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산행 기행문

경기도 포천 운악산, 망경대.

풀꽃사랑s 2017. 1. 11. 23:10


운악산 망경대 병풍바위 눈썹바위.

 

국토의 70%이상이 높고 낮은 산으로 이루어진 한반도는 각 지방마다

독특함을 품고 있는 산들이 많다.

부드러운 육산과 험준한 바위들을 품고 있는 서울 경기도에 있는 산들도 예외는 아니다.

남쪽에서 천릿길인 한양 땅에는 하나 같이 산의 얼굴이 준수하고

산세가 수려한 명산이 많다. 한강 북쪽을 흐르는 산줄기인 한북정맥에

속한 산들은 대개 화강암 슬래브가 잘 발달해 있어서 곳곳에 높은 단애와

암등, 암봉이 즐비하다. 오늘 탐방을 나서는 운악산 역시 그러하다.

 

아침부터 먹구름이 잔뜩 덮여있던 하늘에서는 끝내 여름을 재촉하는 비가 내린다.

구슬프게 내리는 비를 맞으며 포천 운악산 광장 휴게소 건물에서 잠시 배낭을 내리고

깊은 고민에 빠진다. 우의(雨衣)를 입고 산행을 하자니 더울 것 같고 그렇다고

비를 맞으며 산행을 할 수도 없는 일, 하는 수 없이 우의를 입기로 한다.

운악산 탐방은 자연휴양림 입구 양쪽에 문지기처럼 우뚝 서있는 장승을 지나

동쪽으로 올라서며 시작한다.

전국에 있는 대부분의 사찰은 초입부터 널찍한 임도 길이나 도로가 연결되어 있다.

하지만 운주사는 경사가 완만한 흙 길로 이루어진 오솔길을 부지런히 팔품을 팔면서

올라야 한다. 잎이 넓은 떡갈나무와 소나무가 적절하게 혼합된 오솔길은

아기자기한 맛을 느끼게 한다. 속세의 모든 것을 버리고 108번뇌를 생각하며

산사로 오르는 길은 마음이 한결 가뿐하다.

자그마한 바위 길에 올라서니 깊은 산골짜기 숲속에 아담하게 운주사가 들어 앉아 있다.

울창한 숲 속에 있는 산사는 강원도 고산지대에서나 볼 수 있는 하늘 아래

첫 동내를 연상케 한다. 스님의 낭랑한 독경소리가 고요한 산속에 메아리가

되어 울려 퍼지는 대웅전 앞에 내려서서 부처님께 절부터 올린다.

소박함과 단아함이 돋보이는 대웅전과 산신각 요사채 건물은 최근에 새로 지은 것 같다.

 

운주사를 둘러보고 올라서니 경사가 급한 능선 길이 눈앞에 펼쳐진다.

하늘에서는 여전히 옷이 젖을 정도로 굵은 빗방울이 떨어진다.

한발 두발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욺 긴다.

산비탈에는 황금색의 꽃송이가 앙증맞은 금마타리가 나그네를 반긴다.

처음에는 이 꽃을 기린초로 잘 못 알았다.

우리나라 산과계곡 그리고 들녘에 자생하고 있는 토종의 야생화들은 하나 같이

얼굴들이 비슷비슷하게 닮은 것이 참으로 많다.

야생화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배우려고 노력은 하고 있지만 아직 초보자인

나로서는 머리가 혼란스러울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오늘은 마침 야생화에 전문적인 지식을 갖춘 두 분의 선생님을 모시고 산행을

하게 되었으니 이 또한 산이 맺어준 인연이 아닌가!

금마타리는 설악산이나 높은 고산에서 많이 볼 수 있는 꽃이라고 한다.

 

바위산답게 올라서는 길은 그렇게 녹녹하지 않다.

짙은 녹음이 우거진 숲 속에는 금마타리가 곳곳에 질박한 꽃을 피워 아름다운

몸매를 자랑하고 비좁은 바위틈새에는 물참대가 수줍은 새색시 마냥 처음 보는

나그네를 보고 방긋 미소 짓는다.

꽃송이가 말발도리와 많이 닮았지만 수술대에 날개가 없는 것이 다른 점이다.

무심코 그냥 지나가려는데 눈앞에 탐스러운 노란 꽃송이가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꽃 이름이 노랑제비꽃이란다.

꽃송이 안쪽 아래를 보면 까만 줄이 있는데 이것이 이 꽃이 가지고 있는

매력 포인트이다. 이른 봄에 피는 일반 제비꽃은 많이 보았지만 노랑제비는 처음이다.

희귀한 야생화들을 만나니 산행하는 기쁨이 두 배가 된다.

어느새 산 능선에 붙으니 높고 앉은 바위들이 줄지어 서 있다.

이제부터는 두 손과 두발을 함께 사용하여야 하는 세미 클라밍을 하면서

산행 길을 이어야 한다. 아찔함과 스릴을 함께 맛보며 올라서는 바위 능선이 재미가

쏠쏠하다. 이 험준한 바위틈을 비집고 나무들이 자라는 모습을 보며 끈질긴 자연의

생명력에 놀라움을 느낀다. 나무들의 틈바구니 속에 조그마한 나팔처럼 생긴 꽃송이가

주렁주렁 달려있는 정향나무가 눈길을 끈다.

정향은 중국말이고 우리나라말로는 수수꽃다리이다.

향이 아주 좋다고 하나 꽃송이가 적어서 그런가! 향을 느낄 수는 없다.

 

어느덧 부슬부슬 내리던 비가 그치니 산마루에 솜털 같은 안개구름이 살포시

내려앉으며 새하얀 융단을 펼쳐 놓는다.

푸른 신록 위에 구름까지 떠 있으니 그야말로 무릉도원이 따로 없다.

저 멀리 첩첩이 스카이라인을 이루며 굼실거리는 산줄기가 아스라하게 한눈 가득히

들어온다. 전방에 남에서 북으로 횡단하는 한북정맥 마루 금이 장쾌한 나래를 펼치며

웅장하고 수려한 자태를 뽐내며 늠름함을 연출한다.

아쉽게도 이 산줄기는 운악산이 품고 있는 기암절벽과 멋진 루트를 벗겨간다.

바로 앞에는 우람한 바위봉우리로 이루어진 운악6경 망경대가 하늘에 닿을 듯이

위풍당당하게 얼굴을 드러낸다. 그 뒤쪽에는 서봉이 얼굴을 숨기고 앉아 있다.

바위 봉이라고 하나 남쪽에만 깎아 지를듯한 절벽이고 나머지 부분은 둥글게

짙은 녹음이 무성한 나무들이 휘감아 돌아나간다.

그 풍경이 마치 푸른 치마를 몸에 두르고 있는 듯하다.

무명바위 봉에서 내려서니 망경대로 올라서 기전 안부이다.

북쪽 산중턱에 엷은 보라색의 자그마한 꽃송이가 탐스러운 참꽃마리가 무리를

지어 군락을 이루고 있다. 북쪽이라 그런가?

꽃이 피는 시기가 조금 늦었다고 한다. 이 척박한 환경에 토종야생화들이

소박한 꽃을 피우는 것을 보니 새삼 자연의 경이로움을 느낀다.

망경대로 올라서는 길은 밧줄이 아니라 철 계단을 밟으며 올라선다.

아마도 이 계단이 없었을 때는 무시무시한 공포를 느끼며 밧줄을 타고 올랐을

것이라 생각된다.

 

전망대인 망경대에 올라서서 아래쪽을 내려다보니 눈앞이 아찔하다.

사방으로 굵직굵직하게 뻗어 내리며 우뚝우뚝 솟아오른 푸른색의 지능 선이

장관을 이루고 있다. 빼곡하게 줄지어선 잎이 넓은 활엽수 들이 초록색의

융단을 깔아 놓았다. 깊게 페인 골짜기를 가득가득하게 메우고 있는 형형색색의

짙푸른 녹음이 나그네의 마음을 울렁이게 한다.

그 사이사이로 하얀색의 층층나무가 운치를 북돋아준다.

맞은편에는 민둥산으로 된 운악산 동봉이 살짝 얼굴을 보여준다.

전망대에서 아름다운 풍광에 흠뻑 취한 다음 위쪽으로 올라서니 서봉 정상이다.

정상 표지 석과 함께 국립지리원에서 설치한 삼각점 놓여 있다.

약5분 정도 동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니 널찍한 공터가 조성되어 있는 운악산

정상 동봉이다. 포천시와 가평군이 서로 기 싸움이라도 한 것일까?

정상에는 표지석이 2개가 나란히 세워져 있다. 커다란 정상 석은 경기도

포천시에서 세워 놓았다고 한다.

한쪽으로 살짝 밀려난 작은 것은 가평군에서 세워 놓았다고 한다.

서로서로가 조금씩만 양보하면 좋으련만 꼭 작금(昨今)의 정치판을 보는 듯하여

마음이 씁쓸하다. 표지 석 뒤편에는 백사 이항복의 오언절구 한시 문구가 운악산의

우아한 모습을 일깨워준다. 앞쪽과 옆쪽에는 순백색의 탐스러운 함박나무

꽃송이가 살며시 얼굴을 보여준다. 어제 강원도 인제 방태산에서 보았는데 여기서

다시 보니 감회가 남다르다.

 

동봉과 서봉을 지나며 만나는 운악산의 정기는 동서남북 그 위치를 다르게

느낄 수 있다. 이산을 즐겨 찾는 사람들은 보통 서쪽에서 동쪽으로 아니면

동쪽에서 서쪽으로 산행을 즐긴다.

여기에는 이산이 품고 있는 기암과 멋진 산봉우리 때문이기도 하지만 산기슭에

위치한 사찰(寺刹) 때문이기도 하다. 운주사와 대원사가 기점이고 현등사가 종점이

되는 산행을 많이 하는데 이것은 편리하고 안전하기 때문이다.

남북으로 연결된 한북정맥 종주 길도 환상적인 산행길이다.

약90% 이상의 사람들은 운악산 정상에서 남쪽 한북정맥 마루 금을 타고 내려서다

현등사로 내려서는 길을 선호한다. 하지만 운악산의 백미는 동쪽 능선 아래에 있는

병풍바위와 미륵바위, 눈썹바위이다. 정상에서 동쪽으로 내려서는 곳에서는

철 계단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아래쪽에 가지런히 놓여 있는 나무계단을

내려서면 널찍한 너럭바위 전망대 쉼터이다.

평평한 민둥산과 펑퍼짐하고 전망이 탁 트여있는 봉우리를 대(臺)라고 한다.

운악산에는 서봉과 동봉아래쪽 등 여러 곳에 대가 있다.

사면팔방이 탁 트인 이곳에서 보는 전망은 탁월하다.

 

조선중기 명필가 봉래(逢萊) 양사언은 “꽃 같은 봉오리는 높이 솟아 은하수에 닿았고”,

“서기(瑞氣)를 품은 한 떨기 향기로운 꽃과 같다.” 라고 노래했다.

이 시의 구절이 거짓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는 것일까!

정말로 뾰족한 기암괴석의 봉우리가 구름을 뚫고 솟구쳐 있다.

멀리 북쪽과 동쪽으로 먼 산들이 겹겹이 쌓여 검푸른 스카이라인을 이루고 있는

봉우리 위로 오전에 보았던 것과 똑 같은 솜털구름이 살포시 내려앉아 곳곳에

아름다운 꽃을 피웠다. 주변을 둘러보면 산 너머 산, 첩첩 산중 이란 말이 실감난다.

사방이 끝 간 데 없이 겹겹이 누워있는 산줄기를 보고 있노라니 마치 망망대해(茫茫大海)

에 거친 파도가 일렁이며 넘실대는 듯하다.

 

북동쪽 아래로 거대한 분지를 이룬 상판리와 조종천 상류가 아찔하게 내려다보이고

위쪽으로는 길매봉, 청계산, 귀목봉, 귀목고개, 명지산, 화악산이 시원스럽게 펼쳐진다.

동쪽으로 눈길을 주면 눈썹바위 능선이 가라앉는 하판리 분지 위로

연인산이 마주 보이고 우측으로 우정봉이, 남동으로는 매봉, 약수봉, 깃대봉, 청우산,

용문산으로 길게 이어지는 산줄기가 하늘과 맞닿았다.

남으로는 축령 서리산이, 우측으로는 한북정맥을 끌고 달아나는 수원산 줄기가

하늘 금을 그린다. 잠시 휴식을 취하며 주위의 풍경을 둘러보고

철 계단을 조심스럽게 내려서면 이번에는 깎아지를 듯한 암벽 사이에 놓여 있는

구름다리를 지나서 내려선다. 무심코 아래를 살짝 내려다보니 천 길 낭떠러지라 그런가!

아찔하고 간담이 서늘해진다.

 

경사가 가파른 바위 길을 아슬아슬하게 내려선다.

길게 쇠말뚝을 박아 놓은 것도 모자라 촘촘히 U자형의 말뚝을 계단 형으로 박아 놓았다. 굳이 이렇게 자연을 훼손하면서 해야 했을까?

지나치게 많이 설치해 놓은 인공 조형물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안부에 내려서니 울창한 숲 속에 쪽동백이 눈인사를 건넨다.

이 꽃은 서울 경기도 지방에 있는 산에서 많이 볼 수가 있는데 꽃송이는

때죽나무와 닮았지만 잎이 다르다. 깊은 계곡과 바위틈새를 수수하게 수놓은

함박꽃(산 목련)이 눈과 마음을 즐겁게 해준다.

 

어느새 미륵바위 전망대이다.

눈앞에 거대한 바위가 기둥처럼 우뚝 솟아 있는 미륵바위는 깊은 인상을 준다.

그 너머로 연인산이 또렷하게 얼굴을 드러낸다.

산 중턱에 내려앉은 거대한 운무가 맑은 물이 그득하게 담긴 저수지를 연상케 한다.

아래쪽으로 흘러내린 구름송이는 저수에서 넘쳐 흘러내리는 물줄기 모양을 닮았다.

사랑의 인연을 맺어준다는 연인산, 몇 주 전 설레는 마음으로 철쭉을 보기 위해 갔지만

짙게 내려앉은 운무만 만나고 아쉬운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맞은편에는 운악산에서 가장 아름답고 절경인 병풍바위가 고운 자태를 뽐내며

유혹의 눈길을 보낸다. 위쪽에는 설악산의 화채능선을 보는 듯 아름다운 미(美)를

품고 있는 바위 능선이 아담하게 줄지어 서있다.

병풍바위 제일 앞쪽에 보면 커다란 바위 위에 또 하나의 조그마한 바위가 놓여 있다.

바위는 보는 사람의 관점에 따라서 달리 보인다고 하지만

자세히 보면 갑옷을 입고 있는 장군 같다.

또 다른 관점에서 보면 연세가 지긋하신 할머니가 다소곳이 서서

미륵바위 쪽을 바라보는 겉 같다.

 

미륵바위를 우회하여 내려서니 바위틈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소나무 한 그루가 눈길을 끈다.

휘어진 형상하며 아래쪽에 눈처럼 구멍이 있고 하늘로 뻗어 올라간

V자모양의 나뭇가지는 바다에 살고 있는 인어공주를 닮았다.

공주나무를 지나 올라서면 병풍바위 전망대가 있는 토봉이다.

이곳에서 보는 병풍바위와 미륵바위 그리고 동봉정상 아래에 있는

은빛으로 반짝이는 열두 폭 치마바위풍경은 일품이다.

깎아 지를듯한 단애와 절벽이 천 길 낭떠러지를 이루고 바위 난간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소나무, 첨봉처럼 삐죽 솟아 오른 미륵바위와 초록의 녹음이 어우러지는

풍경은 한 폭의 아름다운 산수화를 보는 듯하다.

이곳을 종점으로 해서 험준한 바위 길은 끝이 나며 다시 흙으로 이루어진

능선 길이 평산 신씨 묘까지 이어진다. 묘에서 내려서면 안부이다.

앞쪽에 고인돌처럼 커다란 바위 봉을 보며 동쪽으로 가파른 급경사 길을 내려서서

북쪽으로 올라서니 머리 위에 눈썹바위가 놓여 있다.

옆에는 커다란 입을 벌리고 있는 바위 하나 공포영화에 나오는 식인

상어의 머리를 닮았다고 해서 조스 바위라고 새로운 이름을 붙여 주었다.

 

여기서부터는 부드러운 능선길이 일사천리로 이어진다.

중간쯤 내려오면 남쪽에 있는 현등사로 내려서는 갈림길이다.

현등사 절을 구경하고 싶었지만 하산시간이 촉박 할 것 같다.

아쉽지만 하산 길을 재촉한다.

하산 길은 지나온 바위능선과는 달리 부드러운 흙 길이다.

종종걸음을 하며 현등사로 올라서는 임도 길로 내려선다.

널찍한 임도 길을 따라 10분 정도 더 내려서면 현등사 일주문이다.

일주문은 새롭게 보수 공사를 하고 있다.

일주문을 지나 바로 옆쪽에 있는 숲 속에 하얀 꽃이 핀 산딸나무를 본다.

이 꽃나무 역시 처음 보는 나무다.

꽃송이 속의 수술이 딸기를 닮았다고 해서 그렇게 이름 붙였다고 한다.

찔레꽃처럼 진한 향기가 난다. 맞은편에는 백당나무와 불두화나무가 고고한

자태를 하며 다소곳이 서있다. 한쪽 모퉁이에 있는 작은 화단에는 참나리와

타래붓꽃 잎이 싱그러운 비비추, 노란 병아리처럼 꽃을 피운 돌나물이 얼굴을 보여준다.

빈 공터에는 황순원 선생님의 소나기에 나오는 소년과 소녀를 떠올리게 하는

개망초 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다.

 

버스 주차장이 있는 상가(商家)쪽으로 내려서며 초롱을 닮은 초롱꽃,

타래붓꽃과 꽃송이가 거의 비슷한 보라색 자주달개비, 끈끈이 대나물도 만난다.

이 밖에도 삼색펜지. 샤스타데이지(여름구절초), 붉은 꽃송이가 패랭이처럼 보이는

수염패링이, 노란색의 꽃송이가 금잔화를 닮은 개량종 백일홍등 많은 꽃들을 볼 수가 있다. 유명한 현등사가 자리 잡고 있어서 그런가!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많은 종류의 야생화와 재배종 꽃을 만날 수 있다.

 

운악산(雲岳山)은 경기도의 동북 산간 지역에 위치하며, 북쪽으로는

한북정맥이 북동에서 남서 방향으로 뻗어 있고, 남쪽으로는 북한강이 동서로 흐른다.

한북정맥을 사이에 두고 포천군과 가평군이 경계를 이루는데

운악산을 중심으로 하여 국망봉, 강씨봉, 청계산, 원통산, 주금산 등이 솟아 있다.

정맥의 본줄기에는 속하지 않지만 운악산과 조종 천을 경계로 하여 명지산, 매봉,

수덕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는 명지 지맥이다.

뾰족한 기암괴석의 봉우리가 구름을 뚫고 솟구친 그 모습이 마치

서기(瑞氣)를 품은 한 떨기 향기로운 꽃과 같다 하여 지명이 운악산(雲岳山)이다.

 

유적지로는 궁예성터, 궁궐터가 있고 망경대, 신선대, 병풍바위, 미륵바위,

눈썹바위는 대표적인 기암절벽이다.

또 한 이곳은 산세가 험하고 경치가 절경이며 구름이 산을 감돌아

신비감마저 느끼게 한다. 화악산, 감악산, 관악산, 송악산과 함께

경기5악 중 하나이며 소금강이라 불릴 정도로 아름다움을 자랑하고 있다.

또한 운악산은 현등산이라고도 하는데 고려 희종 때 보조국사 지눌이 주춧돌만

남은 절터 석등에서 불이 꺼지지 않고 있음을 보고 중창하여 생긴 이름이라 한다.

일설에는 보조국사가 도봉산 원통암에 있을 때 동방에서 3주야간 동안

빛을 발하고 있어 찾아 왔더니 우거진 곳에 관음당이 있었고,

그 곁의 석등으로부터 빛이 나왔다고 한다.

천연 고찰인 현등사가 있어 그 가치를 더욱 빛내고 있다.

동물로 연결된 간지의 동서남북 바위는 동(東)은 토끼(卯). 서(西)는 닭(酉),

남(南)은 말(午), 북(北)은 쥐(子)로 표현되는데 이와 관련된 위치의 명칭이

곳곳에 보여 재미가 쏠쏠하다.

 

우리나라의 산들은 대부분 육산을 겸해 운악산처럼 기암절벽을 품고 있다.

외국의 산들처럼 높이가 그렇게 높지는 않지만 아기자기한 맛과 멋을 느낄 수

있다는 우리만의 독특한 장점을 지니고 있다.

이것은 외국의 어느 나라에 있는 산도 따라 올 수가 없다.

부드러운 육산이 주는 편안한 멋도 좋지만 험준한 바위 능선에 오르며 맛보는

아찔함과 스릴은 한번 접하면 쉬이 잊지 못하는 즐거운 추억으로 가슴속에 남는다.

여름을 재촉하는 비는 운악산에서 만 맛 볼 수 있는 진풍경을 선물해주었고

많은 종류의 야생화들은 나에게 잊지 못할 또 하나의 멋진 즐거움을 주었다.

산행 내내 옆에서 야생화에 관해서 많은 조언을 해주신 두 분의 선생님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