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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완도군 약산도 삼문산 가을.

풀꽃사랑s 2016. 10. 3. 23:10


올해의 가을은 유난히도 짧게만 느껴진다.
무엇이 그리도 바쁜지 곱게 물던 단풍조차 제 되로 보지 못하였는데
소리 없이 찾아온 가을은 벌써 저만치 달아나고 있다.
이번 산행 길은 한반도에 봄이 제일 먼저 찾아오고 가을이 가장 늦게까지 머무르고 있는
남도를 찾아서 길을 나선다.
아침부터 잔뜩 흐려 있던 하늘에서는 겨울을 재촉하는 가을비가 메마른 대지 위에
영롱한 이슬방울 같은 고운 물방울을 뿌린다.
오늘도 변함없이 우리를 태운 애마는 남쪽으로 길을 잡으며 달린다.
대구를 출발하여 숨 가쁘게 달려온 애마는 어느새 비취색이 아름다움을 더하는
고려청자의 고장 강진 땅에 들어선다.

전남 완도군 약산면을 이루고 있는 조약도 섬을 탐방하려면
바로 이웃하고 있는 완도가 아닌 강진군 마량에서 배를 타고 들어가야 한다.
그러나 2004년 고금도와 약산도가 연육교로 연결되었고
이어 2006년에는 완도 본 섬과 신지도를 이어주는 연육교가 추가로 놓였다.
그리고2007년 5월 강진 마량과 고금도 섬을 가로 질러 고금대교가 놓이며 섬이 아닌 육지가 되면서
지금은 뱃길이 아닌 차를 타고 쉽게 조약도를 찾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쉬지 않고 줄기차게 내리던 가을비가 그치고 하늘에 잔뜩 드리워져 있던 먹구름이 서서히 걷히기 시작한다.
달리는 차창 밖으로 쪽빛의 푸른 바다와 인접한 거리에 있는 포구를 따라
옹기종기 모여 있는 집들이 눈앞에 모습을 드러낸다.
조수간만의 차에 의해 바닷물이 빠져 나간 자리에는 검은색의 갯벌이 훤한 속살을 드러내며
또 다른 볼 거리를 연출한다.
육지와는 달리 남도 섬에는 노랗게 잘 익은 유자가 주렁주렁 열려있는 유자 밭이
육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과수원을 연상케 한다.
마음 같아서는 차에서 내려 얼마 남지 않은 늦가을의 정취를 마음껏 즐기며
저 유자 밭길을 따라 나만의 낭만을 즐기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약산도 삼문산 탐방은 해안선 포구 안쪽에 아담하게 들어 앉아 있는
죽선 마을에서 남쪽으로 올라서며 시작한다.
서울을 비롯한 중부 이북과 남부지역은 쌀쌀한 겨울을 방불케 할 정도로 추운 날씨인데 반해
한반도의 최남단인 이곳은 아직도 늦가을의 붉은 단풍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동쪽과 서쪽 남으로 나지막한 야산들이 병풍처럼 에워싸고 북쪽은 광활한 바다가 드리워진
죽선 마을은 내가 태어나고 유년시절을 보낸 고향을 보는 듯 하다.
섬마을답게 돌로 가지런히 아기자기하게 쌓아 올린 담장이 정겨움을 더해준다.
육지에서 늦가을에 흔하게 볼 수 있는 것이 선홍색의 복스럽고 탐스러운 붉은 열매가
가지마다 주렁주렁 열려 있는 감나무라면 이 섬마을에서는 노랗게 잘 익은 유자나무가
집집마다 정원수처럼 심어져 있다.
집안마당 한쪽 모퉁이에 손바닥만한 채소밭에는 잎이 싱그러운 배추와 무 그리고
가지런히 놓여 있는 장독대가 유난히도 눈길을 끈다.
돌담 과 나란히 이어지는 골목길을 따라 남쪽으로 올라서니
수령이 수십 년은 족히 되어 보이는 은행나무가 마을을 지켜주는 수호신처럼
고운 자태를 뽐내며 다소곳이 서 있다.
아직 노란색 잎이 가지마다 무성하게 조롱조롱 매달려있는 은행나무는 저물어가는
늦가을의 운치가 그대로 남아 있다.
널찍한 임도 길을 따라 올라서니 소박한 꽃을 피운 산국이 나그네를 반긴다. 어디 산국뿐이랴!
쑥부쟁이, 꽃며느리 밥풀과 꽃송이가 닮은 나도송이풀도 불수가 있다.
임도 길이 끝이 나며 장룡산으로 올라서는 등산로 입구에 집채 만한 바위가 수문장처럼 버티고 서있다.

깨끗하게 주변 정리가 잘된 제법 널찍한 산책길을 따라 올라서니 신선골 약수터이다.
푸른 바닷물이 넘실거리는 섬에서는 마실 수 있는 샘물이 생명수나 다름없다.
섬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약수가 있다니 놀라울 뿐이다.
커다란 바위틈에서 졸졸 흘러나오는 약수를 바가지로 떠서 마시니 물맛이 일품이다.
앞이 탁 트인 약수터에서 내려다보는 죽전마을과 푸른 바다 위에 보석처럼 뿌려져 있는
섬들이 한데 어우러지는 풍경이 마치 신세계를(新世界)보는 듯하다.
약수터 뒤편 바위아래는 곳간처럼 텅 빈 공간이 자연적으로 만들어 져 있는데
안쪽에는 사발에다 약수 물을 담아서 올려놓았다.
그 풍경이 마치 아주 오랜 옛날 우리네 어머니들이 가족들의 무사안녕을 빌며
뜰 안쪽에 몰래 떠 놓았던 정안수 같다.
앞쪽에는 간편하게 운동을 할 수 있게 간이 체육시설이 설치되어 있다.

약수터에서부터는 경사가 완만한 언덕 오름을 따라 이어지는 한적한 오솔길이다.
울창하게 숲을 이루고 있는 나무들이 떨어뜨리어 놓은 작은 낙엽의 군상들도 꽤 괜찮은 볼거리이다.
산 능선에 무리 지어 서있는 나무들이 앙상한 가지와 발가벗은 몸뚱이만 남긴 채 긴 겨울잠에 들어갔건만
외롭게 홀로 서있는 참나무는 아직도 고운 주황색의 단풍잎으로 몸단장을 하고 떠나려는
가을을 붙잡고 몸부림을 치고 있다.
푸르렀던 나무가 헐벗은 가지를 들어내며 줄지어 서있는 숲 속에서는 이름 모를 새들이 목청을 높여
재잘거리며 아름다운 멜로디로 운율을 맞추며 합창을 하고 바다에서 불어오는 차가운 가을바람이
새 울음소리에 맞추어 사랑의 하모니를 들려준다.
사뿐사뿐 가볍게 발걸음을 옮기며 해발 356m인 장룡산 정상에 올라선다.
정상 주위에는 산신령님과 바다 용왕님이 서로 만나 회포를 풀면서 공기놀이를 하였는가!
큼지막한 둥근 공기 돌들이 한군데 소복이 모아놓은 듯이 일렬로 놓여 있다.

장룡산 정상에서 남쪽에 보이는 삼문산을 바라보며 갈 길을 재촉한다.
향긋한 풀 내음이 솔솔 피어오르는 꿈길 같은 호젓한 오솔길을 걸으며 자연의 품속에 안기니
꼭 선경(仙境)의 세계에 들어선 기분이다. 풀숲에는 빨갛게 잘 익은 청미래 열매가 곳곳에 늘려 있다.
조롱조롱 매달려 있는 선홍색의 자그마한 열매들이 옥구슬 같다.
작년 봄 여수 개도섬에서 보았던 청미래 가 아련한 추억이 되어 떠오른다.
산 아래쪽에는 흑염소가족들이 야외로 나들이를 나왔나 보다!
함께 온 아기염소를 찾는 엄마 염소의 구슬픈 울음소리가 고요한 산속에 메아리가 되어 울려 퍼진다.
우거진 풀숲 사이로 구철초 꽃송이가 살며시 얼굴을 내밀며 나그네를 보고 방긋 미소 짓는다.
척박한 땅이나 거친 자연환경에서도 꿋꿋하게 잘 자라는 구절초는 겉으로 드러난 화려함 보다는
소박하고 질박한 아름다움을 품고 있다. 수수한 꽃송이가 곱게 늙으신 어머니의 둥근 얼굴을 닮았다.
간간이 모습을 보여주는 억새꽃밭 사이를 지나면 전망이 좋은 곳에 터줏대감처럼 들어 앉아 있는
커다란 탕근바위와 상여바위를 만나게 된다.
아쉽게도 탕근바위는 올라가지 못하지만 상여바위는 올라 설수가 있다.
상여바위는 간이 전망대라 하여도 손색이 없을 듯하다. 전망대에 올라 지나온 능선 길을 뒤돌아보니
장쾌하게 물 흐르듯 길게 파노라마 치는 산 능선이 늘씬한 여인의 허리선처럼 예쁘장하다.
빼곡하게 산 능선을 촘촘히 메우고 서 있는 나무들은 섬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풍경을 보여준다.

주변의 아름다운 풍광을 돌아보고 살짝 언덕 오름을 올라서면 해발397m터인 삼문산 정상이 반긴다.
약산도 주민들이 망산이라 부르고 있는 이 산은 완도의 상황봉을 제외하면
육지와 연결되어 있는 완도의 산들 가운데 가장 돋보인다.
임진왜란 이후 돈대를 축성 하였던 봉수대는 세월의 흐름을 견디지 못하여 허물어 져 없어지고
지금은 그 잔해만 덩그렇게 남아 있다.
이곳의 봉수대는 고금진의 망덕산(해발192m), 신지진의 상봉(해발320m),
가리포(현 완도)상황봉(해발644m), 장흥 천관산(해발723m), 강진의 관찰봉(해발389m)으로
유사시에 불을 지펴 연락하던 곳이다.
삼문산이라는 이름의 유래는 이렇다.
『옛날 이 산 주능선 동쪽 분지인 삼개문(일명 삼감안)에는 땔감으로 쓰는 초나무나 풀이 많았다.
이것을 베어 지게에 메고 서쪽 천동나루 방면으로 넘어오는 길이 세 갈래가 있는데,
망봉과 등거산 사이에 있는 움먹재, 망봉과 장룡산 사이에 있는 파래밭재,
그리고 큰 새밭재가 그것이다. 이 세 고개를 문(門)으로 보고 삼문산이라 지은 것이
오늘날 삼문산이라는 고유의 이름이 되었다.』

적당한 높이와 바위로 이루어진 사면이 시원스럽게 탁 트인 정상에서 둘러보는 조망은 탁월하다.
산 위에서 내려다보는 아기자기한 다도해의 아름다운 풍광이 유난히 가을을 심하게 타는
나그네의 마음을 울렁이게 한다.
서쪽으로는 고금도와 신지도, 완도, 해남으로 이어지는 올망졸망한 산세가 구름과 맞닿으며 하늘 금을 그리고,
동쪽으로는 멀리 보이는 생일도와 금일도, 금당도로 연결되는 섬들의 무리가 수채화 같은 그림을 펼친다.
남쪽으로는 짙푸른 바다 위를 수놓은 혈도, 소등도, 갈마도, 모황도가 정겹다.
바로 맞은편에 보이는 등거산(토끼봉)을 올라보지 않고 간다면 두고두고 후회가 될 것 같아
경사가 완만한 내리막길을 빠른 걸음으로 내려선다.
삼문산의 유래가 된 세 고개 중 마지막 고개인 움먹재를 지나
오솔길을 이으며 커다란 바위들이 장승처럼 우뚝우뚝 솟아 있는 등거산 정상에 올라선다.
이 바위들이 멀리서 보면 토끼처럼 보여서 토끼봉이란 애칭이 붙었나 보다.
천길 낭떠러지로 이루어진 토끼봉 정상에서 아래쪽으로
한눈 가득히 들어오는 해안선은 한 폭의 아름다운 그림이다.
서쪽으로 바다를 막아 조성된 관산리 우두 간척지의 드넓은 들녘은 풍요로움을,
옆쪽에 맑은 물이 그득히 담겨 있는 담수호는 흐르는 강물을 막아 놓은 땜 같다.
야트막한 야산들의 무리가 새파란 바닷물에 갇힌 듯한 풍경은 섬이 아닌 육지 같다.
볼을 때리는 차가운 바닷바람이 쉼 없이 불어오는 험준한 바위틈에
계절의 감각마저 잊어 버린 듯한 진달래가 활짝 꽃을 피웠다.
이른 봄에 피는 진달래를 겨울의 문턱에 들어서는 가을에 보고 있지만 마냥 좋아할 일은 아닌 듯싶다.
변화무쌍하게 변하는 이상 고온 현상이 자연의 생태계마저 교란하고 있지 않나 생각해본다.

건너편에는 붉은 단풍이 알록달록 꽃 대궐을 이룬 야산이 아름다움을 더해주고
제멋대로 휘어진 다랭이 논은 섬에서만 볼 수 있는 진풍경이다.
높이가 고만고만한 야트막한 야산들은 뒷동산처럼 보이고 중앙의 양지바른 곳에 자리하고 있는
마을은 평화롭기가 그지없다.
산비탈에 일구어 놓은 밭에 파릇파릇한 보리들이 이른 봄 남도의 봄을 연상케 한다.
다시 왔던 길로 발걸음을 재촉하여 망상 정상에 올라
저 멀리 가사봉으로 곱게 이어는 주 능선을 바라보며 동쪽으로 내려선다.
듬성듬성 서있는 푸른 해송이 이색적인 풍경을 자아내는 오솔길을 가로 막으며
널찍한 헬기장이 조성되어 있다.
헬기장을 넘어서니 무리를 지어 묘들이 들어 앉아 있다.
무리를 이루고 있는 봉분 중 유난히도 가운데 봉분은 왕릉처럼 커다란 것이 인상적이다.
후손들이 깨끗하게 벌초를 하여 놓은 묘 앞에는 육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비석이나 상석조차 없지만
섬사람들의 소박함이 그대로 느껴진다.
무덤을 지나 널찍한 임도 길을 따라 내려서면 남쪽 득암항으로 내려서는 포장도로가 개설되어 있다.
주변에는 수천 평에 달하는 억새 밭이 펼쳐진다. 살랑살랑 불어오는 바닷바람에
억새들이 서로 몸을 비비며 울음을 토한다.
고갯마루의 억새 밭 사이에 서로 포개어 놓인 커다랗고 둥근 바윗돌 두 개가 눈사람을 많이 닮았다.
분지처럼 움푹 꺼진 섬 중앙의 억새 밭 아래쪽에는 주민들이 농경지로 이용하고 있는
밭들이 산기슭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밭둑을 따라 가지런히 줄지어
심어 놓은 삼나무는 이국적인 풍경을 선물한다.
억새들이 숲을 이루고 있는 임도 길을 따라 올라서면 진달래공원이다.
이곳까지 오면서 능선 곳곳에서 꽃을 피운 진달래를 보았는데 정작 진달래공원에서는
그 어디에도 꽃송이를 볼 수가 없다.
이른 봄 연분홍 진달래가 널찍한 대평원에 곱게 꽃을 피우면 이 일대가 장관을 이루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곤충의 눈을 닮은 진달래꽃의 겨울눈이 앙증맞다.
간이 쉼터가 자리하고 있는 곳에서 임도 길이 끝이 나고 이제부터는
울창한 원시림의 숲을 헤치며 산행을 진행한다.

커다란 바위들이 모여서 하나의 독립된 봉우리를 이루고 있는 무명봉에 올라서니
동쪽 해안선을 따라 펼쳐지는 가사해수욕장과 남쪽에 있는 득암항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육지와는 달리 섬에 있는 마을들은 대부분 아름다운 해안선을 따라 포구에 아담하게 들어 앉아 있다.
바로 눈앞에 가사 해수욕장의 은빛 모래사장이 손을 뻗으면 닿을 듯하고 매섭게 불어오는 바람에 일렁이는
바닷물이 파도가 되어 하얀 포말을 일으키며 곱게 부서져 내린다.
해안가를 가득 메운 진홍과 진노랑 단풍이 짙푸른 바닷물과 어우러지며 눈과 가슴을 뻥 뚫리게 한다.
바다 위에 점점이 자리하고 있는 섬들은 시야에서 서서히 멀어지고
멀게만 느껴지던 가사봉이 눈앞에 그 위용을 드러낸다.
삼문산 산신령님과 바다의 용왕님이 서로 힘겨루기라도 했나 보다!
능선 곳곳에 표면이 미끈한 커다란 바위 돌들이 겹겹이 쌓여 하나의 봉우리를 이루고 있다.
자연이 빚어 놓은 멋진 작품이 나그네로 하여금 감탄사를 절로 쏟아내게 한다.
바위 봉을 지나면 사람이 다닌 흔적이라곤 찾아 볼 수 없는 그야말로 미로 길이다.
섬에서 많이 자생하고 박달나무가 빼곡하게 원시림의 숲을 이루고 있는
오솔길을 따라 올라서면 가사봉 정상이다.
정상 석은 크고 작은 돌들이 어지럽게 늘려 있고 억새풀과 잡목이 우거진 중앙에 애처롭게 서있다.
정상에서 북쪽으로 5분 정도 내려서면 능선 삼거리이다.
삼거리에서 서남쪽에 있는 가사해수욕장으로 하산 길을 서두른다.

산은 언제나 오르는 것보다 내려서는 것이 두 배로 힘이 들고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위험이 항상 도사리고 있다.
급경사로 이루어진 능선 길을 조심스럽게 내려서니 깊은 산속에서 자생하고 있는
우리나라 토종 동백이 벌써 꽃을 피웠다.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는 이른 봄부터 여름, 가을에 이르기까지 많은 종류의 야생화가 꽃을 피운다.
특히 추운 겨울철에 새하얀 눈밭에서 붉은 꽃을 피우는 동백은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는다.
남도에서 동백이 유명한 곳이 여수 오동도와 강진의 만덕산 백련사와 고창 선운산
선운사 와 땅끝 마을 달마산 미황사이다.
백련사와 선운산 동백은 천연기념물로 보호 되고 있다.
이렇게 알려진 곳 이외에 섬에서 만나는 동백꽃은 색다른 감흥을 불러일으킨다.
동백을 뒤로 하고 내려서니 오늘 산행의 종점인 가사해수욕장으로 넘어서는 고갯마루에 있는 작은 마을이다.
텃밭에 심어 놓은 싱그러운 배추와 갓나물 그리고 허물어진 돌담이 고향의 향수를 느끼게 한다.
마을 뒤편에 드넓은 새하얀 억새 꽃밭과 푸른 나무숲이 저물어가는 가을의 멎진 여운을 남긴다.