 새벽4시 20분이 조금 넘은 시간이다. 새해 일출 시간이 오전 7시 40분이라고 하니 시간상 많은 여유가 남아 있다. 버스에 남아서 잠을 자려고 해도 잠이 오지 않을 것 같아서 버스에서 내린다. 이곳이 바닷가여서 그런가! 한동안 쌀쌀한 날씨가 많이 풀렸다고 하나 여전히 차가운 바다 바람에 의해서 날씨는 춥게만 느껴진다. 등불이 켜진 소등섬이 포구에서 조금 떨어진 바다가운데 외롭게 자리 잡고 있고 지금이 썰물 때여서 일가 바다 물이 빠진 상태이다. 날씨가 추워서 오늘 함께 오신 회원님들과 함께 정남진 포구 근처에 있는 석화구이 집에 들른다. 매서운 겨울 추위도 녹일 겸 해서 참나무 장작불 가운데 몰려 앉아, 석쇠위에 석화를 올려놓고 구워 먹으면서 재미있는 이야기를 도란도란 나누어 본다. 이곳 정남진 포구에서 유명하다는 석화 굴을 불에 구워서 초장에 찍어 먹는 맛도 일품이다.

 

술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아주 좋아할 것 같다. 바로 옆에 가족 분들과 함께 오신 박 사장님이 보인다. 옹기종기 모여 앉아서 맛있게 석화를 구워서 먹는 모습이 정겹다. 약30분 정도 석화를 구워 먹은 다음 대장님 계신 곳으로 김 사장님과 함께 찾아간다. 오늘 함께 오신 공포의 썬 글라스님과 대장님 총무님 그리고 회원님들이 함께 모여서 석화를 구워서 맛있게 드시고 계신다. 오늘 공포의 썬 글라스님은 기분 좋아 보이신다. 날씨가 추워서 여기서 시간을 보내다가 아침 6시정도 되어서 정남진 해변으로 발걸음을 옮겨 본다. 정남진 해변에는 오늘 새해 인출을 보기 위해 전국에서 많은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해변 한쪽에서는 장흥군 용산면 남포리 부여 회원님들이 떡국을 나누어 주시고 있다. 정남진 해변에만 사람들이 있는 줄 알았는데 마을 근처의 산에도 많은 사람들이 올라가 있다. 아직 새해 일출을 보려면 1시간40분 정도 남아 있다.

 

밤이 깊은 한밤중에 보았을 때는 바닷물이 썰물이 되어서 빠져 있었다. 어느새 정해년 새해의 여명을 여는 새해 아침이 어서 일가 다시 바닷물이 밀물이 되어서 소등섬 주위와 포구를 가득 메우고 있다. 서서히 밝아 오는 아침을 맞는 소등섬의 풍경은 또 다르게 보인다. 밤새 반짝이던 물빛은 여전히 반짝이고 있고 인공적으로 길게 개설된 부두가 눈에 들어온다. 이 소등섬은 700평 내외의 자그마한 무인도로 하루 두 차례 모세의 기적을 연출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썰물 때 바닷길이 열리면 시멘트 포장길이 드러나 섬까지 걸어서 갈 수 있다고 한다. 또한 바위섬으로 이루어진 이곳 소등섬에 노송 10여 그루와 잡목이 우거져 있다. 푸르게 서 있는 노송이 싱그러움을 더하여 준다. 소등섬은 솥뚜껑처럼 생겼다 하여 소부등 섬으로 불리다가 현재는 작은 등불이란 의미로 소등(小燈)섬으로 불린다고 한다. 포구 앞을 막고 있어 천연 방파제 역할을 하고 있는데 현재는 섬 끝으로 방파제가 길게 이어져 있다. 바로 앞 수평선이 아닌 고흥 반도의 산위로 해가 떠오르면 하늘과 바다가 발갛게 달아오른다고 한다.

 

하지만 오늘은 그 같은 아름다운 풍경을 보지 못할 것 같다. 하늘에 잔뜩 드리워 져 있는 짙은 층의 회색 구름이 오늘 아름다운 정해년 새해 일출을 보지 못하게 방해를 하고 있다.

오전 7시40분 분명히 해는 떠올랐지만 짙게 드리워진 구름 때문에 기대 했던 아름다운 일출은 보지 못하게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실망의 마음을 같고 차로 돌아가려고 하는데 잠시 살며시 하늘에서 붉은 해가 얼굴을 내민다. 불과 몇 분 사이에 얼굴을 내밀었던 해는 다시 구름 사이로 모습을 감추고 만다. 비록 잠깐 이지만 정해년의 일출을 보았다. 언제 시간이 되면 달뜨는 밤에 썰물 때를 이용하여서 소등섬에 들어가 보아야겠다. 이제 다시 내년에 아름다운 일출을 기약하면서 소등섬을 떠난다.

 

버스를 타고 아침을 먹기 위해서 장흥읍으로 간다. 달리는 버스에서 보는 도로변의 풍경은 언제나 그렇듯이 이곳 전라도 지방에는 정자가 많이 있는 것을 볼 수가 있다. 아담한 마을과 함께 수령이 수 십 년 된 느티나무 아래쪽에 아담하게 자리 잡은, 정자는 호남정맥종주 산행을 하면서 수없이 보아 왔던 정겨운 풍경이다. 장흥읍이 가까워지면서 전방에 호남정맥 마루금상에 있는 사자산이 조망된다. 사자산은 파릇파릇한 연두색 신록과 철쭉으로 유명한 장흥의 제암산에서 남쪽방향에 있는, 곰재산을 넘어 길게 이어지는 호남정맥 마루금에 솟구쳐 있는 산이다. 사자산 바로 맞은편에 오늘 올라야 할 장흥 억불산이 다 소곳이 아담하게 자리 잡고 있다.

 

하늘을 향해서 쭉 뻗어 있는 바위가 바로 며느리 바위라고 옆에 함께 계시던 대장님이 말씀 하신다. 분명히 호남정맥 산행을 하면서 맞은편에 있는 사자산에 올라서 이 억불산에 있는 며느리 바위를 보았다. 그때 당시에는 이 바위가 며느리 바위라는 것을 몰랐던 것이 사실이다. 뒤에 차에 함께 계시는 회원님들이 억불산을 보고 산의 높이가 그렇게 높지 않아서 쉽게 오르지 않겠느냐고 말씀하신다. 그러나 바다와 인접해 있는 산은 높이가 낮다하여도 바다 해수면에서 직접 측정하였기 때문에 쉽게 보면 큰일 난다. 실제 등산을 해보면 내륙에 있는 1000m미터 급의 산과 비슷한 높이를 보이고 있다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이런 산들로 인하여 호남정맥 산행을 하면서 얼마나 고생을 했는지 지금 생각 하면 그저 이제는 웃음밖에는 나오지 않는다.

장흥 억불산 정상석.

 

차는 어느새 대장님이 미리 예약 해 놓은 식당의 주차장에 정차하고 차에서 내린 회원님은 아침식사를 하기 위해서 식당으로 들어가신다. 몇 년 전 호남정맥을 하면서 이곳에서 유명하다는 한식을 전북 진안에서 2번 먹어 본적이 있다. 한번은 산정산악회에서 함께 호남정맥 종주 산행을 하던 그 때 당시 총무님과 신교수님, 개똥철학교수님, 강박사님 내외분 과 호남정맥 회원님들이었다. 또 한 번은 지금하고 있는 백두대간과 9정맥종주 산행 회원님들과 함께였다. 그때 먹었던 전라도 지방의 음식 맛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그 때를 음미 하면서 이곳 장흥에서 아침을 먹는다. 그때 맛보았던 입안을 톡 쏘는 갓 김치와 새콤한 홍어 살은 그때나 지금이나 맛이 같다. 사실 이 홍어는 이 전라도 지방 독특한 음식 중 하나다. 대구에서도 홍어를 맛 볼 수 있으나 이곳 전라도 지방에서 먹는 것 보다는 맛이 덜한 것이 사실이다. 사실 이 홍어는 나하고 백두대간과 9정맥 종주산행을 함께 하고 계시는 개똥철학 교수님이 아주 좋아하시는 음식이다. 산행 후 막걸리에다 홍어를 곁들여서 먹으면 아주 좋다고 말씀하셨다. 항상 호남정맥 산행을 할 때면 홍어와 막걸리를 합쳐서 부르는 말인 홍탁을 즐겨 찾으셨는데 오늘 홍어를 보니 개똥철학 교수님 생각이 난다.

 

 

간단하게 아침을 먹고 오늘 산행 지인 장흥 억불산을 오르기 위하여 다시 버스로 이동한다. 식당에서 18번 국도를 지나 온 다음 다시 지방도를 지나 기산제로 이동한 다음 버스에서 내린다. 등산로 입구에 편백나무 숲이 조성되어 있다. 추운 겨울인데도 잎이 푸른 편백나무 숲이 정말로 인상적이다. 이 편백나무 숲은 호남정맥 종주산행을 하면서도 자주 보아 왔다. 남쪽에 우뚝 솟은 며느리 바위를 보면서 산행을 시작한다. 숲이 울창하게 우거진 편백나무 숲에 들어서자 머리가 맑아지며 마음이 가뿐하다. 하늘을 향해서 미끈하게 쭉쭉 뻗어 있는 잎이 싱그러운 푸른 편백나무 숲이 나는 정말로 좋다. 무더운 여름철에 오면 시원한 산림욕을 할 수 있어서 정말로 좋지 않을까 생각 된다.

 

아침식사를 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일가 회원님들이 급경사 길로 올라서기가 힘이 들어 보이시는 것 같다. 울창한 편백나무 숲을 지나니 지도에도 표기 되지 않은 너들 지대가 이어진다. 때 마침 겨울비까지 촉촉이 내리고 있어서 바위 길로 올라서기가 힘이 든다. 산 아래에 쪽에서 보았을 때 며느리 바위를 바로 치고 올라갈 것 같았는데 등산로는 서쪽으로 우회하여 돌게 되어 있다. 조심스럽게 서 쪽으로 우회하여 돌아 서니 이번에는 지리산 천왕봉을 오를 때 통천 문을 지날 때 처 럼 커다란 바위로 된 문이 보인다. 험준한 바위릿지길로 올라서서 조심스럽게 바위 문을 지나서 올라서니 바로 동쪽에 며느리 바위가 서 있다.

억불산 편백나무 숲.

 

그 아래쪽에 돌로 석 축을 쌓은 절터가 자리 잡고 있다. 주위에는 키가 작은 산죽과 철쭉나무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절터를 뒤로 하고 며느리 바위에서 남서쪽에 몸집이 커다란 바위봉우리로 이루어진 억불산정상이 자리 잡고 있다. 바위봉우리로 이루어진 억불산 정상 사이의 안부에 올라서니 장흥군에서 며느리 바위에 대한 전설을 기록한 표지판이 서있다. 아래쪽 며느리바위 전설의 내용은 장흥군에서 세워놓은 안내판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그 전설을 기록한 것을 보면 다음과 같다.

 

억불산 아랫마을에 마음씨 고운 며느리가 시아버지를 모시고 어린 아들과 살고 있었는데 효성이 지극한 며느리는 홀로 계신 시아버지와 유복자인 아들을 키우는데 소홀함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시 아버지는 성실이 고약하고 인색 하여서 동네에서 나쁜 사람으로 소문난 사람이 이었습니다. 어느 날 억불산의 조그마한 암자에 신통한 스님이 그 집으로 시주를 갔는데 시 아버지가 문전 박대를 하니 착한 며느리를 불러 사흘 후 번개 천둥이 치고 소나기가 쏟아져 마을이 물에 잠기게 될 것이니 아들을 업고 억불산으로 피신하라 이르며 절대로 뒤를 돌아보아서는 안 된다는 당부의 말씀을 하였습니다. 사흘 후 천둥 번개가 치고 빗줄기가 쏟아지자 착한 며느리가 시아버지께 같이 피신할 것을 간원하였으나, 재산을 아까워한 시아버지는 그 말을 무시하고 집을 나서지 않았습니다. 며느리가 아들을 업고 억불산(億弗山) 중턱쯤 올라 왔을 때 시아버지의 애타는 목소리가 들려 스님의 말씀을 망각하고 그만 뒤를 돌아보는 순간 천둥번개와 함께 바위로 변해 버렸으며 고약한 시아버지가 살던 마을은 깊고 깊은 소(沼)가 되었고 그 마을에 박(朴)씨와 임(林)씨가 많이 살고 있어 그곳을 박림소(朴林沼)라 부르게 되었으며, 며느리가 쓰고 있던 수건이 날아가 떨어진 곳을 건산리(巾山里)라 부르게 되었다는 애틋한 전설이 내려온다고 한다.

 

이 며느리 바위는 산 아래쪽 멀리서 바라보면 여인이 어린애를 업은 형상을 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실제로 가까이에서 보면 그렇게 보인다. 며느리 바위 안부에서 남서쪽에 있는 평평한 헬기장에 올라선다. 바로 남쪽으로 산불 감시초소가 있다. 가벼운 발걸음으로 산불 감시 초소에 올라서니 이곳에 억불산 정상 표지석이 서 있다. 사방이 확 트인 억불산 정상에서 휘둘러보는 풍경은 정말로 좋다. 정상에서 남쪽으로 눈길을 주면 저 멀리 천관산(天冠山 해발732m)이 조망된다. 가까운 거리에 있는 득량만과 고흥반도 그리고 비취색의 남해 바닷물에 보석처럼 뿌려져 있는 다도해 섬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동쪽으로 눈길을 주면 장흥 제암산(帝岩山해발778m), 사자산(獅子山해발666m),골치산(骨峙山해발664m)이 조망된다. 서쪽으로 눈길을 주면 수인산(修仁山해발561m), 국사봉(國師峰 해발613m), 부용산(芙蓉山해발609m)이 조망된다. 북쪽으로 눈길을 주면 봉미산(鳳尾山 해발506m), 가지산(迦智山)이 중앙에는 용두산(龍頭山 해발551m)이 조망된다. 정상 바로아래 서쪽으로 탐진강과 장흥읍이 조망된다. 동쪽과 서쪽 남쪽으로 펼쳐지는 한겨울의 시골들녘은 한 없이 조용하고 평화롭게만 보인다. 또한 겨울인데도 유일하게 푸르게 보이는 보리밭이 싱그러움을 더하여 준다. 이곳 억불산 주위에도 철쭉나무 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해마다 5월초에 이곳 주위가 철쭉 꽃밭이라고 하지 않는가! 파릇파릇한 연두색 신록이 절정을 이루고 철쭉꽃이 필 때 다시 한 번 올라 보아야겠다.

억불산 정상에서 바라본 득량만.

 

억불산 정상에서 남쪽 능선 길로 내려서면 연대봉(해발396.7m)이다. 연대봉 능선 진달래 밭에 무리지어 있는 진달래나무들이 조용하게 기나긴 겨울잠에 들어 가 있다. 억불산 정상에서 남서쪽으로 내려서면 억불산 천문과학관 갈림길 사거리이다. 사거리 갈림길에서 남동쪽은 임도를 지나 연대봉으로 이어지는 길이다. 북서쪽은 평화약수터로 내려서는 길이다. 남서쪽은 지푸재로 내려서는 길이다. 북동쪽은 지나온 억불산 정상으로 올라서는 길이다.

천문과학관 사거리에서 남서쪽으로 호젓한 오솔길로 30분 정도 내려서면 억불산 천문대이다. 호젓한 오솔길 주위에는 빼곡하게 철쭉나무들이 무리지어 군락을 이루고 있다. 천문대에 내려서서 내려온 길을 뒤돌아보니 억불산 정상으로 올라서는 등산로가 여러 군데로 나있는 것을 볼 수가 있다. 억불산 산세의 규모가 그리 크지 않아서 어느 방향에서 오르든지 정상에 쉽게 올라서지 않을까 생각 된다.

 

천문대 건물 앞에 있는 또 다른 건물인 정남진 과학관 앞의 숲에는 누군가 정성 들여 불어 놓은 고무풍선이 나무에 매달려 있다. 알록달록한 고무풍선이 매달려 있는 전방의 바로 앞에 오늘 산행 하면서 오를 때 보았던 편백나무 숲이 다시 펼쳐진다. 여기서 임도를 따라서 서쪽으로 해서 북쪽으로 내려가도 되고 바로 앞에 편백나무 숲에 잘 나있는 등산로를 지나서 북쪽으로 내려서도 좋다. 하늘을 향해 쭉쭉 뻗어 있는 울창하게 우거진 편백나무 숲에는 쉬어갈 수 있게 쉼터가 마련되어 있다. 그리고 간단한 운동시설도 설치되어 있다. 앞에서도 언급 했듯이 시원한 여름철에 오면 산림욕 하기에는 그만이다. 울창하게 잘 조림되어 있는 편백나무 숲을 지나 내려서니 임도에서 얼마 안 되는 거리에 있는 동쪽에 위치한 약수터인 정 자 샘 이 자리 잡고 있다. 이곳 정 자 샘은 피부병을 앓던 여인이 이 곳 약수 물로 목욕을 한 후 피부병이 나아 그 공을 기리기 위해 제를 올렸다고 전해지고 있다.

 

피부병이 완쾌된 것을 기리기 위하여 매년 음력 유월 유두날과 칠월칠석날 사람들은 약수터에 모여서 건강과 부스럼 등 피부병을 막아달라는 기원을 드린다고 전해지고 있다. 또한 극심한 가뭄이나 홍수 때에도 물의 수량이 줄지 않고 샘물의 양이 항상 일정하다고 전해지고 있다. 시원한 약수 물 한 모금 마시고 나무계단을 놓아서 잘 정리된 등산로를 지나 하산 길로 발걸음을 재촉한다. 수령이 수 십 년은 되어 보이는 느티나무 아래쪽에는 쉬어갈 수 있게 쉼터도 마련되어 있다. 아마 정남진 과학관으로 올라서면서 혹은 억불산으로 등산 하면서 시원하게 쉬어 가라고 만들어 놓은 것 같다. 나무 계단을 따라서 5분정도 내려서니 널찍한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다. 널찍한 주차장 뒤에는 약수가 흘려 나오고 있다. 오늘 여기서 정해년 새해일출과 억불산 산행을 모두 마친다.

 

산행을 마치고 장흥에서 버스에 승차하여 18번 국도가 지나가는 보성의 율포만으로 온다. 버스 창문너머로 보이는 18번 도로를 보니 대구에서 출발하여 보성으로 호남정맥 종주산행을 오면서 도로변에 아름답게 핀 환상적인 새하얀 벚꽃을 보았던 것이 아련한 추억으로 떠오른다. 어디 벗 꽃뿐인가 이 18번 도로에서 보는 비취색의 남해 푸른 바다와 파릇파릇한 연두색 신록을 보는 듯한 푸른 보리밭은 정말로 환상적이었다. 정해년인 올해 싱그러운 연두색 신록이 절정에 이르는 5월에 푸른 보리밭과 새하얀 벚꽃을 볼 수가 있을지 내심 기대가 된다. 매번 이곳에 오면 그때의 아름다운 추억이 떠올라 나의 몸과 마음을 기쁘게 해준다. 눈앞에 끝이 보이지 않는 남도의 널찍한 들녘을 바라보며 정해년 새해 일정을 모두 정리한다.

정남진 소등섬.
억불산 편백나무 숲.
정남진 설명 안내석.
억불산 천문대 입구.
억불산 천문대.
억불산 편백나무 숲.
경기도 안성 칠장산에서 금북정맥 종주 산행 회원님들과 함께. 
호남정맥 종주산행 회원님들과 함께.
금남정맥 종주 산행 대둔산 이치채에서.
금남정맥 종주 산행 충남 부여 백마강 고란사 낙화암에서 회원님들과 함께.
금북정맥 눈속에서 내생에 가장 보람있는 한때이기도 합니다. 9정맥 종주산행 산행 가이드로 있으면서 회원님들과 함께.
금북정맥 종주 산행 충남 태안반도에서 회원님들과 함께. 백두대간과 9정맥 종주산행을 15년 동안 함께한 회원님들과 함께.
금북정맥 종주산행 충남 청양군 백월산 정상.
금호남 정맥 종주 산행.
금호남 정맥 종주 산행.
금호남 정맥 종주산행.
백두대간 종주 산행을 하면서.
전남 진도 동석산에서 대구 산정산악회에서 가이드로 있을때 회원님들과 함께.
전남 진도 동석산 산행을 마치고 기념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